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리아 고용량 제형 EU 승인…바이오시밀러 업계 '촉각'
2024-01-11 14:13:13 2024-01-11 15:11:46
 
[뉴스토마토 고은하 기자] 황반변성 치료제 '아일리아(성분명 애플리버셉트)'의 고용량 제품이 시판 허가를 받으면서 국내 바이오시밀러 개발사들이 촉각을 세우고 있습니다.
 
11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독일 바이엘사는 기존 아일리아보다 용량을 4배 높인 아일리아HD와 관련해 유럽의약품청(EMA)으로부터 시판 허가를 획득했습니다. 앞서 유럽 의약품감독국(EMA)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는 지난해 11월 아일리아 8㎎ 고용량 제형에 대해 허가를 권고하는 긍정적인 의견을 제시한 바 있습니다. 
 
아일리아는 바이엘과 리제네론 파마슈티컬스가 공동 개발한 안질환 치료용 바이오의약품입니다. 현재 국내 바이오시밀러 개발사로는 삼성바이오에피스, 셀트리온(068270), 삼천당제약(000250)이 글로벌 3상을 완료했습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미국, 유럽에 'SB15', 셀트리온은 미국, 캐나다, 유럽, 국내에 'CT-P42'에 대한 허가를 신청했습니다. 삼천당제약은 지난해 11월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SCD411'의 유럽 5개국 독점 판매권 획득, 국내 품목허가를 신청했습니다. 삼천당제약 관계자는 "허가를 취득하는 대로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판매를 시작할 계획이며, 계약이 체결되지 않은 지역 및 국가도 현재 계약 협상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옥. (사진=삼성바이오에피스)
 
알테오젠(196170)은 올해 상반기 내로 황반변성 치료제 아일리아의 바이오시밀러 'ALT-L9'의 임상 종료를 앞두고 있습니다. ALT-L9는 아일리아의 특허를 회피할 수 있도록 개발됐으며 알테오젠은 각종 특허를 바탕으로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시장에 진출한다는 계획입니다.
 
다만 바이엘사의 '아일리아 고용량 버전'이 EU로부터 승인을 받은 만큼 바이오시밀러 업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번에 허가받은 제품은 바이오시밀러보다 고용량인데다 시장의 확대성에 따라 바이오시밀러 업계가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평가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아일리아 고용량 버전의 시장 재패 여부가 관건으로 보인다"면서도 "2022년 규모로 아일리아 시장은 약 12조 원에 달하기 때문에 업계에선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고용량 버전이 시장을 장악하게 되면 바이오시밀러 기업들도 변경 허가 신청을 통해 고용량을 출시하는 등의 대비 전략을 펼칠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 미국 휴미라 시장에서 고농도 제품이 85%의 점유율을 보이면서 국내 바이오시밀러 개발 업계도 기존 용량보다 늘린 제형을 출시해 국내 판매허가를 추가 획득한 사례가 있습니다. 셀트리온은 2021년 허가받은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유플라이마'의 기존 용량보다 두 배 늘린 80㎎ 용량 제형의 국내 판매허가를 추가 획득했습니다. 
 
따라서 아일리아HD의 시장 점유율에 따라 국내 바이오시밀러 시장도 휴미라의 전철을 밟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또 다른 바이오시밀러 개발 업계 관계자는 "아일리아 고용량 버전이 시장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할 게 될지는 유심히 지켜봐야 한다. 제품이 시판허가를 받은 단계에 불과하기 때문에, 시장에 출시되고 판매 추이를 보면서 전략을 펼쳐야 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고은하 기자 eunh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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