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행동주의펀드, 금감원장 면전서 '주주환원' 옥신각신
자사주 처분 등 시각차 극명
얼라인 "자리 마련한 것에 큰 의미"
이복현, 건전한 기업지배구조 형성 강조
2024-04-18 15:39:46 2024-04-18 18:22:46
 
[뉴스토마토 신대성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직접 대기업, 행동주의펀드 관계자와 간담회를 열어 장기성장을 위한 주주가치 제고와 지배구조 개선을 강조했습니다. 참석자들은 이런 자리를 마련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면서도 자사주 처분 등 주주환원 등에 관해 대립하며 입장 차를 재확인했습니다. 
 
이 원장은 18일 금융투자협회에서 '기업과 주주행동주의의 상생·발전을 위한 간담회'를 개최했습니다. 금융당국이 주주행동주의에 대해 균형감 있는 시각을 견지하기 위해 각계의 의견을 직접 들어보겠단 취지입니다. 이 자리에는 행동주의펀드를 운용하는 기관들과 재계, 유관기관 관계자들이 참석해 돌아가며 의견을 발표하는 방식으로 진행됐습니다. 
 
이날 참석자들은 이런 토론 자리를 마련했다는 것에 의의를 두고, 기업의 장기 성장에 목표를 두고 기업가치를 제고해야 한다는 큰 틀에는 공감대를 나타냈습니다. 하지만 서로의 의견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주주환원에 대한 투자자와 기업의 입장차를 다시 확인했습니다.
 
특히 자사주 이슈를 두고 의견이 엇갈렸습니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자사주 처분에 관해선 시각 차이가 극명하다"면서 "대주주 경영권 강화를 위한 도구로 악용되는 측면이 있단 주장과, 특정 회사만의 문제가 아니라 현 제도 안에서도 할 수 있는 방법론적인 측면에서 적합하다는 입장이 대립했다"고 전했습니다. 
 
행동주의펀드 기관들은 주주행동주의 활동에 대한 부정적 시각과 기업의 비협조에 따른 주주권 행사에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했습니다.
 
기업들은 주주행동주의가 기업의 평판과 경영 안정성에 미칠 수 있는 부정적인 영향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면서 기업을 위한 제도 보완 필요성을 주장했습니다. 특히 지주회사 전환 시 자사주를 활용하는 것은 회사의 합리적인 경영 의사결정으로 봐야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원장은 행동주의 기관에 "장기 성장전략을 기업과 주주들에게 적극적으로 제시해달라"면서도 "단기수익만을 추구하는 무리한 요구는 기업의 장기 성장동력을 저해할 뿐만 아니라 자본시장 발전에도 장애물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원장은 올해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제안 93건 중 주주환원 2건, 이사선임 안건 등 26건만 가결돼, 가결율이 30%에 그쳤다는 점을 지적하며 "주총 결과에서 보듯, 행동전략이 탄탄하지 못하면 주주들의 공감을 얻지 못하고 공허한 캠페인으로 끝날 수도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기업 관계자들에겐 재계가 반발하고 있는 지배구조 개선에 대해 언급했습니다. 이 원장은 "기업은 주주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정당한 요구에는 적극 소통해야 한다"며 "기업은 주주가치 제고와 건전한 기업지배구조 형성을 위한 노력을 지속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또 "주주들이 스마트폰 앱을 활용하여 직접 주총 안건을 제안할 수 있는 시대"라며 "주주행동주의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 요구 등 다양한 활동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습니다. 
 
이 원장은 "그동안 금융당국은 배당절차를 개선하고, 자산운용사 의결권 행사 가이드라인을 개정하는 등 자본시장 발전과 주주 권익제고를 위해 지속적으로 힘써왔다"면서 "앞으로도 주주행동주의 활동과 기업의 대응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계속 살펴보겠다"고 말했습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8일 금융투자협회에서 행동주의 기관들과 관련기업 및 시장관계자들을 불러모아 간담회를 진행했다.(사진=뉴스토마토)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 대표는 이날 간담회를 마치고 취재진에게 "이런 자리 자체를 마련하는 것만 해도 너무 큰 의미가 있다고 본다"면서 "각자 합리적으로 여러 가지 논리를 들어서 돌아가면서 행동주의 펀드, 기업, 시장전문가들이 돌아가면서 균형 있게 얘기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박형순 안다자산운용 대표는 "주주행동주의가 국내에선 아직 초기 단계여서 정부가 각계 입장을 우선 경청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 같다"면서 "(기업과)대립하는 부분이 있지만 자본시장 선진화에는 도움이 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한국 증시 디스카운트 해소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밸류업 프로그램의 한 축으로 행동주의가 건전하게 자리 잡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습니다. 
 
한국ESG기준원과 국민연금 등 시장관계자들은 기업과 주주의 장기적 이익을 지향한다면 긍정적으로 평가해 주주가치 증대에 기여하는지 여부를 심도 있게 분석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투자자들에게 해당 활동이 투명하게 공개될 수 있도록 공시 체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제시했습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주주행동주의 기관에서 황성택 트러스톤자산운용 대표, 강성부 KCGI 대표, 박형순 안다자산운용 대표,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 대표, 차종현 차파트너스자산운용 대표가 참석했습니다. 
 
기업 및 유관단체에서 박경신 KT&G 상무, 양승주 DB하이텍 부사장, 천상영 신한금융지주 재무부문장, 송종근 JB금융지주 부사장, 정우용 상장사협의회 정책부회장, 김준만 코스닥협회 본부장, 강석구 대한상공회의소 본부장이 참석했습니다. 아울러 이동섭 국민연금공단 수탁자책임실장, 송민경 한국ESG기준원 선임연구위원,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천성대 금융투자협회 증권선물본부장 등 시장 전문가 등도 자리했습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금융투자협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기업과 주주행동주의의 상생·발전을 위한 간담회에 참석해 참석자와 인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신대성 기자 ston947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창경 정책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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