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혜정 기자] 관세 폭탄과 환율 폭등 등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가중되는 국면에서도 국내 500대 기업의 올해 1분기 매출이 3.8%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17.1%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등 IT전기전자 업종의 영업이익 증가 폭이 두드러졌습니다. 반면 삼성SDI는 전기차 케즘(일시적 수요 둔화)으로 영업이익 손실 규모와 감소 폭이 가장 컸습니다. 이외에도 미·중 무역 갈등의 여파로 석유화학 업종의 수익성이 전반적으로 악화된 것으로 분석됩니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뉴시스)
16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에 따르면, 국내 매출 상위 500개 기업 가운데 전날까지 분기보고서를 제출한 342곳의 1분기 실적을 분석한 결과, 이들 기업의 영업이익은 총 60조9628억원으로 전년 동기(52조734억원) 대비 17.1% 증가했습니다. 1분기 매출은 814조6025억원으로 전년 동기(784조7882억원) 대비 3.8% 늘었습니다.
기업별로 보면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규모가 컸습니다. SK하이닉스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2조8860억원) 대비 4조5545억원 늘어난 7조4405억원로 집계돼 1위를 차지했습니다. 2위는 삼성전자(6조6853억원)였습니다.
이외에 한국전력공사(3조7536억원), 현대차(3조6336억원), 기아(3조86억원), 한국수력원자력(1조2839억원), LG전자(1조2591억원), 한화(1조726억원), 한국가스공사(8천339억원), 삼성화재(7924억원)등의 순으로 영업이익이 많았습니다. 업종별로는 IT전기전자(4조6598억원), 공기업(4조2854억원), 조선·기계·설비(1조472억원), 제약(3875억원), 통신(2857억원), 증권(1943억원), 유통(1677억원) 등의 순으로 영업이익 증가 규모가 컸습니다.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 증가액이 가장 큰 기업도 SK하이닉스였습니다. 이어 한전(2조4543억원↑), 한수원(1조5635억원↑), 한화(8368억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5233억원↑), LG디스플레이(529억원↑), HD현대중공업(4124억원↑), 삼성바이오로직스(2654억원↑), 한화솔루션(2469억원↑), 현대모비스(2340억원↑) 등의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2025년 1분기 국내 500대 기업 영업이익 상·하위 10곳(이미지=CEO스코어)
반면, 조사 대상 중 1분기 영업손실 규모가 가장 큰 기업은 삼성SDI로, 4341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전기차 캐즘의 장기화로 배터리 수요가 줄어든 영향으로 분석됩니다. 이어 엘앤에프(-1403억원), 롯데케미칼(-1266억원), SK에너지(-1261억원), HD현대케미칼(-1188억원), 한화토탈에너지스(-1171억원), SK지오센트릭(-949억원) 등의 기업이 뒤를 이었습니다.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가장 많이 감소한 곳도 영업손실 규모가 가장 큰 삼성SDI(7015억원↓)였습니다. 이외에도 SK에너지(4998억원↓), 에쓰오일(4756억원↓), SK(4302억원↓), 기아(4171억원↓), GS칼텍스(35억원↓), 현대해상(2745억원↓), HD현대오일뱅크(2741억원↓), 두산에너빌리티(2156억원↓), SK인천석유화학(1805억원↓) 순으로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 감소 폭이 컸습니다.
영업이익 감소액 상위 10곳 중 절반은 석유화학(-9983억원) 업종에 속했습니다. 글로벌 경기 둔화와 미중 무역 갈등 등으로 석유화학 제품의 수요가 감소하고 정제마진이 축소되며 석유화학 업종 전반의 수익성이 악화된 것으로 풀이됩니다. 석유화학에 이어 영업이익이 많이 감소한 업종은 보험(-7050억원), 에너지(-2390억원), 건설·건자재(-1963억원), 자동차·부품(-1590억원)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박혜정 기자 sunright@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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