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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심사 넘어간 대한항공 마일리지 개편안…"쉽지 않네"
법무법인 태림, '약관 공정성' 심사 청구
변경된 공제율·적립률 등 지적
2020-01-29 15:25:08 2020-01-29 15:25:08
[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대한항공이 지난해 말 내놓은 마일리지 개편안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심사를 받는다.
 
법무법인 태림은 대한항공이 변경한 마일리지 약관의 공정성을 심사해달라는 내용의 청구서를 29일 공정위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태림 변호사단은 지난 2일부터 27일까지 공정위 고발을 위한 신청인을 모집했으며 온라인 공동소송플랫폼을 통해 참여 의사를 밝힌 신청인은 1834명이다.
 
국내 대형항공사들은 지난해부터 마일리지에 10년 유효기간을 도입했는데, 이를 두고 소비자 반발이 일자 대한항공은 마일리지 개편안을 내놨다. 이용 편의를 높인다는 취지였지만 개편안이 나오자 오히려 불만은 커졌다. 교묘하게 혜택을 줄이는 방향으로 개편했다는 비판이 소비자단체를 중심으로 일었기 때문이다.
 
그래픽/최원식 디자이너
 
이에 태림 변호사단도 개편안 주요 내용인 공제율과 적립률, 우수회원제도 모두 소비자에 불리한 형태로 약관이 변경됐다며 심사 청구에 나선 것이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말 현금과 마일리지를 함께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복합결제'를 중심으로 마일리지 제도를 개편했다. 아울러 아시아, 미주 등 '지역별'로 적용했던 마일리지 사용과 적립을 '운항 거리' 기준으로 바꿨는데 이에 따라 장거리 노선일수록, 비즈니스석과 일등석일수록 공제율이 더욱 높아지게 됐다.
 
이에 법무법인 태림은 "공제율은 최대 107.7% 상승하고, 대한항공이 강조하는 혜택이 증가한 구간은 일등석이 없고 비행시간이 짧다"며 "보너스 항공권도 적어 소비자 편의를 고려하지 않은 일방적인 개편"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보너스 항공권은 통상 국제선 중·장거리 노선에 이용하는 승객이 많은데 이 노선의 공제율이 높아진 것은 소비자 이익을 침해한다는 논리다.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대한항공 마일리지 입력 정보 카운터. 사진/뉴시스
 
좌석별로 조정한 적립률도 다수 소비자의 이익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개편안에 따르면 일등석과 비즈니스석 적립률은 현행을 유지하거나 높아졌지만 일반석은 저렴한 항공권일수록 적립률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태림 변호사단에 따르면 적립률이 증가한 일등석과 비즈니스석은 전체의 1.6%~2.9% 수준이다. 이에 따라 다수가 이용하는 일반석 적립률이 낮아진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다.
 
김동우 법무법인 태림 변호사는 "대한항공 마일리지 개편안은 소비자 동의 없는 일방적 개악"이라며 "불공정 약관이 아니라는 판결 시 추후 민사소송 등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대한항공은 부족한 부분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합리적인 방향으로 마일리지 제도를 개편했다는 입장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공제율이 높아진 것은 좌석의 가격이 오르고 서비스 수준도 이전보다 향상된 측면을 반영한 것"이라며 "다른 항공사와 비교했을 때 소비자에 눈에 띄게 불리한 개편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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