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정 1심서 무기징역…의붓아들 살해는 무죄(종합)
법원 "전 남편 계획적으로 살해…의붓아들 사건은 엄격히 증명 안 돼"
입력 : 2020-02-20 17:01:17 수정 : 2020-02-20 17:01:17
[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전 남편과 의붓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고유정이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의붓아들 살해 혐의는 증거 부족으로 무죄 판단을 받았다.
 
제주지법 형사2부(재판장 정봉기)는 20일 살인 및 사체손괴·은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고유정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 나온 고유정 긴급체포 장면. 사진/뉴시스
 
고유정은 지난해 5월25일 오후 8시10분에서 9시50분 사이에 제주시 조천읍의 펜션에서 전  남편 강모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후 바다와 쓰레기 처리시설 등에 버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같은 해 3월2일 침대에 엎드린 자세로 자고 있는 의붓아들의 등 위로 올라타 손으로 피해자의 얼굴이 침대에 파묻히게 눌러 살해한 혐의도 받았다. 검찰은 고유정의 결심 공판에서 "피고인은 아들 앞에서 아빠(전 남편)를, 아빠(현 남편) 앞에서 아들을 참하는 반인륜적 범행을 저질렀다"며 재판부에 사형 선고를 요청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전 남편 사건의 경우 면접교섭권을 빌미로 유인, 졸피뎀을 먹여 살해하고 시신을 손괴·은닉하는 등 전례 없는 참혹한 방법으로 사체를 훼손하고 숨기는 등 계획적인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피해자에 대한 인간적인 연민과 죄책감을 전혀 찾아 볼 수 없으며 책임을 피해자에게 전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사건이 우리 사회에 미치는 파장 범행의 잔혹성, 유족의 슬픔 등을 감안해서 이같이 선고 형량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다만 재판부는 의붓아들 사건은 모든 의심을 배제할 만큼 엄격히 증명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살인죄는 경험칙과 과학적 법칙 등으로 피고인이 고의적으로 범행을 저지르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실하게 배제할 수 없다는 인정할 수 없는 것이다"며 "그것이 우리 헌법상 원칙이며, 대법원의 일관된 법리"라고 설명했다.
 
이어 "피해자의 사망 원인이 비구폐쇄성 질식사로 추정됐으나 피해자가 같은 또래의 아이들에 비해 왜소하고 통상적 치료 범위 내에 처방받은 감기약의 부작용이 수면 유도 효과임을 고려해 봤을 때 아버지의 다리에 눌려 사망했을 가능성 등을 배제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현 남편의 모발에서 수면제 성분이 검출됐으나 고유정이 차에 희석해 먹였다고 확증할 수 없다"면서 의붓아들 사건과 관련한 검찰의 증거 대부분을 인정하지 않았다.
 
고유정이 제주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기일에 출석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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