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CJ·오리온, 유통가 잇따른 바이오 시장 진출
미지의 시장 바이오 인프라 확장 돌입
경쟁사와 차별화 전략 관건
2023-02-22 06:00:00 2023-02-22 06:00:00
 
[뉴스토마토 이혜현 기자] 롯데(롯데지주(004990)CJ(001040)·오리온(271560) 등 유통 대기업의 바이오 사업 진출 행보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6월에 설립돼 롯데지주가 지분 80%를 보유한 롯데바이오로직스는 그룹의 미래먹거리로 낙점한 바이오 사업을 도맡고 있는데요.
 
롯데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톱10 바이오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목표하에 2030년까지 총 30억달러를 투자해 36만ℓ의 항체 의약품 생산 규모를 국내에 갖춘다는 계획입니다.
 
글로벌 CDMO 시장 규모는 2020년 113억8000만달러(14조88억원)로 연평균 10% 가까이 성장해 2026년에는 203억1000만 달러(25조16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올 만큼 바이오 업계에서는 수익성이 높은 사업입니다.
 
이 밖에도 세포치료제를 비롯해 메신저리보핵산(mRNA), 항체·약물결합체(ADC) 등 신약 생산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는데요.
 
그 일환으로 지난 3일 송도국제도시에 메가 플랜트 설립을 위한 사업의향서도 제출했습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올해 착공을 시작해, 2025년 하반기 준공, 2026년 하반기 GMP 승인을 거쳐 2027년 상업생산을 시작한다는 계획하에 2034년까지 3개의 메가 플랜트를 완성한다는 것입니다.
 
 
(사진=CJ바이오사이언스 홈페이지)
 
막대한 시간, 비용 투입 난관 극복해야
 
CJ(001040)바이오사이언스는 2018년 CJ헬스케어를 한국콜마(161890)에 매각 후 2021년 마이크로바이옴 전문 바이오기업인 천랩을 인수하면서 다시 바이오 사업에 뛰어들었습니다.
 
CJ바이오사이언스는 마이크로바이옴 정밀 분석, 물질발굴 역량과 빅데이터를 접목한 차세대 신약개발을 주력 사업으로 내세우고 있는데요. 주요 파이프라인으로는 마이크로바이옴을 활용한 면역항암제, 장질환 치료제, 신경질환 치료제 등이 있습니다.
 
최근에는 마이크로바이옴 후보 균주를 효율적으로 발굴할 수 있는 정밀 분류 플랫폼(Precision Taxonomy Platform)을 통해 독자 발굴한 신종 균주(파이프라인명 : CJRB-101)로 폐암에 대해 종양 형성 억제 효과를 보이는 데이터를 확보했고 전임상 시험(Pre-clinical) 단계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CJRB-101은 김치 유래 유산균으로 국내 식품원료 사용 가능 균주로 등록돼 있으며 상대적으로 인체 투여에 대한 안전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CJ바이오사이언스는 실제 폐암환자로부터 암 조직을 이식한 동물 모델에서의 평가를 통해 면역항암제 단독 투여 대비 우수한 항암 유효성 결과를 확인했다고 밝혔는데요. 현재는 임상시험용 의약품 제조를 위해 GMP 제조시설을 갖춘 해외 CDMO업체와 의약품 대량생산 공정개발 및 유효기간 설정을 위한 안정성 시험을 진행 중입니다.
 
오리온 본사 전경(사진=오리온 홈페이지)
 
오리온은 지난 2020년 산둥루캉의약과 합자계약을 체결하면서 바이오 시장에 진출했습니다.
 
지난해 12월에는 난치성 치과질환 치료제 개발·제조 기업인 하이센스바이오와 손잡고 오리온홀딩스가 60%, 하이센스바이오가 40% 지분율을 보유한 합작회사 오리온바이오로직스를 설립했습니다.
 
오리온바이오로직스는 치과질환 전문치료제 기술 도입을 통해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을 겨냥한 제품 개발 및 임상 인허가를 추진한다는 방침입니다.
 
생명공학기술을 기반으로 다양한 부가가치를 생산하는 바이오 사업은 국내에서는 아직 미지의 개척지로 성장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습니다. 바이오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정한 유통 대기업들이 차세대 신약 개발을 목표로 진출하고 있는데요.
 
다만 일각에서는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는 바이오 사업에서 유통 기업들이 기존의 바이오 기업과 차별화되는 신약 개발 성과를 내놓을지는 의문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보통 신약 개발에는 1조원과 10년 이상의 자금과 시간이 투입되고, 특히 연구개발(R&D) 과정에서부터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아직 바이오 업력이 부족한 유통기업이 당장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이혜현 기자 hyu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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