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유동성 확보 '총력전'
본사부터 지역 법인까지 사채 발행
복합쇼핑몰 짓고, 채무 상환
2024-07-09 16:54:24 2024-07-09 18:37:04
 
[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신세계를 비롯해 지역 신세계백화점을 운영하는 법인들이 올해 잇따라 회사채를 발행하며 자금 확보에 나섰습니다. 복합쇼핑몰 설립을 위한 개발 자금부터 채무상환까지 법인마다 자금 조달 이유는 저마다 달랐는데요. 내수 시장 위축으로 유통기업의 경영 여건이 악화한 가운데 신세계그룹 자체의 재무 부담은 지속될 것이란 전망입니다.
 
9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광주신세계는 지난달 26일 2년물 1100억원, 3년물 1200억원으로 나눠 총 23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했습니다. 금호고속으로부터 광주 유스퀘어 터미널 사업권과 부동산을 양수받기 위해서입니다. 같은 달 18일 이사회를 통해 1000억원의 금융기관 차입도 결의했습니다. 양수금액은 4700억원으로, 이달 1일 일괄 현금 지급했다고 공시했습니다.
 
광주신세계는 광주광역시 서구 광천동에 위치한 신세계백화점을 운영하고 있으며, 신세계가 62.84%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유스퀘어를 허물고 오는 2028년까지 복합쇼핑몰 '광주신세계 아트 앤 컬처파크'를 건설할 계획입니다. 기존 백화점의 약 3배 규모로 광주의 교통·문화·예술 랜드마크를 조성해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지역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청사진입니다.
 
(표=뉴스토마토)
 
신세계가 100% 지분을 보유한 대전신세계는 올 4월 총 800억원의 공모채를 찍었습니다. 2년물 400억원, 3년물 400억원으로 표면이율은 각각 연 3.826%, 3.905%입니다. 대전신세계가 공모채 시장에 나온 것은 지난 2021년 5월 이후 3년여 만입니다. 당시 대전 유성구 도룡동에 짓고 있는 '대전신세계 아트 앤 사이언스'의 공사대금을 위해 총 2000억원을 공모채로 조달했습니다.
 
모회사 신세계의 지급보증을 앞세워 'AA0'의 신용등급을 부여받은 대전신세계는 이번에 조달한 자금으로 2021년 발행한 900억원의 회사채를 상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해당 회사채 표면이율이 1.568%에서 차환 후 3% 후반으로 높아진 만큼 이자 부담은 늘어나게 됐습니다.
 
신세계동대구복합환승센터는 지난 4월 사모채 2년 6개월물 400억원어치를 연 4.063%에 발행했습니다. 앞서 신세계와 한국철도공사(코레일)의 주도로 KTX, 버스, 지하철 등 육상교통망을 모은 복합 환승시설을 구축했으며, 신세계백화점 대구점이 위치해 있습니다. 이 법인에 대한 신세계의 지분 보유율은 60.99%입니다.
 
신세계도 지난 1월 총 3100억원을 공모채로 조달했습니다. 같은 달 만기 도래하는 1500억원의 사모채와 2000억원의 공모채 차환을 위해서입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전경. (사진=김성은 기자)
 
그룹 전체 재무 부담은 악화 전망
 
이처럼 신세계가 시장에서 선호도 높은 AA급의 신용등급으로 유동성 확보에 주력하는 가운데 실적 전망은 다소 어둡습니다. 외형 성장에도 내실을 챙기지 못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신세계는 올해 반기 2조5955억원의 별도 기준 매출을 시현했다고 잠정치를 발표했는데요. 전년 대비 6% 증가한 수치입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판관비 상승 부담 등으로 백화점 부문 영업이익 감소를 전망하고 있습니다.
 
주영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매출 호조로 성장률은 나쁘지 않았으나, 마진율이 높은 의류 카테고리 판매가 부진한 점이 아쉽다"며 "유틸리티 비용을 포함해 판관비 상승 부담을 상쇄하지 못할 것으로 추정돼 백화점 부문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감소가 불가피하다"고 말했습니다.
 
업계에서는 고물가로 인한 내수 부진과 경쟁 심화로 신세계그룹의 재무 부담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신세계는 그나마 나은 편이지만, 이마트의 경우 신세계건설의 부실이 악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윤성국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신세계그룹의 매출액 비중은 유통업 75%, 내수시장 90%로 집중된 수익 구조를 보인다"라며 "내수 부진 장기화와 건설 부문 사업 기반 약화 등으로 주력 사업 관련 부정적 영업환경이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마트의 경우 유통·건설 부문을 중심으로 이익창출력이 저하됐다. 투자 부담으로 높은 재무 부담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신세계는 백화점 부문의 실적 둔화를 면세점 부문의 실적 개선세가 보완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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