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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 모피아…우리금융 새 회장에 임종룡
3연속 내부 출신 회장 명맥 끊겨
2023-02-03 18:36:10 2023-02-03 18:36:10
[뉴스토마토 이종용 기자] 우리금융지주(316140) 차기 회장에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이 선임됐습니다. 우리금융은 최근 3번 연속 내부 출신 회장을 선임했지만, 결국 관료 출신에 자리를 내주게 됐습니다.
 
우리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3일 새 회장 후보 4인에 대한 면접을 진행하고 임 전 금융위원장(사진)을 낙점했습니다. 
 
최종 면접은 이원덕 우리은행장, 신현석 우리 아메리카 법인장, 이동연 전 우리FIS 사장,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 등 4명을 대상으로 이뤄졌습니다. 전현직 임원 3명과 관료 출신 1명의 경쟁 구도인데, 우리금융 이사회의 선택은 결국 관료 출신이었습니다.
 
이사회가 임 전 위원장을 추천한 배경으로는 안정보다는 개혁에 방점을 둔 것으로 보입니다. 사모펀드 사태와 횡령사고 등 기존에 불거진 내부통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외부 출신 CEO가 낫다는 겁니다.
 
임종룡 전 위원장은 1981년 행정고시(제24회)에 합격한 이후 △재정경제부 △주영국대사관 △기획재정부 △대통령실 △국무총리실 등을 거쳤습니다. 지난 2013년부터 2015년까지는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을 역임했습니다. 
 
장관급 금융위원장을 지낸 이른바 '모피아'(재무부와 마피아의 합성어) 인사가 내려오면서 관치금융 그림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습니다. 우리금융은 2001년 지주 출범 이후 현재까지 6명의 CEO가 그룹 수장을 맡았지만 출범 초기 정부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했습니다.
 
1대 윤병철 회장(2001~2003)부터 2대 황영기 회장(2004~2006), 3대 박병원 회장(2007~2008)까지 모두 외부인사가 우리금융을 이끌었습니다. 우리금융이 공적자금을 받아 예금보험공사가 최대주주였던 만큼 관치금융과 낙하산 인사가 횡행했습니다.
 
이후 이팔성 회장(2008~2013), 이순우 회장(2013~2014), 손태승 회장(2020~2023) 등 내부출신 인사가 나름대로 진행됐습니다. 이팔성 전 회장의 경우 이명박정부 당시 'MB 4대천황'으로 불리며 친정권 인사로 분류되지만, 표면적으로는 한일은행(우리은행 전신) 출신입니다.
 
지난 2021년 12월 우리금융의 최대주주였던 예금보험공사가 우리금융 지분 9.33%를 민간에 매각하면서 최대주주 지위를 상실했습니다. 우리금융의 공적자금 상환율도 96% 달합니다. 민영화 달성이라는 숙원 과제를 이뤘지만, 여전히 정부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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