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재연 기자] 넷플릭스에 이어 쿠팡플레이, 티빙, 웨이브까지 광고형 요금제를 도입하며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이 새로운 경쟁 국면에 들어섰습니다. 비교적 저렴한 요금으로 시청자 선택의 폭이 넓어지며 '광고를 보고 콘텐츠를 즐기는' 방식에 대한 인식도 달라지는 양상입니다. 다만 유료방송 업계는 광고 시장이 한정된 만큼 규제 불균형 심화와 시장 잠식에 대한 우려를 내비치며 경계의 눈초리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광고형 요금제는 저렴한 가격으로 가입 문턱을 낮추는 동시에, 광고 수익을 확보해 사업자의 수익원을 다변화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넷플릭스가 2022년, 티빙이 2023년 각각 광고형 요금제를 도입한 데 이어, 지난 1일에는 웨이브까지 가세했는데요. 넷플릭스는 광고형 요금제 도입 2년 만에 구독 및 광고 수익이 전년 대비 16% 성장했고 광고형 요금제 이용자 수도 지난 5월 기준 9400만명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OTT 요금제가 광고형 요금제로 다양화되면서 국내 이용자들의 인식에도 변화가 있습니다. 오픈서베이가 2023년 발표한 조사에서 '광고가 아무리 싸도 싫다'는 응답이 32%로, '저렴하면 수용 가능하다'(25.5%)보다 높았던 반면, 올해 나스미디어 조사에서는 광고형 요금제 이용자의 85.2%가 '유지하겠다'고 답해 인식 변화가 확인됐습니다.
다만 시청자 인식과는 다르게 유료방송 업계는 이 같은 변화에 경계심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13일 한 유료방송 업계 관계자는 "해외 사례를 보면 광고형 요금제 도입은 자연스러운 흐름이지만, 국내에서는 장기적으로 가입자 기반을 흔들 수 있는 요인"이라며 "특히 OTT는 요금 및 광고 운영에 사실상 규제가 없지만, 유료방송은 광고·요금 인가 등 각종 규제를 받기 때문에 형평성 문제가 크다"고 지적했습니다.
광고 시장의 규모가 단기간에 확대되기 어렵다는 점도 문제로 꼽힙니다. OTT, 방송, 플랫폼 사업자 간 광고 재원 경쟁이 심화될 경우 시장 전체의 수익성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인데요. 한 방송 관계자는 "광고형 요금제는 구독료와 광고 수익이라는 두 축으로 매출을 창출하지만 광고 시장이 급격히 커지지는 않는다"며 "결국 기존 광고 파이를 두고 경쟁하는 구조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일각에서는 일부 OTT가 올해 광고형 요금제 가격을 인상하면서 '저렴한 시청'이 아닌 '덜 비싼 시청' 구조로 전환되고 있다고도 지적합니다.
이 같은 상황 속 유료방송 업계는 최근 국회를 통과한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설치 법안에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방미통위 출범 시, 유료방송 업계가 지속적으로 제기해온 규제 완화 및 형평성 확보 논의가 본격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입니다. 한 유료방송 업계 관계자는 "일원화된 틀에서 규제와 개선 과제가 풀려야 향후 법안 마련도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방미통위 출범으로 규제·진흥 업무가 정상화되고 정책 효율성도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미지=챗GPT 생성)
박재연 기자 damgomi@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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