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끼고 수수료 낮추고…삼성운용, ETF 1위 '흔들'
2위 미래운용과 점유율 격차 4.4%p→2.4%p
미국 ETF 4종, 업계 최저보수 적용…상품 차별화 대신 보수 인하 전략
2024-04-24 06:00:00 2024-04-24 08:54:56
[뉴스토마토 심수진 기자]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1위인 삼성자산운용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시장 점유율 2위 미래에셋자산운용이 턱밑까지 쫓아오자 삼성자산운용은 최저 보수를 앞세우고 카피캣(모방) ETF 상품까지 출시하며 경쟁에 나선 모습입니다.
 
2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의 ETF 순자산총액(AUM)은 53조9324억원(4월19일 기준)입니다. 시장 점유율은 39.3%입니다. 2위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의 AUM은 50조5484억원, 36.9%의 점유율로 삼성자산운용을 추격하고 있습니다. 
 
ETF 시장 1,2위인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올 들어 나란히 AUM을 50조원대로 끌어올린 가운데,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삼성자산운용과의 점유율 격차를 좁히고 있습니다. 양 사의 점유율 격차는 작년 말 3.4%포인트에서 최근에는 2.4%포인트로 좁혀졌습니다. 지난해 초 4.4%포인트였음을 고려하면 2%포인트 넘게 줄었습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매서운 추격에 삼성자산운용은 1위 자리를 지키기 위한 전략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이날 삼성자산운용은 'KODEX 1년은행양도성예금증서+액티브 ETF'를 선보였습니다. CD 1년물 하루치 금리를 매일 복리로 수익에 반영하는 상품입니다. 기존 91일물이나 한국무위험지표금리(KOFR)에 투자하는 ETF보다 투자 기간이 길어 금리가 높습니다. 특히 삼성자산운용의 이번 상품은 코스피200지수가 하루 1% 이상 상승할 시 연 0.5%(연환산 기준)의 하루치 수익을 추가로 지급해 수익구조를 한 단계 더 높였다는 설명입니다. 
 
회사측은 금리형 ETF의 기대 수익률이 높아지면서 주식 투자 대기 자금 같은 단기 운용 목적의 '파킹형' 투자나 1년 정기 예금성 자금도 흡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시중은행 1년 정기예금 금리가 연 3.0~3.6% 수준인 반면 CD 1년물 금리는 연 3.55%로 더 높은데다 추가 수익도 더해질 수 있어 투자 매력이 크다는 것입니다.
 
다만 CD 1년물 금리 ETF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국내 최초로 선보여 주목 받았던 상품입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 2월  'TIGER 1년은행양도성예금증서액티브(합성)'를 출시했습니다. TIGER 1년은행양도성예금증서액티브(합성)는 상장 두 달여 만에 순자산 5953억원을 기록하며 빠르게 성장 중입니다. 
 
삼성자산운용측은 "지난 2022년 삼성자산운용이 업계 최초로 손실이 없는 KODEX KOFR금리액티브 ETF를 도입했고, 이번 CD 1년물 ETF는 여기서 업그레이드된 상품"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최근에는 ETF 상품 보수 인하 전략도 내세웠습니다. 삼성자산운용은 지난 19일부터 'KODEX 미국 대표지수 ETF' 4종의 총 보수를 기존 연 0.05%에서 연 0.0099%로 인하했습니다. 이는 국내 최저 수준의 보수입니다. 1억원을 투자했을 때 보수가 만 원이 채 안 되는, 사실상 무보수 수준인데요. 회사측은 이번 최저 보수 인하 전략에 대해 개인투자자들이 연금계좌에 장기 적립식 상품을 담을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최저 보수를 적용하는 상품은 환오픈형이자 배당을 자동으로 재투자하는 토탈리턴(TR)형 △KODEX 미국S&P500TR △KODEX 미국나스닥100TR과 배당을 지급하는 환헤지형 2종 △KODEX 미국S&P500(H) △KODEX 미국나스닥100(H) 등 총 4종입니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보수 인하로 투자자가 유입되면 전체 시장의 규모가 커질 수 있고, 향후 자산을 리밸런싱 하는 과정에서 다른 ETF로 투자가 이뤄질 수도 있을 것"이라며 "지수를 추종하는 TR 상품은 경우 삼성자산운용만 출시했고, 환헤지형 ETF는 개인투자자보다는 기관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 상품"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럼에도 시장에서는 최저 보수 전략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나옵니다. ETF 보수 인하는 결국 시장 점유율 경쟁 과열로 출혈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판단입니다. ETF 시장에서 상품으로 주목을 받고 자산을 끌어모아야 하는데 상품으로 두각을 드러내기 어려워지니 결국 보수 인하 전략을 취한다는 지적입니다. 그나마 대형사는 보수를 낮출 여유가 있지만 중소형사는 이마저도 쉽지 않습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자산운용은 국내 주식형 ETF 상품 비중이 큰데, 해당 상품이 아니라 비중이 크지 않은 미국 ETF 수수료를 내린것은 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라며 "삼성자산운용이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점유율이 소폭 낮아진 상황에서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심수진 기자 lmwssj07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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