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드뱅크에 생산적 금융까지…2금융권 속앓이
건전성·수익성 악화 속 정부 요구 '난감'
2025-08-27 15:47:33 2025-08-27 17:27:51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배드뱅크 설립과 생산적 금융 전환을 요구 받고 있는 2금융권이 속앓이를 하고 있습니다. 정부 정책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은행 등 1금융권과 비교해 여력이 부족한 만큼 형평성을 맞춰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생산적 금융과 배드뱅크 등 청구서를 받아든 2금융권은 난색을 표하고 있습니다. 2금융권에선 연체율 상승과 자금조달 비용 부담에 직면한 만큼, 업권별 규모에 맞게 배드뱅크 분담금을 출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또 생산적 금융 확대를 현실적으로 달성하려면 리스크 완화 장치가 함께 제공돼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배드뱅크의 경우 금융권 분담금 비율을 놓고 업권별 자율 결정에 맡기면서 논의가 지지부진합니다. 2금융권에서는 건전성과 수익성 악화로 인해 추가 부담을 부담스러워하고 있습니다. 이달 말 출연금 납입 마감일이 다가오고 있지만 명확한 분담 비율 협의가 이뤄지지 않아 배드뱅크 출범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배드뱅크 분담금 업권별로 출연금 비율을 다르게 설정하겠지만 2금융권은 여력이 없다는 반응입니다. 금융권 관계자는 "2금융권 전체가 연체율이 상승하고 수익성이 저하되는 상황이라 부담이 되는 건 사실"이라면서 "상생 금융이라는 정부의 기조에는 동의하지만 엄연히 업권별 자산 규모가 차이가 존재한다"고 했습니다. 이어 "금융당국이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거나, 최소한의 방향성이라도 제시해야 논의에 속도가 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정부가 가계·부동산 대출 중심에서 중소·혁신기업 대출로의 전환을 촉구하고 있는 점도 부담입니다. 2금융권에선 부동산파이낸싱(PF) 부실 위기, 건전성 압박, 심사 역량 부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기업대출을 늘리는 데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저축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2022년 9월 68조원대에서 올해 1분기 45조원대로 감소했습니다. PF 부실로 대출 심사를 보수적으로 진행하고 있어 기업대출을 줄이고 있는 상황입니다. 특히 고금리와 경기 둔화로 연체율이 오르고 있는데 정부 기조를 따르다가는 재무 건전성이 더욱 악화할 것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2금융권이 담보 중심의 대출 구조가 강하다는 점에서 중소기업 신용 기반 대출로 전환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한국금융연구원에 따르면 저축은행 중소기업 대출의 86.4%, 상호금융권은 96.5%가 담보대출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카드사의 경우에도 리볼빙이나 카드론 등이 단기 소비자금융 중심이라는 점에서 신용평가 기반의 대출이나 시스템이 부족하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중소기업 대출은 연체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아 추가적인 리스크 부담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시장에선 정부가 명확한 분담금 기준이나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줘야 금융당국의 정책 기조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란 얘기가 나옵니다. 업계 관계자는 "단기적으로는 당국의 기조와 2금융권의 현실적인 여건 차이를 해소하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시중은행과 2금융권의 자본력 차이를 고려해 분담금 비율을 설정하거나 규제 완화 인센티브를 통해 형평성을 확보해준다면 부담을 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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