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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겨울왕국2’ 감독-프로듀서가 밝힌 제작 뒷얘기 그리고…
“안나 ‘낙관적’ 엘사 ‘책임감’…우리 모두에게 희망 주는 인물들”
“1편 제작진 2편 합류, 3편 제작?...당분간은 일상 즐기고 싶다”
2019-11-28 00:00:00 2019-11-28 00:00:00
[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전 세계 겨울왕국신드롬을 넘어서 문화 트렌드를 만들어 낸 세 사람이다. 1편에 이어 2편 연출까지 맡은 크리스 벅-제니퍼 리 감독 그리고 피터 델 베코 프로듀서. 이들 세 사람은 전 세계에서 가장 뜨겁고 열광적인 겨울왕국마니아 국가인 대한민국을 직접 찾았다. 배우가 아닌 연출자와 스태프로서 내한했지만 여느 할리우드 스타 못지 않은 뜨거운 환대와 관심을 받고 있다. 이들 세 사람이 창조해 낸 겨울왕국 세계관은 마블의 영화적 세계관인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와 비교될 만할 유일한 경쟁자로 등극하고 있다. ‘디즈니의 창작 세계 속에서 이들 세 사람이 만들어 낸 겨울왕국시리즈는 이제 전 세계 애니메이션 트렌드는 물론 영화를 넘어서 문화 아이콘으로 등극하며 다양한 흐름을 만들어 내는 중이다. 지난 21일 개봉한 겨울왕국2’는 개봉 일주일 만인 27일 현재 누적 관객 수 511만을 돌파했다. 국내 1000만 흥행작 가운데 유일한 애니메이션인 1편에 이어 시리즈 쌍천만 등극 초읽기가 멀지 않았다.
 
(좌로부터) 피터 델 베코 프로듀서, 제니퍼 리 감독, 크리스 벅 감독.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주)
 
지난 26일 서울 광화문 한 호텔에서 만난 세 사람은 너무도 밝은 표정이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겨울왕국마니아 국가인 대한민국의 열기를 몸소 체험한 탓이었다. 영화 속 두 주인공 엘사와 안나가 어린이들에게 용기를 줬다는 첫 인사에 제니퍼 리 감독은 눈시울을 붉히며 감사하는 말을 전했다.
 
우리가 어떤 영감을 얻어서 겨울왕국세계를 만든 것은 아니에요. 그리고 그 영감에 따라서 인물들을 창조한 것도 아니고. 오히려 이 작품을 연이어 만들면서 캐릭터들이 우리에게 영감을 줬다고 생각해요. 1편도 마찬가지였지만 이번 2편의 출발도 캐릭터였죠. 엘사 안나 올라프 크리스토프 스벤. 전편의 인기는 고려하지 않았어요. 대신 엘사와 안나 입장에서 일기를 쓰면서 캐릭터를 다시 정리해 봤어요. 대체 그들이 어디로 갈까 상상을 해봤죠.”(제니퍼 리 감독)
 
1편의 스토리에서 2편으로 넘어오면서 모든 것은 확장을 했다. 1편과 그리고 2편의 주인공인 엘사와 안나 모두 좀 더 성장하고 확장된 느낌이다. 1편에서 자매의 믿음과 사랑을 그렸다면 이번 2편은 보다 넓은 의미의 믿음과 사랑 그리고 가족을 그려 나간다. 1편과 2편 모두에서 엘사와 안나는 진취적이면서도 낙천적인 모습으로 모두에게 희망을 전한다.
 
제니퍼 리 감독.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주)
 
먼저 안나는 아주 낙관적인 인물이에요. 겉으로는 보기 힘든 내면의 힘을 가졌죠. 우린겨울왕국2’에서 그 힘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특히 영화 후반부에 갈수록 안나가 얼마나 강한지 드러나게 됩니다. 그에겐 정말 놀라운 힘이 있죠. 그 힘은 사람들을 사랑하고 그들과의 유대감을 느끼게 하는 힘이에요. 그게 바로 안나가 가진 슈퍼 파워이자 마법이라고 생각합니다.”(크리스 벅 감독)
 
엘사는 책임감이 누구보다 강해요. 하지만 동시에 너무도 연약해요. 세상의 모든 짐을 짊어지려 하고. 그리고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들을 위해 행동하려고 해요. 여기에 자신의 여정 속에서 계속 발전하죠. 결국 마지막엔 자신의 진짜 모습과 가장 가까워져요. 자신이 있어야 할 세상과 가장 맞는 모습으로 변모해 살아가는 방식을 취하죠.”(제니퍼 리 감독)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기본적인 메시지는 가족과 사랑이다. 하지만 겨울왕국이 가장 인기를 끌었던 점은 바로 전형성에 탈피했던 지점이었다. 1편에선 공주에게 반드시 필요했던 왕자 콤플렉스를 떨쳐냈다. 2편은 동화처럼 아름다운 왕국의 어두운 비밀을 풀어 내기 위한 엘사와 안나 두 자매의 보다 커진 스케일의 모험이 담겨 있었다. 이 모험을 통해 두 감독은 어떤 메시지를 관객들에게 전하고 싶었을까.
 
