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질질 끈 '한명숙 위증사건'…끝내 수사 무산 위기
공소시효 20일 압두고 '수사권 논란…한은상 측 "수사지휘권 발동해야"
입력 : 2021-03-04 02:00:00 수정 : 2021-03-04 02:00:00
[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불법 정치자금 사건과 관련한 이른바 '증언 연습'에 대해 감찰을 무력화하려 했던 검찰이 사실상 수사도 무산시키려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번 사안에 대한 모해위증 혐의의 공소시효는 오는 22일 만료되며, 이를 넘기면 관련자들을 처벌할 수 없게 된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한명숙 전 총리의 불법 정치자금 혐의 사건의 법정에 검찰 측 증인으로 출석했던 최모씨는 지난해 4월7일 당시 재판과 관련해 검찰의 증거 조작 등 부조리가 있었다는 취지의 진정서를 법무부에 냈다. 
 
해당 진정서에는 "한명숙 전 총리 사건은 검찰의 공작으로 날조된 것이라는 증거를 가지고 있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3일 오후 대구 수성구 대구고검·지검 방문에 앞서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법무부는 진정에 대한 통상적인 처리 절차에 따라 같은 달 17일 이 사건을 대검찰청으로 이송했고, 대검은 약 2개월 뒤인 6월1일 서울중앙지검 인권감독관실에 배당했다.
 
이에 대해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은 같은 달 1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감찰 사안인데도 마치 인권 문제인 것처럼 문제를 변질시켜 인권감독관실로 이첩한 것은 옳지 않고, 관행화돼서는 절대 안 된다"며 "감찰을 이끄는 감찰부장을 외부 인사로 해놓고, 스스로 회피하면서 무력화시키면 안 된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면서 "대검 감찰부에서 해당 중요 참고인을 직접 조사한 후 서울중앙지검 인권감독관실로부터 조사 경과를 보고받아 결과를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이로부터 사흘 후인 지난해 6월21일 윤석열 검찰총장은 "대검 인권부장이 서울중앙지검 인권감독관실과 대검 감찰과가 자료를 공유하며 필요한 조사를 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한 전 총리의 사건에서 증인으로 출석했던 또 다른 증인 한은상씨도 지난해 6월22일 "당시 검찰 수뇌부와 수사팀은 한 전 총리가 유죄판결을 받도록 재소자에 대한 모해위증을 교사·방조했다"면서 전·현직 검사 14명에 대한 감찰을 대검에 요청하고, 수사를 의뢰했다. 
 
서울중앙지검 인권감독관실 조사팀은 지난해 7월22일 한 전 총리 사건에 대한 경과를 대검에 보고하고 활동을 종료했다.
 
이와 관련해 추미애 전 장관은 이날 자신의 SNS에 당시 대검의 사건 배당에 대해 "편법 배당"이라고 지적하면서 "감찰 대상인 검사는 이른바 '윤사단'이라 불리는 특수통이었으며, 이 사건을 편법으로 배당받은 서울중앙지검 인권감독관 역시 윤 총장과 과거 중수부 시절 대기업 비자금 수사를 함께 했던 사람이었다"고 지적했다.
 
또 "대검 인권부나 서울중앙지검 인권감독관은 수사권이 없고, 조사권만 있을 뿐이므로 편법 배당은 결국 사건을 흐지부지 만들 의도로 보였다"고 평가했다.
 
이후 한 전 총리 사건에 대한 감찰 절차는 대검 감찰부에서 진행됐다. 추 전 장관은 지난해 9월14일 임은정 울산지검 부장검사를 대검 감찰정책연구관으로 발령했다. 임 연구관은 해당 사건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던 중 윤 총장에게 수사를 위한 직무대리 발령을 요청했지만, 윤 총장은 이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고검검사급 검사에 대한 인사를 단행해 지난달 26일 임 연구관이 서울중앙지검 검사를 겸임하도록 했다. 임 연구관은 같은 날 한 전 총리 사건에 대한 조사 결과 보고서를 대검을 통해 법무부에 보고하고, 입건하겠다는 인지서를 상신했다. 하지만 윤 총장은 결국 이를 반려했다. 
 
한씨의 변호인인 신장식 법무법인 민본 변호사는 이날 "임 연구관이 (관련자들을)입건한 후 정상적으로 수사를 진행하면 공소시효 만료 전까지 충분히 기소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모씨, 최모씨 등 모해위증 혐의를 받는 두 사람을 먼저 기소하면 공범에 대한 시효가 정지되므로 추가 수사를 통해 모해위증을 교사한 검사도 기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언론을 통해 내용이 공개된 대검 감찰부가 작성한 한은상씨의 서면조사 문답서를 보면, 한만호씨가 법정에서 한 전 총리에게 돈을 주지 않았다고 진술한 2010년 12월 이후 각 증인들이 당시 담당검사인 엄희준 검사 사무실에 출석한 횟수는 각각 10~20회씩이다. 한은상씨는 21회, 최씨는 18회, 김씨는 10회 출석했다. 모해위증 혐의를 받는 최씨의 공소시효는 5일, 김씨의 공소시효는 22일 만료된다. 
 
신 변호사는 대검이 한 전 총리 사건에 대해 허정수 대검 감찰3과장을 주임검사로 지정한 것을 두고는 "수사하지 말라는 것"이라며 "윤 총장은 임 연구관에게 수사권을 주지 않는 방식으로 수사를 방해하다가 수사권이 부여되니 사건을 뺏어버렸다"고 비판했다. 이어 "박범계 장관은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도록 수사지휘권을 발동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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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해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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