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칼럼)유니콘 기업과 타다금지법
입력 : 2019-12-11 06:00:00 수정 : 2019-12-11 06:00:00
쿠팡, 크래프톤, 옐로우모바일, 우아한형제들, 엘앤피코스메틱, 위메프, 비바리퍼블리카, 야놀자, 지피클럽. 여기에 오늘 정부로부터 공식 인정된 무신사, 에이프로젠까지. 국내에도 유니콘 기업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유니콘 기업은 우리돈으로 기업가치가 1조원이 넘는 기업에 붙는 별칭이다. 한해에도 수없이 많은 기업이 명멸하는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1조원의 가치를 지닌 기업을 보기란 쉽지 않은 까닭에 유니콘이라는 상상의 동물 이름이 붙었다.  
 
국내 유니콘 기업 숫자로 보면 성적표는 나쁘지 않다. 11곳, 세계 5위다. 1위인 미국과 2위인 중국이 올해 5월 기준으로 각각 156곳, 94곳으로 압도적인 숫자를 자랑하지만, 영국, 인도 다음으로 독일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스타트업(초기기업) 창업 생태계에 훈풍이라도 불고 있는 것일까.
 
일단 정부가 애쓰고 있는 흔적은 보인다. 올해 스타트업 창업을 위한 정부 지원금은 1조원을 훌쩍 넘어섰다. 글로벌 스타트업 페스티벌을 지향하는 컴업(ComeUp 2019) 행사도 최근 치러지는 등 창업 생태계에 활기를 불어넣으려는 정부 노력이 곳곳에서 감지된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창업기업의 70% 이상이 5년내 폐업한다는 뼈아픈 통계도 여전히 상존한다. 생존을 위한 절박한 싸움이 늘상 벌어지는 곳이 바로 스타트업 생태계다. 스타트업 폐업의 원인으로 자주 지적되는 것 중 하나가 우리나라 규제 환경이다. 테크앤로 구태언 대표는 저서 <미래는 규제할 수 없다>에서 한국에서 구글이나 아마존과 같은 거대 플랫폼 기업들이 탄생하지 못하는 첫째 이유가 규제라고 지목하기도 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코앞에 닥친 지금, 실제로 규제의 덫이 곳곳에서 국내 신산업 출현을 가로막고 있다. 법에 규정된 것만 가능하게 하는 포지티브 규제로부터 네거티브 규제로 전환하는 일이 무엇보다 시급한 상황이다.
 
정부가 11번째 유니콘 기업을 공식 인정한 10일, 공교롭게도 스타트업 생태계 한 쪽에서는 생존의 기로에 선 기업의 날카로운 외침이 들려왔다. 소위 '타다금지법'이라 불리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의 국회 본회의 통과를 앞두고 타다 운영사인 VCNC의 모회사 쏘카의 이재웅 대표가 다시 한 번 목소리를 낸 것이다. "타다가 혁신기업의 대표도 아니고 혁신기업이 아닐 수 있지만 그렇다고 타다만 차별하고 금지하는 것이 국토부나 국회가 할 일이냐." 이 대표의 말마따나 타다의 혁신성을 두고는 의견이 갈릴 수 있다. 다만 정부와 국회가 한 기업을 대놓고 궁지에 모는 일은 온당한가라는 질문은 여러가지 생각할 거리를 던진다. 
 
정부가 아무리 지원책을 쏟아놓는다 해도 규제 혁신 없이는 신산업이 시장에 발을 붙이기 어렵다. 유니콘 기업 OO개라는 숫자도 중요하지만, 정부가 좀 더 심혈을 기울여야 하는 부분은 규제 정비·완화 등 마음 놓고 기업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일이다.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우버, 에어비앤비 같은 대형 유니콘 기업을 부러워하기만 할 게 아니라 신산업 아이디어를 지닌 민간기업이 시장에 잘 안착하는 방법을 마련하는 일에 대해 정부는 더욱 고민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정부가 산업의 물꼬를 터주지 않은 채 민간이 일궈낸 과실만 즐기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김나볏 중기IT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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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나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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