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내우외환 빠진 카카오…신사업 성공 열쇠는 '노사 맞손'
엔터프라이즈·엔터테인먼트 구조조정에 노조 반발
하반기 신사업 전개, 구성원 '협력'에 달렸다
2023-08-08 06:00:00 2023-08-08 06:00:00
이 기사는 2023년 08월 4일 15:11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조은 기자] 카카오(035720)가 계열사 실적 부진으로 구조조정에 나섰지만 직원들의 반발이 거세다. 노조는 크루 유니온을 결성하고 집회에 나서며 고용 안정화를 촉구했다. 카카오는 하반기에도 엔터프라이즈, 엔터테인먼트 등 자회사를 통해 신사업을 전개할 예정인 가운데 사측과 노조 간의 원만한 합의가 필요해 보인다.

 

3일 카카오에 따르면 올 2분기 매출은 2425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18223억원) 대비 2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135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1710억원) 대비 34% 감소했다.

 

분기 매출이 2조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041510))의 호실적이 반영된 것이 주요했다. SM엔터테인먼트는 이번 2분기 매출 2398억원, 영업이익 357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0%, 84% 증가한 수치다.

 

SM 연결 편입 실적을 제외하면 올 2분기 카카오 연결 매출은 18040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 줄고, 영업이익은 1007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41% 감소했다. 이로써 카카오의 SM 인수는 잘했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기존 계열사의 실적 부진 문제는 아직 과제로 남아 있다.

 

7월24일 오후 경기 성남시 카카오판교아지트 앞 광장에서 민주노총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 지회 조합원들이 고용 불안 해소 등을 요구하며 집회를 벌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카카오, 실적 악화에 계열사 구조조정’…노조 집회 맞불

 

카카오는 최근 자회사들이 줄줄이 영업적자를 기록하면서 실적 부진에 시달렸다. 지난 1분기 카카오는 매출 17403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5.4% 증가했다. 영업이익 711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1587억원)에서 55.2% 반절 수준으로 감소했다. 당기순이익도 13221억원에서 638억원으로 급감했다.

 

결국 카카오는 지난해 당기순손실이 1000억원을 넘어가는 카카오엔터프라이즈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를 중심으로 구조조정에 나섰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지난 17일부터 클라우드 부문을 제외하고 전 부문에서 희망퇴직을 받았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지난달 NCP(넥스트 챕터 프로그램)이라는 희망퇴직 제도를 도입했다. 경력 10년 이상의 직원을 대상으로 이직·전직 기회를 지원하고 퇴직금을 지급한다. 카카오게임즈 자회사 엑스엘게임즈도 최근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이에 카카오 노조 크루 유니언은 지난달 26일 단체행동에 돌입했다. 노조 300여명이 지난달 26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에 있는 카카오 사옥 앞에서 고용 안정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노조 측은 구조조정 과정에서 회사 측의 일방적인 희망퇴직 통보가 있었다며, 심지어 일부 계열사 직원들은 회사 관계자로부터 희망퇴직 신청을 회유 받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백상엽 전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대표가 지난 5월 자진 사임했으나, 이후 비상근 고문으로 또다시 위촉된 것에 문제를 제기했다.

 

문어발식 확장에자회사 등골 휘청

 

특히 노조가 문제 삼은 것은 회사의 경영 방식이다. 카카오 노조 측은 제대로 준비된 서비스도 없이 무리한 분사를 추진해 임직원과 회사 모두 고통 받았다”라고 주장했다.

 

카카오는 자회사를 분사해 상장하는 방식으로 몸집을 불려왔다. 올 초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SM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면서 종속기업으로 편입된 회사만 29개에 달한다. 현재 카카오 계열사 개수는 167, 주요 종속회사수는 30개다. 이 중 상장사는 각각 7, 6개다.

 

 

 

특히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2019년 첫 분사 이후 한 번도 흑자를 내지 못한 아픈 손가락으로 꼽힌다. 2021 900억원에 달하던 영업적자는 20221406억원으로 확대됐다. 당기순손실도 2021946억원에서 지난해 1612억원으로 늘어났다.

 

또한 이자보상배율이 3년 연속 1을 넘지 못하면서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한계 기업에 처했다. 이자보상배율은 2020 -90, 2021 -36, 2022-44를 기록했다. 이자보상배율은 영업이익에서 금융비용을 나눈 값인데, 이 값이 1을 넘지 못하면 영업이익으로 금융이자도 내지 못한다는 의미다. 3년 이상 이자보상배율이 1 이하일 경우 그 기업은 좀비기업 즉 한계기업으로 불린다.

 

여기에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카카오로부터 지난해 121000억원, 71000억원 총 2000억원을 단기차입금으로 빌린 상태다. 지난해 부채비율은 적정 수준을 훌쩍 넘어선 305%에 달한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경우 2021년 대비 20022년 매출은 12469억원에서 18648억원으로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96억원에서 영업손실 138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당기순이익도 298억원에서 6298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사진=연합뉴스)

 

카카오, 2챕터 가려면노조와 합의 시급

 

이 와중에 카카오는 구조조정을 진행 중인 계열사를 중심으로 하반기 신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카카오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 SM엔터테인먼트와 협력해 3사 합병 북미 통합법인을 출범할 계획이다. 카카오엔터의 뮤직, 스토리, 미디어 부문과 SM의 음악 및 아티스트 IP를 결합한 글로벌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아울러 카카오는 자회사 카카오브레인에서 개발 중인 인공지능(AI) 모델을 10월 이후 공개할 예정이다. AI 투자를 지속하면서 연구 인력 및 인프라를 확대하는 과정에서 손실 규모는 3000억원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대해 카카오는 2분기 실적발표 후 진행된 컨퍼런스 콜에서 카카오엔터프라이즈에서 제공 가능한 AI 클라우드 인프라 활용을 확대하면서 투자 비용을 내재화할 것이라며 현재 AI 사업이 급속도로 진행되는 가운데 향후 투자 규모는 앞으로 카카오 체력 내에서 감내 가능할 정도로 적정 수준으로 조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카카오가 원하는 대로 사업 구상을 실현하려면 자회사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해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카카오가 구조조정을 통해 인력을 감축하고 있는 가운데 기존 직원들의 업무량이 가중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이에 대해 카카오 관계자는 <IB 토마토>와 인터뷰에서 “AI 모델을 개발하는 등 (사업을 하면서) 계열사 간의 협업이 이뤄져야 한다. 다만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클라우드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구조조정을 하고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도 사업 구조 효율화를 진행하고 있는 것이라 개개인의 업무량에 대해 본사가 알기는 어렵다”라노조 측과는 내부적으로 대화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조은 기자 joy828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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