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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부 R&D, 상향에서 '하향'식으로…AI 등 딥테크 초점
정부가 품목지정…R&D 과제 절반을 12대 기술에 할당
투자·융자 연계도…주관적 목표 대신 객관적 성과로 평가
2024-04-26 15:30:13 2024-04-26 15:30:13
[뉴스토마토 변소인 기자] 중소벤처기업부의 R&D(연구·개발) 사업이 전략기술 분야를 집중 육성하기 위해 상향식에서 하향식으로 바뀝니다. 기업이 원하는 방향으로 R&D를 실시했던 자율공모형이 아니라 정부의 품목지정형 방식으로 변화하는 것인데요.
 
중기부는 2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글래드 여의도에서 '중소벤처 R&D 미래전략 라운드테이블 성과공유 포럼'을 개최했습니다. 이번 포럼은 지난 1월말 R&D 미래전략 라운드테이블 출범 이후 R&D 혁신·개편을 위한 분과별 논의 결과를 생태계 관계자들과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습니다.
 
R&D 라운드테이블은 △전략기술·글로벌 R&D △R&D 구조개편 △AX(AI Transformation) 3개 분과로 구성하고,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을 간사기관으로 두고 운영해왔습니다. 이날 오영주 중기부 장관을 비롯해 라운드테이블 자문위원, STEPI,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한국개발연구원(KDI),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 이노비즈협회, 한국경제학회, 한국벤처캐피털협회, 엔젤투자협회, 기술보증기금 관계자 등이 참석했습니다.
 
오 장관은 인사말을 통해 "중소·벤처기업이 국제사회에서 경쟁력을 갖춘 강한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기술력이 뒷받침돼야 하고, 이를 위한 핵심 수단으로서 중소기업 R&D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며 "AI(인공지능), 디지털을 비롯해 기술 환경이 급변하는 시기에는 중소기업이 변화 더 빨리 적응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혁신 정책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운을 뗐습니다.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2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글래드 호텔 여의도에서 열린 '중소벤처 R&D 미래전략 라운드테이블 성과공유 포럼'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중기부)
 
중기부는 라운드테이블 논의 결과를 바탕으로 12대 전략 기술 분야에 대한 집중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R&D 미래 전략 방향을 마련했습니다. 오 장관은 "먼저 중소기업 R&D의 목표와 전략성을 강화해 국가 전체의 전략 기술 분야에 대해 혁신적이고 도전적인 과제를 지원하겠다"며 "그동안 R&D 저변 확대를 위해 기업이 스스로 연구개발 목표를 제시하면 정부가 지원하는 '상향식' 방법을 채택한 바 있다. 그러다 보니 AI, 반도체 등 핵심 전략 기술 분야에 대한 체계적인 투자가 이뤄지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따라 중기부는 앞으로 R&D 과제의 50% 이상을 12대 전략 기술 분야에 집중 투입하고 연구 분야와 목표를 대략적으로 나눠 제시하는 하향식 방법을 채택합니다. R&D 성공 여부도 객관적인 성과 달성에 따라 판단하게 됩니다.
 
또한 세계적 수준의 혁신기업·연구기관과 공동연구 및 다수의 기업에게 파급효과를 미치는 R&D 지원을 강화하고, 미래에 새로운 시장을 형성할 수 있는 분야를 집중 지원하는 등 생태계를 혁신하는 글로벌 네트워크 R&D 지원에 주력합니다.
 
연구기관과 협력R&D는 중소기업과 시장이 원하는 기술개발을 지원할 수 있도록 개선(프라운호프 방식)하고, R&D 지원 방식도 종전의 출연금 외에 투자·융자 등 다양화해 재정투입 효율성도 높입니다. 장기적으로는 중소기업 R&D 거버넌스를 정비하고, 딥테크·혁신도전 등 국가 R&D혁신 방향에 맞춰 전문기관의 R&D 기획관리 역량도 제고합니다.
 
아울러 R&D 관련 의사결정을 하는 기관인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에 중소기업 R&D 담당 전문위원회를 설치하는 방안도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협의해 나갈 방침입니다.
 
그동안 중소기업 R&D에 대해 저변 확대에 치중해 전략성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김우순 중기부 기술혁신정책관은 "90%가 넘는 R&D 성공률은 혁신성과 도전성이 없는 연구 과제만 양산한 결과라는 뼈아픈 지적도 있었다"며 "산학연 R&D인 협력형 R&D에 대해서도 연구소와 기업 현장 사이의 눈높이가 맞지 않아 실질적인 성과 창출로 이어지지 못했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했습니다. 이어 "정부 출연 예산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고, R&D 거버넌스에 있어서도 기업 현장의 목소리가 더 반영돼야 한다는 필요성도 제기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변소인 기자 bylin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중기IT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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