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크론한텍, 유동성 위기 없다더니 현장선 디폴트 우려
오뷰코스타 분양 낙관하는데…현지 상가 대부분 공실
'90% 분양' 인근 상가는 수분양자와 분양대금 소송
생숙·물류센터 집중된 PF…임차인 못찾으면 공매 가능성도
2024-01-17 06:00:00 2024-01-22 15:31:05
 
 
[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대규모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떠안은 웰크론한텍(076080)이 유동성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웰크론한텍은 책임준공 미이행이 발생한 사업장의 분양률이 양호하다며 선을 긋고 있으나, 부동산업계와 현지 중개업소들은 시각은 다릅니다. 디폴트(채무불이행) 가능성도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자기자본 80% PF 인수에도 유동성 위기없다
 
웰크론한텍이 시공 중인 오뷰코스타.(사진=박준형 기자)
 
지난 11일 웰크론한텍은 홈페이지를 통해 <뉴스토마토> 등이 제기한 ‘부동산 PF발 유동성 위기’를 반박했습니다. 웰크론한텍은 “PF 채무상환은 대주단과 협의를 통해 7월1일까지 유예받았다”며 “분양대금으로 PF를 상환하는 데 무리가 없을 것으로 판단돼 PF대출 만기에 따른 유동성 위기발생 가능성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웰크론한텍이 대규모 부동산 PF대출을 떠안게 된 것은 시흥시 거북섬 시화멀티테크노밸리(MTV)에 시공 중인 ‘오뷰코스타’의 공기 연장 때문입니다. 웰크론한텍은 지난 2021년 오뷰코스타 시공을 맡으면서 이달 1일까지 책임준공 계약을 체결한 바 있습니다. 당초 완공예정일은 지난해 8월이었지만, 공사 중단 등이 겹치면서 공기가 길어졌고 책임준공일(1월1일)까지 공사를 끝내지 못했습니다. 
 
공기 연장으로 시공사인 웰크론한텍은 시행사인 디에스코스타의 부동산 PF대출 520억원을 인수하게 됐습니다. 이는 지난해 웰크론한텍 자기자본(665억원)의 78.2%에 달합니다.
 
대규모의 부동산 PF를 떠안으면서 웰크론한텍의 유동성 우려가 불거져 주가도 급락했습니다. 지난 2일 3440원에 마감했던 웰크론한텍의 주가는 지난 9일 장중 2680원까지 추락하며 52주 신저가를 기록했습니다.
 
2월 분양률 50% 예상…"지나치게 낙관적"
 
웰크론한텍이 부동산 PF 상환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는 근거는 오뷰코스타의 분양률입니다. 웰크론한텍에 따르면 부동산 PF 상환에 필요한 ‘오뷰코스타’ 분양률은 약 57%입니다. 지난달 기준 오뷰코스타의 분양률은 약 27%입니다. 웰크론한텍은 2월 말 분양률이 50%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오뷰코스타는 지하 5층에서 지상 15층 건물입니다. 1층부터 5층까지는 위락시설 등 상가로 구성되며 6층부터 15층은 생활형숙박시설(163실)과 일반숙박시설(호텔 66실)로 구성될 예정입니다. 웰크론한텍은 “생활형숙박시설 외 일반 숙박시설과 근린생활시설(호텔, 상가 등)에 대한 분양률까지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다만 현장에선 침체되어 있는 거북섬 인근의 분양시장을 웰크론한텍이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생활형숙박시설은 수요가 메마른 상황이고 인근 상가들도 대부분 비어있다는 설명입니다. 생활형숙박시설의 경우 아파트 대체상품으로 설계됐지만, 주거형 오피스텔로 용도변경을 하지 않으면 거주 자체가 불법이 되기 때문에 수요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습니다.
 
현지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시공사와 분양대행사가 정보를 꽁꽁 감추고 있어서 분양이 어느 정도 진행됐는지 잘 알지는 못한다”면서도 “생활형숙박시설은 수요가 전혀 없고 오뷰코스타 건너편에 대규모로 조성된 상가 역시 수분양자들과 분양대금 반환소송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오뷰코스타 인근 임차인을 찾지 못해 텅 빈 상가 모습. (사진=박준형 기자)
 
6000평 상가에 입점점포 단 1곳…노른자 땅도 공매
 
실제 지난 12일 방문해 둘러본 거북섬 부동산 시장은 아파트를 제외한 상당수 사업장이 완공 후에도 미분양 및 공실로 남아 있는 등 상당히 침체돼 있었습니다.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인 오뷰코스타 바로 건너편에는 약 6000평 부지에 지하 1층~지상 3층 규모의 복합스트리트몰이 자리 잡고 있는데요. 224개 호실의 대규모 상가에 입점한 점포는 편의점 1개가 유일했습니다. 해당 상가도 분양 당시엔 90%의 분양률을 기록했으나 지금은 수분양자들과 분양대금 반환 소송을 진행 중입니다.
 
거북섬 일대의 경우에도 주요 개발사업 상당수가 사업추진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예정됐던 대관람차를 비롯해 아쿠아테마공원, 키즈파크, 무료 풀장 등의 착공과 준공이 연기됐습니다. 대형 호텔이 들어올 예정이었던 부지들도 브릿지론 만기 연장 등에 실패하면서 공매로 나왔습니다. 시흥시 정왕동 2724, 2725-1번지(1만5574㎡, 4711평)와 2723, 2723-1번지(9810㎡, 2967평)는 지난해 8차례 공매가 진행됐으나 모두 유찰됐습니다.
 
웰크론한텍은 개선된 부채비율과 유동비율로 재무건전성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업계에선 디폴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습니다. 7월까지 목표분양률을 맞추지 못할 경우 회사가 채무를 갚아야하는데 유동자산 대부분이 매출채권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웰크론한텍이 지난 3분기 기준 책임준공약정을 맺은 사업장은 △오뷰코스타 △안성 아레나스 물류센터 △이천 이황리 물류센터 등 2470억원 규모에 달하는데요. 지난 3분기 말 웰크론한텍의 유동자산은 1134억원으로 전년 말(1565억원) 대비 27.5% 감소했으며, 현금성자산은 241억원에서 11억원으로 95.4% 급감했습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생활형숙박시설이나 물류센터 등 비주택은 준공되더라도 임차인이나 화주가 나타나지 않아 공매를 진행하는 사례가 많다”며 “책임준공기한 연장에 대한 조건으로 시공사가 비주택에 대한 활용의무까지 지게 하는 경우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뉴스토마토>는 웰크론한텍이 지급보증한 오뷰코스타와 물류센터의 분양 상황 및 유동성 위기에 대해 묻기 위해 회사와 수차례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습니다.
 
이천시 위치 물류센터 모습. 웰크론한텍은 해당 물류센터의 책임준공과 별개로 5월31일까지 채무인수를 보증했다. (사진=박준형 기자)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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