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LG화학, 양극재 가격 반등에도…'수익성·재무구조' 개선 난망
양극재 판매 가격 반등에 실적 개선 기대감…가격 반등은 제한적
재무부담 여전해 이차전지 소재 투자 '속도조절'
2024-08-30 06:00:00 2024-08-30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08월 28일 15:36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권영지 기자] 전기차 배터리 핵심 소재인 양극재 판매 가격 반등에 따라 LG화학(051910)의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다만, 회복된 양극재 가격이 지난해 3분기 대비 여전히 다소 낮은 수준인데다 리튬 가격 또한 약세를 보이고 있어 수익성이 유의미하게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부채 규모도 작지 않아 수익성이 개선되더라도 단기간 내에 재무상태가 나아지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사진=LG화학)
 
2분기 영업이익률 ‘마이너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분기 기준 LG화학의 매출은 12억2997억원, 영업이익은 405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13억4948억원, 6448억원) 대비 각각 8.9%, 37% 감소했다. 이에 따라 수익성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2분기 4.78%였던 영업이익률은 올 2분기 –0.34%까지 감소했다.
 
LG화학 2분기 실적이 부진한 이유는 석유화학과 첨단소재 부문의 수요 부진이 겹쳤기 때문이다. 여기에 이차전지 부문은 전방산업인 전기차와 배터리 수요 부진으로 영업적자를 부추긴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LG화학은 이차전지 소재 부문 투자 속도에 나섰다. 충북 청주 LFP(리튬인산철) 양극재 라인 양산 계획을 2026년에서 2027년으로 미뤘다. 또 2026년 이후 양산을 목표로 검토한 국내 NCM(니켈·코발트·망간) 양극재 공장과 모로코 리튬인산철 양극재 관련 투자도 미루기로 결정했다. 이와 함께 이차전지 핵심 소재 중 하나인 분리막 사업 확장 계획을 전면 재검토한다. 당초 LG화학은 일본 도레이와 함께 헝가리에 분리막 라인을 조성할 예정이었다.
 
재무상태도 좋지 않다. 2분기 기준 LG화학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7조1674억원이다. 반면 1년 내에 갚아야 할 유동부채는 19조6068억원, 이 중 단기차입금이 2조5499억원에 이른다. 여기에 올해 상반기 금융원가, 즉 은행에서 빌린 돈에서 발생하는 이자비용 및 외환거래 손실에서 발생한 손해가 6292억원에 달해 재무부담을 부추기고 있다. 기타유동자산 1조7948억원이 있지만 이를 보태도 유동부채를 감당하기에 역부족이다.
 
이에 LG화학은 올해 CAPEX, 즉 설비투자 규모를 4조원에서 3조원대로 축소할 계획이다. 단기적으로는 투자를 확대하기보다 자산을 효율화하고, 가격 혁신 제품을 개발하는 데 집중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또 기존 계약을 전제로 증설 규모를 확정하는 등 보수적인 투자전략을 이어갈 계획이다.
 
 
3분기 회복 전망되지만…제한적 평가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증권가에서는 LG화학의 3분기 수익성이 회복돼 영업이익률이 5.3%까지 개선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매출은 12.6조원, 영업이익은 6716억원을 거둘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가에서 이같이 예상하는 이유는 양극재 판매 가격 반등에 있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양극재 판매 가격이 반등하면서 고가 원재료 투입에 따른 부담이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양극재 부문 영업이익률은 3분기 9~10%까지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달 기준 kg당 양극재 가격은 28.6달러를 기록하며 6월보다 0.3달러 상승했다. 이달 초에도 kg당 30.3달러로 소폭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3분기 평균 가격이 kg당 42.3달러였던 점을 고려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여기에 양극재 수출량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다. 지난달 기준 국내 양극재 수출액은 4억4100만달러, 수출량은 1만4480톤을 기록해 전월 대비 각각 28.3%, 29% 감소한 수준이다.
 
다만 업계 한 관계자는 "전년 동기 대비 가격이 저조하더라도 일단 가격 하락이 멈췄다는 게 긍정적인 신호"라면서 "하지만 가격은 주식 같아서 계속 바뀌기 때문에 당장 투자규모를 늘리거나 할 수는 없다"라고 말했다. 
 
리튬 가격 또한 약세를 보이고 있어 ‘역래깅’ 효과가 이어지고 있다. 역래깅은 원재료를 살 때는 비싸게 구매했지만, 제품으로 만들어 판매할 때는 원재료 가격이 하락하면서 이에 연동된 제품 가격도 낮아져 팔았을 때 오히려 손해를 입는 현상을 말한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KOMIS)에 따르면 리튬을 정제한 탄산리튬 가격은 이달 23일 기준 kg당 70.5위안을 기록했다. 지난 5월 말 kg당 103.5위안이었던 것에 비하면 3개월 사이 31.9% 정도 가격이 하락했다. 이차전지 판가는 리튬 가격과 연동돼 있어 리튬가격이 떨어질수록 손해도 커지기 때문에 수익성 개선이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LG화학은 중국산 제품들이 과잉 공급하고 있는 범용 제품 대신 높은 기술력 등으로 진입장벽이 높아 수익성을 보장할 수 있는 고부가가치 제품에 집중하는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특히 석유화학 제품의 수익성을 강화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연구개발(R&D)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한계 사업에 직면한 제품을 첨단 기술과 접목해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전환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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