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언·폭행에 속수무책 특수교사들…"공적 기관·전문 시설 절실"
전국 특수학교·특수학급에 과잉·돌발 행동 하는 장애 학생 다수
특수교사들 고충 토로 "교사 혼자 모든 일 감당해야 해 힘들어"
"교정·치료할 수 없으니 같은 일 반복…외부 기관·전문가 도움 필요"
2023-05-08 06:00:10 2023-05-08 06:00:10
 
 
[뉴스토마토 장성환 기자] 특수교사들이 장애 학생들로부터 폭언·폭행 등을 당해도 지원받을 수 있는 기관·제도가 미비해 고충을 토로하고 있습니다. 교원단체는 장애 학생이 문제 행동을 했을 경우 믿고 맡길 수 있는 공적 기관이나 전문적인 상담·치료 시설이 필요하다고 요구합니다.
 
장애 학생 문제 행동 시 지원받을 수 있는 마땅한 기관 없어
 
7일 교육계에 따르면 현재 전국의 특수학교·특수학급에는 과잉·돌발 행동을 제어하지 못하고 반복적으로 하는 장애 학생들이 다수 있습니다. 특수교사들은 이러한 학생들로부터 폭언·폭행 등을 당하는 일이 잦으나 이에 대한 마땅한 지원책은 없는 상황입니다. 일반 학생들은 문제 행동을 하면 위(Wee) 센터 등의 기관에서 상담·교육 지원을 받을 수 있지만 장애 학생들의 경우에는 마땅한 지원 기관이 없습니다.
 
특수교사로 근무하고 있는 A씨는 "지적 장애나 자폐성 장애를 가지고 있는 학생들은 장애로 인해 과잉·돌발 행동을 할 때가 많은데 여자 선생님의 경우 체격이 큰 학생들이 이러한 행동을 하게 되면 위협적으로 느낄 수밖에 없다"며 "또 같은 공간에서 교육을 받는 시각·청각 장애 학생들은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기 어려워 큰 공포를 겪게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이런 모든 일을 교사 혼자 다 감당하려니 너무 힘들다"면서 "교사가 교육 활동에 집중할 수 있도록 외부 전문가나 기관이 도움을 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습니다.
 
특히 일반 교사들은 학생들로 인해 교육 활동을 침해받았을 경우 학교교권보호위원회를 열어 심리 상담 및 치료 등의 보호 조치를 받을 수 있지만 특수교사는 학생의 행동이 장애 특성 때문이라는 이유로 이마저도 힘든 게 현실입니다.
 
다른 특수교사 B씨는 "특정 학생이 문제 행동을 하게 되면 교사뿐만 아니라 같은 학급에서 수업을 듣는 다른 장애 학생이 피해를 당해도 지원받을 수 있는 게 없다"며 "장애 학생은 문제 행동을 했을 때 격리 조치할 기관도 없는 데다 비수도권 학교는 한 학교당 특수학급 1곳만 있는 경우도 많아 학급 교체도 할 수 없는 상태"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이렇게 학생의 문제 행동에 대한 교정이나 치료 등을 할 수 없으니 같은 일이 매번 반복된다"면서 "그 책임은 모두 교사가 져야 하니 심리적·육체적으로 지친다"고 호소했습니다.
 
특수교사들이 장애 학생들로부터 폭언·폭행 등을 당해도 지원받을 수 있는 기관·제도가 미비해 고충을 토로하고 있습니다. 사진은 장애 학생들이 수업을 받고 있는 모습.(사진 = 뉴시스)
 
특수학교·특수학급 대상 실태조사 진행해야…특수교사 정원 확충도 필요
 
교원단체는 교육당국이 이러한 부분에 대한 실태조사를 진행한 뒤 특수교사 보호 대책과 위기 학생의 치료 및 회복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조성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한국교총) 대변인은 "전국의 특수학교와 특수학급을 대상으로 위기 학생 행동 유형, 교육 활동 침해 정도, 피해 교원 보호 조치 상황, 위기 학생 대상 전문 상담·치료 지원 제도, 상담·치료 시설 현황 등에 대한 실태조사를 하는 게 우선"이라며 "이후 위기 학생을 믿고 맡길 수 있는 공적 기관이나 수업 일수를 인정해 주는 전문적인 상담·치료 시설을 설치해 학생이 교정받은 뒤 학교로 복귀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매년 특수교육 대상 학생이 7000~8000명씩 증가하는데 법정 정원 배치율은 83%에 불과한 만큼 특수교사 정원 확충도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특수교사들이 장애 학생들로부터 폭언·폭행 등을 당해도 지원받을 수 있는 기관·제도가 미비해 고충을 토로하고 있습니다. 사진은 지난 19일 광주 서구 광주시교육청 앞에서 광주장애인부모연대가 '방학 중 장애 학생 돌봄 대책 마련'을 요구하면서 팻말을 들고 있는 모습.(사진 = 뉴시스)
 
장성환 기자 newsman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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