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학교 내 소규모 특수학교·특수학급 주변 시설 확충 필요"
(사각지대 특수교육) ④ 특수교육 전문가, '통합 교육' 중요성 강조
"특수학급 1~2개 운영하는 수준 안 돼…특수교감 두고 소규모 특수학교 수준 돼야"
"선진국, 특수학급 제반 시설 잘 갖추고 있어…장애 학생 위한 '라이프 코치'도 필요"
2023-06-19 06:00:10 2023-06-19 06:00:10
 
 
[뉴스토마토 장성환 기자] 특수교육 전문가들이 장애 학생들의 교육 환경 개선을 위해 일반 학교 내 소규모 특수학교 설치와 특수학급 주변 제반 시설 확충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 이를 통해 최종적으로는 '통합 교육'을 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겁니다.
 
"일반 학교 내 소규모 특수학교 통해 '통합 교육' 원활히 이뤄지는 방향으로 나가야"
 
18일 특수교육 전문가들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 특수교육은 공간과 인력이 아직 부족한 상황입니다. 이에 따라 특수학교와 특수학급의 수를 늘리되 질적인 부분을 신경 써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민천식 대구교육대 특수통합과 교수는 학령인구 감소로 생기는 일반 학교 여유 공간에 소규모 특수학교를 만드는 방안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장애 학생들이 가장 불편하다고 생각하는 게 거주지 근처에 교육받을 수 있는 곳이 없어 통학 거리가 멀다는 것인데 이렇게 하면 인근 일반 학교에 소규모 특수학교가 생길 수 있다"며 "게다가 특수학교를 새로 짓는 시간·자원도 절약되고 주민들이 반발할 일도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지금은 일반 학교에 특수학급 1~2개가량 운영하는 수준인데 그 정도로는 안 된다"면서 "학교별로 일반 교감이 아닌 특수교감을 따로 둬서 단순 특수학급이 아닌 소규모 특수학교 수준으로 운영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민 교수는 궁극적으로 이러한 일반 학교 내 소규모 특수학교를 통해 '통합 교육'이 원활히 이뤄지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특수학교나 특수학급은 '분리 교육'을 하는 것이므로 장애 학생과 일반 학생이 한 교실에서 배우는 '통합 교육'이 필요하다"며 "일반 학교에 소규모 특수학교가 만들어지면 같은 교장 체제에서 운영되니 '통합 교육'을 하는 데 불편함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특수교육 전문가들이 장애 학생들의 교육 환경 개선을 위해 일반 학교 내 소규모 특수학교 설치와 특수학급 주변 제반 시설 확충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 사진은 서울의 한 특수학교에 장애 학생이 등교하는 모습.(사진 = 뉴시스)
 
"중증 장애 학생, 제반 시설 때문에 특수학교 선호…특수학급도 제반 시설 갖춰야"
 
백은희 공주대 특수교육과 교수는 중증 장애 학생도 일반 학교 특수학급에서 교육받을 수 있도록 제반 시설을 잘 갖춰야 한다고 짚었습니다.
 
그는 "중증 장애 학생일수록 일반 학교 특수학급보다는 특수학교에 가려는 경향이 강한데 특수학교의 수는 특수학급에 비해 현저히 부족한 상태"라면서 "특수학교의 경우 교내에 중증 장애 학생에게 꼭 필요한 언어 치료·물리 치료 등을 받을 수 있는 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선호하는 편이다. 이에 따라 일반 학교 특수학급도 이 부분을 보완해야 한다"고 충고했습니다.
 
이어 "미국·일본 등의 선진국들은 특수학교를 운영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대부분 일반 학교 특수학급을 운영하면서 제반 시설을 잘 갖추고 있다"며 "우리나라는 이게 부족한 만큼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백 교수는 장애 학생들도 미래에 하고 싶은 꿈을 이루면서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라이프 코치(Life coach)'가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단순히 국어·영어·수학과 같은 과목만 공부하는 게 아니라 장애 학생들의 장점을 찾아내서 이를 키워줄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면서 "장애 학생이 어릴 때부터 이러한 장점을 발견하고, 이를 활용해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설계해 주는 '라이프 코치'가 있어야 한다. 아울러 장애 학생이 바람직한 행동으로 의견을 표현하도록 도와주는 '긍정적 행동 지원(PBS)' 시스템이 도입되면 좋겠다"고 밝혔습니다.
 
교육당국도 이 PBS 시스템에 관심을 가지고 학교 현장에 적용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2012년 행동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특수교육 대상 학생 7명을 선정해 PBS 전문가·대학생과 함께 행동 지원을 시작한 뒤 지난 10년간 개별 학생뿐만 아니라 학교 차원의 PBS 실천에 힘쓰고 있는 상황입니다.
 
학부모들은 '통합 교육'을 위해 일반 교육과정과 특수교육이 따로 다뤄지는 게 아니라 하나로 합쳐져야 한다고 요구합니다.
 
정순경 전국특수학교학부모협의회 고문은 "우리나라 일반 교육의 경우 '초·중등교육법'을 중심으로 이뤄지지만 특수교육은 '특수교육법'을 기반으로 한다. 이렇게 따로 운영되는 법부터 합쳐야 하지 않을까 싶다"며 "'초·중등교육법' 안에 '특수교육법'이 포함돼야 좀 더 원활한 '통합 교육'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의견을 표했습니다.
 
특수교육 전문가들이 장애 학생들의 교육 환경 개선을 위해 일반 학교 내 소규모 특수학교 설치와 특수학급 주변 제반 시설 확충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 사진은 서울의 한 특수학교 전경.(사진 = 뉴시스)
 
장성환 기자 newsman9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
인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