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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예탁원, 보호예수 해제 집계…실제 물량과 달라
예탁원 발표 보호예수 해제 집계와 일부 기업 실제 물량과의 차이가 큰 것으로 확인
2021-08-06 06:00:00 2021-08-06 11:15:51
 
[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한국예탁결제원(예탁원)이 주요 업무인 최대주주 등의 상장주식 의무보유(보호예수) 변동사항을 체크해 발간하는 '0000년 0월 의무보유 해제 현황'이란 보도자료에 오류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예탁원 자료의 신뢰도가 추락하면서 투자자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5일 예탁원에 따르면 이날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950210)의 주식 3428만7640주 의무 보유가 해제됐다. 예탁원은 해당 물량이 전체발행 주식의 51.53%에 달한다고 자료에 기재했다. 하지만 이는 실제 보호예수 해제 물량과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통해 집계한 해당 기업의 해당일 보호 예수 해제물량은 1344만6250주로 예탁원 집계 대비 60.78% 적은 것으로 조사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전날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의 종목토론방 등에서는 “보호예수 해제 물량이 정확히 얼마인지 모르겠다”, “어디선 3400만주가 풀린다하고 어디선 1300만주가 풀린다는데 뭐가 맞는 건지 혼란스럽다” 등의 글이 잇따라 게재됐다.
 
표/뉴스토마토
 
예탁원의 의무보유 해제 물량이 실제와 달랐던 것은 이번만이 아니다. 앞서 지난 6월 예탁원은 명신산업(009900)의 의무보호 물량 2384만4210주가 해제된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체주식수의 58.48%에 달하는 물량이다. 그러나 당시 명신산업 최대주주는 6개월 의무보유 해제를 앞두고 보호예수를 6개월을 연장했다. 당시 실제로 시장에 유통된 의무보호 해제물량은 1289만8079주로 예탁원 발표 물량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보호예수 해제물량이 예탁원 발표보다 많았던 경우도 있다. 하이브(352820)는 지난 4월 6개월 보호예수물량이 해제됐는데, 하이브 지분 20%를 보유한 넷마블(251270)의 물량은 집계되지 않았다. 당시 예탁원이 발표한 하이브의 보호예수 해제 물량은 1285만6032주로 전체 주식수의 36% 수준이었다. 그러나 같은날 보호예수가 해제된 넷마블의 보유주식 708만7569주를 합산할 경우 당시 해제된 물량은 전체 주식 수의 56%에 달했다.
 
예탁원의 보호예수 해제 물량이 실제 해제물량과 차이가 발생하는 것은 기업과의 소통 부재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보호예수는 보호예수의뢰인(발행사)과 예탁원 간의 보호예수계약으로 이뤄지는데, 예탁원은 최대주주 의무보유 만료 기간인 상장 후 6개월에 모두 해제물량으로 발표하고 있다. 
 
예탁원 관계자는 “예탁원이 아닌 거래소나 증권사를 통해 보호예수가 이뤄지는 경우도 있고, 예탁원이 모든 상장사의 변동사항을 전부 체크할 수는 없다”며 “보호예수계약 당시 발행사에서 보내온 공문을 기준으로 보호예수 해제물량을 체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보호예수 해제물량과 관련해 변동사항이 있을 경우 발행사가 따로 공문을 보내줄 것”이라며 “공시도 참고하긴 하지만 발행회사가 제공한 정보를 기본으로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예탁원은 상장사 의무보유 물량을 보관하는 당사자임에도 발행사의 공문에만 의지한 채 의무보유 현황을 공지하고 있다는 점은 논란의 소지가 충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호예수 기간이 연장되거나 최대주주 외 특수관계인의 보호예수가 해제되더라도 발행사가 공문을 보내지 않을 경우 예탁원이 이를 체크할 수 없다는 의미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유가증권시장에 신규 상장한 상장사의 공시담당자는 “최초 증권신고서 공시 당시에도 보호예수 기간이 종료되면 추가로 연장할 것임을 공시했고 실제로 증권사를 통해 연장했다”며 “의무보유 종료 시점에 예탁원으로부터 의무보유 기간 변동 여부를 확인하는 공문을 받은 적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실제 보호예수 해제 물량과 예탁원 발표의 차이가 드러난데 대해 금융감독당국은 예탁원의 업무 처리 그 자체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해당 이슈는 공시의 문제가 아닌 예탁원 업무 자체의 문제로 해석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진/뉴시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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