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투자 1호' 불발 뒤에…트럼프 '반도체 청구서'
조현·루비오 회담서 대미투자 이행 논의…미국은 '신속 이행' 강조
원전·LNG 이어 반도체 투자 요구 부상…상업적 합리성·합의 지연 우려
2026-09-20 16:39:38 2026-09-20 16:56:10
[뉴스토마토 윤금주 기자] 조현 외교부 장관과 마르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의 회담에서 반도체 협력 문제가 부상했습니다. 이번 회담에서 양국의 대미 투자 합의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실제 합의로 이어지지 않은 가운데, 루비오 장관이 신속한 투자 이행을 재차 압박한 데 이어 반도체 관련 요구까지 주목받고 있습니다. 대미 투자 1호 사업은 이번 주 안에 발표될 가능성이 거론되지만, 협상 과정에서 풀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은 상황입니다.
 
조현 외교부 장관과 마르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이 18일(현지시간) 오전 미 국무부 청사에서 회담을 위해 만났다. (사진=뉴시스)
 
조현·루비오 회담서 대미투자 이행 논의…반도체까지 압박
 
조 장관은 지난 18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루비오 장관을 만나 대미 투자 프로젝트를 비롯한 양국 현안을 논의했습니다. 앞서 회담을 계기로 대미 투자 합의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실제 합의까지 이르지는 못했습니다. 다만 양 장관은 관련 협의를 지속해서 이어가기로 했습니다.
 
외교부는 "양국 장관은 현재 양국 간 진행 중인 대미 전략 투자 사업 관련 협의가 좋은 결실을 맺도록 노력해 나가자고 했다"며 "한·미 정상회담 공동 팩트시트(설명 자료)를 포함한 양 정상 간 주요 합의 사항의 충실한 이행을 위해 지속 소통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국무부도 별도 자료를 통해 "미국의 핵심 산업에 필요한 공급망을 확보하고, 투자 약속을 신속하게 이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대미 투자 협의와 관련해 지속적인 소통을 강조한 한국과 달리 미국은 투자 약속의 '신속한 이행'에 무게를 둔 것으로 풀이됩니다.
 
미국의 대미 투자 압박이 반도체 분야로까지 확산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됩니다. 미 국무부는 회담 결과와 관련해 "주요 전략 분야 전반에 걸쳐 지속적인 협력을 약속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기존 원전·액화천연가스(LNG) 사업 외에 반도체 등 전략산업에 대한 투자 요구가 추가될 가능성도 거론됩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투자 대상 확대되나…'상업적 합리성' 확보 관건
 
미국의 반도체 부문 투자 요구가 이번 회담에서 처음 부상한 이슈는 아닙니다. 미국은 그간 관련 산업을 겨냥한 압박을 이어왔는데요. 무역 적자를 유발하는 주요 분야로 지목하며 미국 내 생산 확대를 요구해 온 것입니다.
 
실제 지난 1월16일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한국 등 주요 반도체 생산국을 향해 미국에 투자하지 않을 경우 '100% 반도체 관세'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당시 러트닉 장관은 "메모리 반도체를 만들고 싶은 모두에게는 두 가지 선택지가 있다. 100% 관세를 내거나 미국에서 생산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특정 기업이나 국가를 직접 지목하지는 않았지만, 한국과 대만 등 주요 반도체 생산국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됐습니다.
 
이어 지난 4월7일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한국과 일본의 대미 투자 약속 이행 상황을 언급하며 반도체를 투자 대상 분야로 거론했습니다. 그는 "한국이 필요한 조치를 취하는 데 약간의 지연이 있었는데 넘어갔다"면서 "(한·미에) 관련된 특정 무역 사안들이 좀 있고 마무리하는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어떤 경우에는 복제약, 어떤 경우에는 반도체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5월16일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임기 말까지 미국 반도체 산업의 비중을 40~50%까지 높이겠다는 목표를 제시했습니다. 이후 중동 전쟁 등의 여파로 대미 투자 논의가 상대적으로 뒷전으로 밀렸지만, 최근 협상이 다시 속도를 내면서 관련 요구도 재차 부상했습니다. 지난 2일에는 러트닉 장관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만 수준으로 대미 투자를 확대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는 현재 투자 규모의 약 6.5배 수준으로 거론됩니다.
 
대미 투자 압박이 반도체 분야로 확대되면서 한국 정부의 협상 부담도 커질 전망입니다. 앞서 18일 예정됐던 대미 투자 1호 사업 발표가 연기된 배경에는 원전과 LNG 사업의 '상업적 합리성' 확보를 둘러싼 이견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여기에 반도체 등 추가 요구까지 제기될 경우 투자 대상과 규모를 둘러싼 조율이 더욱 복잡해질 수 있습니다.
 
대미 투자 1호 사업은 이번 주 중 발표가 예상되는 가운데, 추가 요구에 대한 협의가 필요해질 경우 최종 합의와 발표가 늦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윤금주 기자 nodrin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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