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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해양, 스크러버 30일만에 설치…중국은 '지연' 문제 부각
중국 수리조선소, 설치 늦어 계약 분쟁까지 겪어
선주 요구로 추가 단축 계획도…"대형선도 문제 없다"
2019-11-08 06:00:00 2019-11-08 08:33:24
[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국내 중형선 수리·개조조선소 여수해양이 배기가스 세정장치 스크러버 설치 작업을 30일만에 마무리해 화제다. 선박 개조 시장에서 절대적 우위를 점하고 있는 중국은 설치 지연 문제를 겪고 있는 가운데 여수해양이 한달 만에 공사를 완성했기 때문이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여수해양이 배기가스 세정장치 스크러버를 30일만에 설치하는데 성공했다. 선박은 장금상선과 흥아해운의 컨테이너선 사업 통합사인 '흥아라인즈'의 1103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대분)급 컨테이너선이다. 
 
여수해양이 스크러버 설치를 위해 케이싱(굴뚝/연돌)에 구조물을 장착한 모습. 설치 전(위) 후(아래). 사진/여수해양
 
주목할 점은 매우 짧은 설치 기간이다. 신조선은 애초 선박 건조시 스크러버를 설치하면 된다. 하지만 현존선은 운항을 잠정 중단하고 도크(작업장)에 들어가야 한다. 이때 선주들은 선대 공급 공백을 감수해야 한다. 따라서 스크러버를 빠르게 설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하지만 2020년 환경규제가 임박하면서 스크러버 설치 선박이 급증했다. 선박을 개조할 도크를 확보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또 도크에 들어가도 설치 지연 문제를 겪게 된다. 중국 외신 국제선박왕은 지난달 24일 "중국 수리조선소에 행복한 문제가 발생했다"라며 "조선소의 인도지연과 이에 따른 계약 분쟁이 증가하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이어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의 자료를 인용해 스크러버 설치 기간이 6월 평균 33일에서 9월 44일로 늘었다고 전했다. 
 
수리조선소는 행복할지 몰라도 선주들은 애가 탄다. 운항 스케줄에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여수해양에 따르면 일부 선주들은 스크러버 장착기간을 25일까지 낮출 수 있냐는 문의도 많다고 한다. 
 
스크러버 설치를 위해 선박 케이싱을 제거한 모습. 사진/여수해양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여수해양은 설치 기간을 추가로 단축하려는 전략이다. 여수해양은 첫 스크러버 장착을 위해 굴뚝을 제거하는데 9일이 소요됐다. 반면 두번째 선박은 같은 작업을 7일만에 마무리했다. 여수해양 관계자는 "선주들은 설치 기간을 20~25일까지 희망하고 있어 최소 20일 전후로 줄일 필요성이 있다"며 "몇척에 스크러버를 더 설치하면 기간을 더욱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한다"라고 설명했다. 
 
또 개조 선종을 대형선으로 넓혀 나갈 계획이다. 여수해양은 성동조선해양으로부터 230M 규모의 플로팅도크(물에 뜬 채로 선박을 건조할 수 있는 도크)를 확보한 상태다. 이 관계자는 "도크보다 규모가 큰 선박은 플로팅 도크나 성동조선의 안벽을 빌려 작업할 수 있도록 여러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스크러버 최종 설치 모습. 사진/여수해양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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