크리스 벅 감독.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주)
 
두 인물에게 각각 투영한 메시지가 있었죠. 안나에겐 끈기였어요. 안나는 긍정적이고 낙관적이지만, 희망이 없는 순간이 오기도 하죠. 그때 보여주는 끈기. 그건 절망 속에서도 한 발짝을 내딛을 수 있는 용기이자 희망이에요. 이건 아주 중요하다고 봤죠. 엘사는 미지의 세계로 거침 없이 나아가는 용기에요. ‘인투 디 언노운’(Into The Unknown)이란 주제곡도 그래서 나왔죠.” (제니퍼 리)
 
애니메이션이지만 겨울왕국은 기성세대와 어린 관객들 모두에게 꿈과 희망을 안긴 세대를 아우르는 작품이 됐다. 2편 역시 1편의 흥행 공식과 메시지를 담고 있다. 보다 넓고 포괄적인 의미였지만 1편의 흐름을 이어간다. 이런 모든 중심은 크리스 벅-제니퍼 리 두 감독의 공이 컸다. 두 사사람은 이런 스토리의 기본 원천이자 영감을 공개했다
 
사실 우리가 어떤 영감을 얻은 게 아니라 캐릭터가 그 영감을 만들어 줬죠. 안나 목소리를 연기한 배우 크리스틴 벨도 사실 심한 우울증으로 고생하고 있어요. 하지만 안나 같은 캐릭터가 벨처럼 힘든 일을 겪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엘사는 꿈을 꿔 볼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캐릭터라고 생각했죠. 우리 모두가 더 큰 꿈을 꿀 수 있는 가능성과 기회가 있어요. 그걸 엘사를 통해 그려내고 싶었죠.”(제니퍼 리 감독)
 
겨울왕국시리즈를 논할 때 결코 빼놓을 수 없는 포인트 중 하나가 바로 주제곡이다. 1편을 안본 관객도 렛 잇 고는 반드시 한 번 쯤은 들어봤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이번 2편에선 1편의 렛 잇 고보다 더 파워풀하고 웅장한 느낌의 새로운 주제곡 인투 디 언노운이 선택됐다. 제작진이 생각하는 겨울왕국2’OST와 작업의 뒷얘기가 궁금했다.
 
겨울왕국2’를 만들겠다고 결정한 순간 이후부터 반드시 기본 조건으로 우리가 내세운 건 1편의 제작진이 고스란히 이어져야 한단 점이었죠. OST역시 마찬가지였어요. OST제작진과는 매일 1시간 30분씩 영상통화를 하면서 의견을 나누고 스토리에 대한 의견을 공유했죠. 공유된 의견을 바탕으로 만든 곡도 있고. 하지만 얘기가 바뀌면서 영화에 실리지 못한 곡도 많아요. 반대로 스토리에 맞춰서 곡을 변화 시킨 적도 있고.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이런 작업을 거의 매일 반복했어요(웃음)”(피터 델 베코 프로듀서)
 
 
 
1편에 이어 2편 역시 1000만 흥행이 예견되고 있는 국내 극장가의 분위기가 뜨겁다. 국내 시장을 겨냥할 필요는 없지만 전 세계적인 신드롬이라면 제작진으로선 3편 제작도 고려봐야 할 사항이 아닌지 물었다. 두 감독과 프로듀서 모두 박장대소를 하면서도 아직까지는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물론 뒤의 일은 절대 모르는 일이다.
 
만약 1편과 2편에 비해 제작비가 좀 덜 들게 된다면 고려해 볼 수 있지 않을까요(웃음). 글쎄요. 속편 여부는 우리도 전혀 모르겠어요. 1편과 2편은 기획 당시부터 하나의 여정으로 묶어서 생각을 했던 점이라 여기까지 달려올 수 있었죠. 여러분이 보내 준 사랑과 관심은 너무 감사하지만 당분간은 우리도 각자의 인생으로 돌아가야 할 듯해요(웃음).”(제니퍼 리 감독)
 
김재범 대중문화전문기자 kjb5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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