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아들 학폭·방송장악' 난타전…이동관 '부인'(종합)
국회 과방위 인사청문회…이동관 "폭력 일부 있었을 것"
'국정원 문건'에 "모르는 보고서…기억 못하고 부탁 안해"
2023-08-18 18:12:35 2023-08-18 18:12:35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18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자리에 앉아 있다.(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윤혜원 기자] 이동관 방송통신위원회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이 후보자 아들의 학교폭력과 ‘방송장악’ 의혹 등을 놓고 여야가 격돌했습니다. 야당은 이 후보자가 자신과 관련한 의혹에 대해 거짓과 부인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맹공했습니다. 여당은 야당이 일방적 의혹을 제기하고 전 정권의 잘못은 묵인한 채 이 후보자를 공격한다며 맞불을 놨습니다.
 
야, 학폭 집중 추궁…여 “교육적 해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18일 전체회의를 열고 이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진행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서동용 민주당 의원은 이 후보자 아들 학폭 의혹과 관련해 “이 후보자가 아들 학폭 무마 의혹 등에 대한 자료를 요구했더니 사생활을 거론하며 거부했다”며 “아들의 학폭 사실을 기록한 두 장의 진술서를 본 적 있냐”고 물었습니다.
 
이 후보자는 “본 적이 없다. 언론을 통해 이런 것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공식 진술서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또 “이 경우 제일 중요한 것은 아무도 그 현장을 본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폐쇄회로(CC)TV도 없다”고 말했습니다.
 
같은 당 장경태 의원이 “폭력 사실을 인정하냐”라고 묻자 이 후보자는 “일부 있었을 것”이라면서도 “그 내용을 어떻게 다 확인하느냐”라고 반문했습니다. 강득구 의원이 이 후보자를 향해 “진술서가 가짜뉴스라고 한다. 후보자야말로 가짜뉴스의 진원지”라고 하자 이 후보자는 “뭐 밝혀질 것이다. 어디가 가짜뉴스인지”라고 받아쳤습니다.
 
홍석준 국민의힘 의원은 “당시 학생들이 화해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었고, 학생들이 친구가 강제 전학하는 것을 강력하게 반대한 것으로 안다”며 “이 후보자가 압력을 행사해 학폭위원회가 열리지 않도록 했다거나 압력을 행사했다는 건 사실이 아닌 것 같다”고 평가했습니다. 이 후보자는 “그렇게 알고 있다”며 “얼토당토않은 얘기”라고 답했습니다.
 
같은 당 김병욱 의원은 학폭 의혹을 2015년 제기한 전경원 교사를 거론하며 “일종의 징계리스크가 닥친 상황에서 이를 무마하고자 학내 문제 아닌 문제를 퍼뜨리며 내부고발자 행세를 한 것”이라며 “당시 학생들을 상담했던 한 선생님이 전 선생님에 대해 그러지 말라며 12일 동안 단식을 했다”고 언급했습니다.
 
허은아 의원은 “이 후보자 아들의 경우는 소송전을 가지 않고 당사자 화해가 이뤄졌고, 피해 학생이 선생님을 찾아가 선처를 부탁했다고 한다”며 “오히려 교육적 해결로 마무리된 사례”라고 말했습니다. 또 “공직자 자녀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다짜고짜 부모가 죄인이라 하는 것은 전근대적이고 구태적 발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여 “내로남불”…야 “야당 공격이 질의냐”
 
이명박 정부 당시에 청와대 홍보수석이었던 이 후보자가 국가정보원 파견 직원으로부터 언론장악 문건 작성을 요청, 보고받고 실행에 관여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윤영찬 민주당 의원은 “ 국정원에서 행정관을 파견받으려면 수석 동의와 사인이 없으면 안 된다”라며 “어떻게 수석실에 20명이 채 안 되는 행정관을 모를 수 있느냐”고 물었습니다. 이에 대해 이 후보자는 “그 사람의 존재를 그때는 진짜 몰랐다”며 “최근에 얘기를 들었다”고 답했습니다.
 
윤두현 국민의힘 의원이 “청와대 동정이나 정책 관련해 오보, 왜곡 보도, 오해에 의한 보도가 있으면 그냥 두냐. 아니면 잘못 안 거니까 바로 잡아 달라 요청하냐”고 묻자 이 후보자는 “당연히 소통의 한 수단”이라며 “제출된 자료 대부분은 모니터한 자료로 보인다. 저희가 모르는 가운데 보고서가 왔고 기억하지 못하는, 부탁한 적이 없는 자료다. 국정원 자료까지 어떻게 책임지냐”고 되물었습니다.
 
이 후보자는 문재인정부 시절 공영언론사에 ‘적폐 청산’을 기치로 설치돼 내부 감사 등을 주도한 위원회들에 대해 “홍위병 운동과 유사한 성격이라 생각한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하영제 무소속 의원이 이 후보자에 MBC 정상화위원회, YTN 적폐청산위원회 등의 기능에 대한 생각을 질의하자 이 후보자는 “막후에 누가 있었는지, 지휘하는 ‘보이지 않는 손’인지 사실 알고 있지만 드러나지 않았을 뿐”이라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날 주질의 마지막 발언에 나선 장제원 과방위원장이 야당을 향해 “도둑이 제 발 저린 것인지, 자신들의 기득권을 놓지 않겠다는 마지막 발악이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든다”고 비난해 야당이 거세게 반발하는 풍경도 빚어졌습니다. 장 위원장은 “청문회 현장이 내로남불의 극치라는 생각이 든다”며 “문재인정권에서 일했다 하는 분들이 이 후보자에 대해 공정성을 논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에 야당 과방위원들은 “야당 공격이 청문회 질의인가”라며 항의했습니다. 이 후보자는 “좋은 말씀 깊이 새겨 공정한 소통의 장이 만들어지도록 노력하겠다”며 “방송장악 기술자라는 비판이 있을 수 있다 생각하지만, 참담하고 부끄럽다. 공정하고 객관적 정보가 유통되는 언론 환경을 만드는 데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발언했습니다.
 
윤혜원 기자 hwy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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