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누리깡' 내몰린 중도매인, 중기부 상품권 증액에 "환전 합법화를"
중기부, 내수 활성화 위해 지류 상품권 2배 늘려
과일 중도매인 울며겨자먹기로 상품권 대금 결제
상품권 깡으로 환전해 3~10% 손해보는 구조
중기부 "상품권 사용처 확대 연구용역 중"
2023-03-31 15:19:25 2023-03-31 15:19:25
[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정부가 내수 활성화 대책 중 하나로 '온누리상품권 증액'을 내놨습니다. 그런데 일부 중도매상 표정이 밝지가 않은데요. 상품권 가맹·비가맹점주로부터 온누리상품권 대금을 울며 겨자먹기로 받아 '깡(불법 환전)' 하는 구조를 바꿔달라며, 정부에 대책 마련을 촉구한다고 합니다.
 
최만열 전국과실중도매인조합연합회(전과연) 사무총장은 31일 "청과부류 3개 중도매인단체가 온누리상품권 유통실태를 개선하고자 공동으로 중기부에 '가맹 대상에 농수산물도매시장도 포함해달라'고 건의하려 한다"고 밝혔습니다.
 
29일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청과물시장의 한 상점을 찾은 시민이 과일을 구매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중도매인 단체가 왜?'라는 생각이 드실겁니다. 전과연에 따르면, 전국 33개 공영도매시장에서 거래하는 중도매인은 일부 거래 대금 산정 때 고객인 전통시장 상인과 마트 등으로부터 온누리상품권 결제를 요청받고 있습니다. 중도매상은 이 같은 요구를 거부할 수 없고, 깡으로 현금화시킬 수 밖에 없어 불법으로 내몰리는 구조라고 주장합니다.
 
온누리상품권은 '전통시장 및 상점가 육성을 위한 특별법'에 따른 전통시장과 상점가, 상권활성화구역에서 취급하지만 도매인은 가맹 대상이 아닙니다. 이 때문에 일종의 '상품권 밀어내기'가 벌어지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최 사무총장은 "명절에는 가맹점이 한도 이상의 온누리상품권을 받고 비가맹점도 상품권을 받아, 과일이나 채소 중도매인 구매 결재 대금으로 지류 온누리상품권을 제시한다"며 "가맹점의 환전한도 금액 이상 지류 온누리상품권을, 비가맹점은 환전불가 지류 온누리상품권을 중도매인에게 대금으로 줄 경우 그 매출은 세무신고시 누락시킬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지류 온누리상품권을 받은 중도매인들은 환전을 못하니 일명 '깡'으로 불리는 할인업자에게 액면가의 3~10%를 수수료로 내고 차액만 가져갑니다. 예를 들어, 중도매인이 과일 100만원어치를 마트에 납품하고 결제대금으로 온누리상품권 100만원을 받습니다. 이를 깡 업자에게 가져가면 수수료를 떼고 90만~97만원을 받게 됩니다.
 
깡 규모는 수백억원에 달합니다. 전과연은 33개 공영도매시장의 중도매인 7631명 중 청과부류 과일중도매인 677명을 실태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2022년 온누리상품권 328억원어치를 대금으로 받아 237억원을 깡 했고 환전 못한 91억원이 남았다고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중소벤처기업부가 온누리상품권 증액 방침을 밝히자 발등에 불이 떨어졌습니다. 중기부는 명절 등에 한정 실시한 온누리상품권 특별판매를 4월부터 연중 진행합니다. 개인별 상품권 월 구매한도는 지류 100만원, 카드 150만원, 모바일 150만원으로 늘어납니다. 각각 2배, 1.5배, 3배 증가했습니다.
 
전과연은 온누리상품권 발행 초기에는 액수가 적어 피해가 미미했지만 증액 규모가 커지면서 피해도 불어나게 됐다고 봅니다.
 
그래서 전과연은 3개 청과부류 단체 중심으로 목소리를 키우기로 했습니다. 청과부류는 과일과 채소로 구분됩니다. 채소는 한국농산물중도매인조합연합회, 과일은 전과연, 농협공판장 과일채소중도매인은 전국농협중도매인연합회가 있습니다.
 
최만열 사무총장은 "3개 단체 회장간 의논 후 4월5~7일 중기부에 건의할 예정"이라며 "3개 단체 공동 건의가 안 될 경우 전과연 단독으로 건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중기부 관계자는 "연초부터 상품권 사용처 확대 관련 연구용역을 진행하는 등 검토하고 있다"며 "건의가 들어오면 당연히 검토해야 한다"고 답했습니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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