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칼럼)동학개미운동, 코스닥에서 재림
2023-04-07 06:00:00 2023-04-07 06:00:00
일부 조정이 있었지만 연초 이후 국내 증시는 연일 강세 흐름입니다. 등락률의 차이는 있지만 연초부터 지난 5일까지 코스피(11.57%)와 코스닥(28.42%) 모두 연초 대비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코스닥의 상승세는 과열(?)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인데요. 
 
기간을 쪼개서 1월을 제외하고 2월부터 4월 현재까지로 좁히면 수익률 격차는 더욱 극명하게 갈립니다. 코스피가 2.89% 상승에 그치는 동안 코스닥은 무려 17.81% 급등세를 시현했습니다. 상승률 차이는 6배 정도입니다. 
 
코스피를 차치하고 코스닥만 놓고 보면 활황이란 말이 아깝지 않은데요. 코스닥 상승을 이끌고 있는 수급 주체가 개인 투자자인 것을 보면 사실상 코스닥 시장에선 '제 2의 동학개미운동'이 불고 있다고 봐도 될 듯 하네요. 
 
동학개미운동은 2020년 코로나19의 장기화 상황에서 주식시장에서 개인 투자자가 기관과 외국인에 맞서 국내 주식을 대거 사들인 상황을 일컫는데요. 우리나라 역사에서 1894년 외세에 맞서 싸웠던 동학농민운동을 빗대 표현한 것입니다. 
 
동학개미운동의 기간을 보면 2020년 1월 본격화된 코로나19 타격에 의해 증시가 급락한 이후 개인 수급이 집중된 시점인데요. 해당 기간은 2020년 3월 저점(419.55)에서 12월 종가(968.42)를 넘어 2021년 1월 최고점(1062.03)까지인데요. 이 기간 수익률은 153.14%로 집계됩니다. 해당 기간 수급을 보면 개인이 89조7945조원을 순매수했고,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55조6985억원, 30조6462억원 매도 우위를 보인 것으로 나타납니다.
 
사실상 국내 증시에서 유일하게 개인이 기관과 외국인 수익률을 이긴 기념비적인 사건으로 봐도 무방할 듯 합니다. 당시 증시전문가들은 '동학개미' 열풍이 시장 상승세를 주도했으며 명실상부한 시장의 핵심주체로 우뚝 선 것으로 분석한 바 있습니다.
 
올해 증시 환경 역시 외국인과 기관의 수급이 마른 상황입니다. 상대적으로 개인 수급으로 주가 급등락이 가능한 코스닥 시장은 개인이 주도하고 있습니다. 제2의 동학개미운동이네요. 연초부터 현재까지 코스닥 시장에서 개인은 3조9919억원 가량의 매수 우위를 보이고 있습니다. 같은 기간 기관은 2조8115억원, 외국인은 2645억원 순매도로 집계됩니다. 
 
해당 기간 투자자별 수익률 상위 종목을 보아도 개인 투자자의 두각은 두드러집니다. 개인 순매수 상위 1~5위 종목은 에코프로(086520), 에코프로비엠(247540), 나노신소재(121600), 제이오(418550), 윤성에프앤씨(372170)로 나타납니다. 수익률을 살펴 보면 개인의 활약은 더욱 돋보입니다. 에코프로는 400.00% 급등했으며, 에코프로비엠은 155.16%, 나노신소재 114.06%, 윤성에프앤씨 167.12% 올랐습니다. 제이오의 경우 지난 2월 신규 상장한 회사로 1만9900원에 시작해 최근 종가는 3만6100원으로 81.41% 상승했습니다. 개인 매수 1~5위 종목 모두 급등세를 나타낸 셈입니다.
 
반면 외국인과 기관의 순매수 상위 종목의 성과는 개인과 비교하면 초라합니다. 외국인 순매수 1~5위 종목은 JYP Ent.(035900)(13.86%), 에스엠(041510)(25.42%), 엘앤에프(066970)(89.91%), HPSP(403870)(85.05%), 대주전자재료(078600)(52.25%) 등으로 나타났습니다. 기관 순매수 상위 1~5위 종목은 오스템임플란트(048260)(36.93%), 와이지엔터테인먼트(122870)(29.08%), 메디톡스(086900)(86.33%), 엘앤에프(066970)(89.91%), 비에이치(090460)(7.57%)로 집계됐습니다. 
 
동학개미운동의 재림이라 불러도 좋은 투자 주체별 수익률입니다. 과열 우려나 비이성적 고밸류 등 여러 지적과 분석이 쏟아지지만 개인적으로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증시 상황에서 손실을 입었던 개인투자자의 수익을 응원해 봅니다.
 
최성남 증권팀장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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