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일자리' 업종 추가…"외국 인력만으론 미봉책"
이달 중 '빈일자리 현장점검반' 설치·운영 계획
내달 '2차 빈일자리 해소방안' 발표…4개 업종 지원대상 포함
전문가 "외국인 수급은 미봉책…일자리 질 개선 선행돼야"
2023-06-15 06:00:00 2023-06-15 07:57:03
 
 
[뉴스토마토 김유진·정해훈 기자] 정부가 건설·해운·수산·자원순환 등 4개 업종을 구인난 업종으로 추가 선정하는 등 '빈일자리' 해결을 위한 외국인력 방안을 내밀었지만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외국인력으로 빈일자리를 채우는 것은 한계가 명확한 만큼, 노동환경 개선 등의 노력도 선행돼야한다는 조언입니다.
 
기획재정부와 고용노동부 등 관계부처는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 주재로 일자리전담반(TF) 6차 회의를 열고 '제2차 빈일자리 해소방안' 등을 논의했습니다.
 
통계청이 이날 발표한 고용동향을 보면 올해 4월 기준 빈일자리 수는 21만6000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4000명 줄었습니다. 빈일자리란 기업이 현재 구인활동 중이며 한달 안으로 일을 시작할 수 있는 일자리를 말합니다. 하지만 코로나 이전 대비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산업현장의 구인난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정부는 지난 3월 '제1차 빈일자리 해소방안'을 내놓고 일자리 전담반을 통해 후속조치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빈일자리 해소방안 대상 업종으로 제조업(조선·뿌리), 물류운송업, 보건복지업, 음식점업, 농업, 해외건설업 등 6개 업종을 선정한 바 있습니다.
 
조선업·뿌리산업 등 구인난이 심각한 업종을 중심으로 '신속취업지원 전담반'을 운영해 지난달 말까지 1만6000명의 채용을 지원했습니다. 또 조선업 희망공제 지원대상을 이달 9일 기준으로 1409명 선정하는 등 조선업 이중구조 개선의 상생패키지 지원방안을 추진 중입니다.
 
농촌의 일자리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계절근로자 쿼터를 1만3000명 늘리고 체류기간은 기존 5개월에서 최대 8개월까지 확대했습니다.
 
정부는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제6차 일자리 전담반 회의를 열고 '제2차 빈일자리 해소방안' 계획 등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사진은 광주의 한 건설현장에 정차된 레미콘 차량.(사진=뉴시스)
 
이번 논의에서는 인력난이 심각한 건설, 해운, 수산, 자원순환업 등 4개 업종을 추가했습니다. 업종별 맞춤형 인력유입 유도·근로조건 개선·매칭지원 강화·외국인력 활용 유연화 등 4개 부문별 지원방안도 마련할 계획입니다.
 
또 이달 중 업종별 전문가와 관계부처가 공동으로 참여하는 '빈일자리 현장 점검반'도 새롭게 설치하고 다음 달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제2차 빈일자리 해소방안'을 내놓을 예정입니다.
 
하지만 외국인력 유도에만 쏠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외국인력 유도가 빈일자리 해소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는 조언에서입니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빈일자리가 줄어들지 않는 원인을 '일자리의 질 문제'로 꼽았습니다. 이 교수는 "빈 일자리는 대부분 중소사업장의 일자리일 텐데 대기업이나 공공 부문과는 달리 여러 가지 처우가 큰 차이가 나고 열악하다는 것이 이미 많이 알려져 있다"며 "외국인 이주노동자를 받아서 수급 문제를 해결하려는 방식이 계속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격차가 워낙 크고 그들의 원·하청 거래 구조 때문에 대기업과 달리 중소기업의 일자리 질도 떨어지고 자연히 젊은 사람들은 기피하는 그런 일자리 문제가 계속되는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김유선 노동사회연구소 이사장은 "빈일자리를 기피하는 것은 일자리의 질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선호하지 않는 일자리라고 하면 그만큼 임금 차원에서 보상을 하거나 노동 조건을 개선해야 하는데 실제로 그런 일자리들의 사업자들이 그렇게 바꾸려고 하는 경우가 많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그러면서 "일자리가 바뀐다고 해도 내국인들이 갈 것이라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외국인 노동자들을 고용하게 되는데, 중요한 것은 들어오는 외국인 노동자들에게도 동등한 노동 조건을 보장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외국인력으로 빈일자리를 채우는 것은 한계가 명확하다는 지적도 잇따릅니다. 
 
임운택 계명대 사회학과 교수는 "외국인 근로자들이 주로 가는 곳은 중소 자영업 사업장이다. 우리나라 대기업들이 중소 자영업자들을 착취하는 구조고, 원하청 관계로 이뤄져 있는데다, 자영업은 과잉공급이 돼 있다"며 "시장 구조에 대한 근본적인 개혁 없이 중소상인들이나 중소기업을 위해 외국인 근로자들을 저임금으로 들여오겠다는 것은 장기적으로 봤을 때 위험할 수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이어 "내국인 청년들에 양질의 일자리를 어떻게 줘야 할지 고민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외국인 노동자들의 입국 문턱만 낮추면 건설업 등의 현장에서 내국인 청년과 외국인 노동자들의 갈등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며 "지금 당장 현장의 요구들을 충족시켜줄 수 있을지 몰라도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고 부연했습니다.
 
김남근 변호사(경제민주화전국네트워크 집행위원장)는 "그동안 경기 침체의 여파를 받았던 업종이 최근 좋아지고 있는데 일자리가 빠르게 확보가 안 되니까 외국인으로 일자리를 해결해 보겠다는 것"이라며 "단기적인 처방이 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장기적인 일자리 안정의 비전을 못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조금 어렵더라도 국내에서 안정적이고 좋은 일자리를 많이 늘려가지고 젊은 세대들이 안정적인 일자리를 찾게 하는 정책을 해야 되는데 단기적인 실적에만 매몰돼 가지고 그런 불안정한 일자리라도 장기간 늘리려는 정책을 써버리면 국내의 숙련공, 그런 숙련공을 지향하는 젊은 세대들은 일자리 구하기가 어려워진다"고 강조했습니다.
 
방기선 차관은 이날 "제2차 빈일자리 해소방안에서는 1차 대책 추진과정에서 수렴한 현장 의견을 바탕으로 기존 6개 업종에 대한 추가 보완과제를 마련하겠다"며 "국내건설, 해운업 등 인력난 호소가 큰 4개 업종을 추가로 선정해 부문별 지원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업종별 방안 외에도 고용서비스 확충, 외국인력 활용 유연화, 중소기업 근로조건 개선 등 제도적 인프라 확충도 병행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정부는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제6차 일자리 전담반 회의를 열고 '제2차 빈일자리 해소방안' 계획 등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사진은 채용박람회에서 공고를 살펴보는 구직자들.(사진=뉴시스)
 
세종=김유진·정해훈 기자 y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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