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출간 100주년 맞은 ‘개벽’, 발행인 차상찬 돌아본다
차상찬 연구: 일제강점기 문화운동의 선구자|김태웅 외 9명|모시는사람들 펴냄
입력 : 2020-07-06 14:40:16 수정 : 2020-07-06 14:42:15
[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일제강점기 국내 문화운동을 주도한 월간지 ‘개벽’이 올해 출간 100주년을 맞았다. 1920년 6월 이 잡지의 창간을 주도한 개벽사는 ‘개벽’과 함께 ‘신여성’, ‘어린이’ 등을 발행하며 한국근대잡지사에 큰 획을 그었다. 개벽사 잡지들은 지식을 대중화하고 여론을 형성하는 데 기여했으며 다양한 장르의 문학 작품을 발표하는 장으로 역할했다.
 
청오 차상찬(1887~1946)은 ‘개벽’을 이야기 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개벽’의 창간동인이면서, 개벽사에서 간행한 십여 종의 잡지와 타사 잡지, 일간신문 등에 수백 편의 취재기와 논설 등을 발표한 저널리스트. 일제에 맞서고 당대 허위적인 지식인, 지배계층을 풍자한 ‘시대적 저항가’이기도 했다.
 
최근 그의 생애와 작품들을 조망하는 종합 연구서 ‘차상찬 연구: 일제강점기 문화운동의 선구자(도서출판 모시는사람들)’가 발간됐다. ‘개벽’에 실린 그의 작품 수백 편의 의미를 새롭게 돌아봄으로써 출판사는 “잊혀진 일제강점기 저널리스트를 복원하겠다”고 밝혔다. 또 “이를 계기로 한국 근현대 문화사와 항일투쟁사를 재조명하는 데까지 나아갈 것”이라고 의도를 설명했다.
 
청오 차상찬은 보성전문학교 법학과를 졸업하고 모교에서 강사로 활동하다가, 1920년부터  ‘개벽’ 필자로 활동하며 발행을 주도하게 된다. 6년 만에 ‘개벽’의 강제 폐간 후 ‘별건곤’, ‘혜성’(‘제일선’으로 개제), ‘신경제’ 창간을 주도했으며 ‘개벽’을 속간해 신간호로 발행하기도 했다. 차상찬이 편집 겸 발행인으로 발간한 개벽사 잡지는 120호에 이른다. 70여개의 필명으로 수 백 편의 다양한 양식의 글을 발표함으로써 당대 각계각층의 독자들에게 풍부한 읽을거리를 제공했다.
 
‘개벽’ 100주년을 맞아 차상찬의 생애를 돌아보는 것은 의미가 있다. 이룬 업적에 비해 제대로 조명 받아오지 못했다는 점에서다. 2016년부터 강원문화교육연구소 직원들은 차상찬의 고향 춘천으로 가 그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강원도와 춘천시 지원을 받아 그가 발표한 글을 조사하고 관련 자료들을 정리했으며 주기적으로 학술대회를 열었다. 서문을 쓴 정현숙 강원문화교육연구소장은 “책은 지난 4년 간 학술대회에서 새롭게 주목했던 차상찬에 관한 발표문을 수정, 보완해 한 권으로 엮은 것”이라며 “여러 필자들이 차상찬에 대하여 가졌던 관심과 관점들을 풍성하게 담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책은 총론, 제1부 ‘천도교와 개벽사’, 제2부 ‘문화와 문학’으로 구성돼 있다. 
 
우선 총론은 ‘개벽’이 추구한 항일 문화운동을 ‘민족, 문학, 사상, 여성, 어린이’의 세부적인 관점에서 규명한 글이다. 특히 ‘개벽’을 통해 한국문학사의 중요한 작품들이 발표되고 ‘부인’,‘신여성’, ‘어린이’가 여성 인권 향상과 어린이 운동에 기여하였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차상찬을 잡지 언론 역사에 획기적인 이정표를 세운 인물로 평가한다. 
 
제1부 ‘천도교와 개벽사’에서는 차상찬이 천도교와 개벽사를 중심으로 전개한 활동을 살펴본다. 성주현의 「청오 차상찬과 천도교」는 천도교 청년회(청년당), 천도교 소년회, 조선농민사를 중심으로 차상찬이 전개한 청년운동, 어린이운동, 농민운동, 문화운동을 세세히 살펴본 글이다. 박길수의 「청오 차상찬의 개벽사 활동」은 차상찬이 개벽사를 무대로 잡지 발간을 주도하고 주요 필자로서 활동한 과정을 조명한다. 
 
제2부 ‘문화와 문학’에서는 차상찬의 문화 인식과 문학의 의미를 짚어본다. 심경호의 「차상찬의 민족문학 발굴 공적」은 민족문학과 민족사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인 차상찬의 역할에 주목한 글이다. 차상찬이 그동안 야담의 세계에 머물던 김삿갓의 존재를 역사적 인물로서 적극적으로 부각시킨 활동 등을 짚어본다. 정현숙의 「차상찬 필명 연구」는 구체적인 자료를 근거로 차상찬의 필명을 확인한 글이다. 기존 논자들이 언급한 37종 중 22종을 확인하고, 새롭게 49종을 찾아내서 총 71종을 차상찬의 필명으로 확정하고 있다. 
 
이 외에도 김태웅의 「차상찬의 지방사정 조사와 조선문화 인식」, 송민호의 「식민지 조선의 문화기획자 차상찬」, 유명희의 「차상찬의 민요 수집과 유형 연구」, 오현숙의 「차상찬의 아동문학」, 야나가와 요스케의 「1920-1930년대 언론계와 차상찬의 위치」 등이 2부에 수록됐다.
 
출판사는 “‘개벽’이 담고 있던 근대적 자주독립국가상, 식민지 치하에서 치열하게 전개된 문화투쟁의 전모 등을 살펴볼 수 있다”며 “차상찬에 대한 조명이 단지 한 역사적 인물을 조명하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평가한다. 또 “그동안 일제강점기 문화운동은 ‘일제의 문화통치의 산물’이라는 고정관념에 편향돼 소홀했던 게 사실”이라며 “이번 연구가 개벽사의 다른 주역들(이돈화, 김기전, 방정환, 박달성 등)에 대한 연구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차상찬 연구: 일제강점기 문화운동의 선구자’. 사진/모시는사람들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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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익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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