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버티기 돌입 시 '끌어내릴' 수단 없다
당헌·당규상 비대위 해산 규정 없어
'윤핵관' 이철규 "드릴 말씀 없다"
2024-01-22 18:00:00 2024-01-22 19:21:08
 
 
[뉴스토마토 신태현·유근윤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여당 대표에 오른 지 한 달 만에 최대 위기를 맞았습니다. 최대 관전 포인트는 사퇴 요구를 거부한 한 위원장의 거취인데요.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들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국민의힘 당헌·당규에는 비대위원장 사퇴 및 비대위 중도 해산 관련 규정이 없습니다. 이에 따라 향후 소집될 의원총회가 여권 내부 권력구도의 분수령이 될 전망입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준석 최고위'는 붕괴…의총이 분수령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 위원장이 '버티기'를 선언하면서 비대위원장직에서 내려오게 하려면 강제적인 수단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과거 윤 대통령과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 갈등에서는 대표가 징계를 받고 최고위원들의 사퇴로 최고위원회의가 붕괴하면서 비상대책위원회로 이어진 바 있습니다. 지난 2022년 9월5일 국민의힘은 선출직 최고위원 및 청년최고위원 중 4인 이상의 사퇴 등 궐위를 비대위 구성 전제로 하도록 당헌을 개정했었습니다.
  
하지만 최고위원회의와는 달리 당헌·당규에 비대위를 붕괴시키거나 비대위원장을 끌어내릴 수단은 없습니다. 당헌에 비대위를 설치할 수 있는 요건, 비대위원장의 궐위 및 사고 때 권한·직무 대행, 비대위 존속기간 6개월 상한 및 1회 연장 등에 대해서 규정이 있을 뿐입니다.
 
내부 규정으로는 쫓아낼 수 없기 때문에 정치적인 압박을 가해 쫓아내는 게 관건입니다. 이번 주 의원총회가 열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의총은 원내대표가 필요하다고 인정하거나 재적의원 10분의 1 이상의 요구가 있으면 열립니다. 국민의힘 의원 113명 중 최소 13명만 요구하면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윤핵관'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 위원장 거취 문제에 대해 "정치권은 다양한 얘기들이 많고 의원들 개개인의 입장이 있다"며 "드릴 말씀 없다"고 답변을 피했습니다.
 
이철규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이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공천관리위원회 1차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
 
"예상 빗나간 사태…윤석열 이기면 총선 '꽝'"
 
이에 대해 수도권에 출마하는 한 국민의힘 초선의원은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기에는 너무 리얼하다"며 "예상을 빗나간 일"이라고 평했습니다.
 
이 의원은 "의원들끼리 도는 이야기 없고 당내 분위기는 '아직까지'는 잠잠하며 연판장 같은 것 돌리자는 얘기는 없다"면서 "지금 여론조사하고 있다. 컷오프(하)니까 침묵하고 있는 것"이라고 현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이어 "논리상으로 한 위원장이 물러날 기미가 없다"며 "논리상으로 한 위원장이 이겨야지 그나마라도 봉합되고 윤석열 대통령이 이기면 당은, 총선은 '꽝'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한 위원장도 100명이 (자기를) 탄핵한다고 해도 자기가 틀렸다고 생각 안 하면 안 물러나는 성격(일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강원도 강릉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강원동계청소년올림픽 개회식에서 개회선언을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실제로 의원들 사이에서는 발언을 조심하는 분위기도 감지됐습니다. 영남 지역구를 둔 한 다선 의원은 한 위원장과 대통령실 간 갈등에 대한 의원들 분위기나 본인 생각을 묻는 질의에 "뉴스를 오늘 봐서 상황을 잘 모르겠다"며 답변을 회피했습니다.
 
다른 의원실 관계자는 "한동훈이 버티겠다고 하면 버티는 것"이라며 "지금 한동훈 나가면 대안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분란 나오는 거 보면 당장 (여론조사) 수치로 나올 것"이라며 "떨어지는 소리가 들리면 또 더 분란이 일어나지 않을까 싶다"고 우려했습니다. 그러면서 "또 '네 탓 내 탓' 할 텐데. 사람들도 그렇게 가면 망한다는 것을 안다"고 부연했습니다.
 
한 위원장을 내쫓을 명분과 실리가 부족하다는 인식 속에 성토를 위한 의총이 열릴지 회의론도 돕니다. '김건희 리스크'를 우려하는 비윤계가 한 위원장과 결사적으로 전선을 형성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당 관계자는 "긴급 의총 내세워서라도 한동훈을 어떻게 하겠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현재는 슬슬 잦아드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신태현·유근윤 기자 htenglis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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