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구금' 한국인 64명 송환…전원 경찰 압송
전세기서 체포…오전 인천공항 도착
"피해자이자 가해자"…수사 본격화
2025-10-18 15:30:55 2025-10-18 18:40:08
[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캄보디아에서 보이스피싱 등 범죄 혐의로 구금됐던 한국인 64명이 18일 오전 전세기를 통해 국내로 송환됐습니다. 이들은 전국 관할 경찰관서로 분산 압송돼 본격적인 수사를 받게 됩니다.
 
캄보디아 당국의 범죄 단지 단속으로 적발돼 구금됐던 한국인들이 18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을 통해 송환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송환 대상자 등을 태운 대한항공 KE9690편은 이날 우리 시간으로 새벽 3시15분쯤 캄보디아 프놈펜 인근 태초국제공항에서 이륙해 오전 8시35분쯤 인천국제공항에 착륙했습니다. 
 
송환자들은 입국 후 인천공항에 대기하고 있던 호송용 승합차 23대에 나눠 타고 관할 경찰서로 압송돼 조사를 받게 됩니다. 
 
박성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은 이날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송환자들에 대해 "한국 당국에서 조사를 받은 사실이 없고, 추가 범죄 사실을 확인하는 과정"이라며 "마약 투약 의혹도 많아 기본적으로 마약 검사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들은 '웬치'로 불리는 캄보디아 범죄 단지에서 보이스피싱이나 로맨스 스캠(연애 빙자 사기) 등 범죄에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59명은 현지 경찰의 범죄 단지 단속을 통해 붙잡혔고, 나머지 5명은 스스로 신고해 범죄 단지에서 구출됐습니다. 
 
경찰은 납치·감금을 당해 협박에 못 이겨 범죄에 가담했는지, 불법성을 인지하고도 자발적으로 참여했는지를 밝혀낼 계획입니다. 
 
구금 피해자이면서도 한국인을 대상으로 피싱 범죄를 저지른 이들 공범 및 가해자들은 전세기에 타자마자 기내에서 체포된 것으로 전해집니다. 국적법상 국적기 내부도 대한민국 영토로 체포 영장을 집행할 수 있습니다. 
 
통상 범죄자 송환에 피의자 1명당 형사 2명이 동행하지만, 이번에는 이보다 많은 경찰관 190여명이 전세기에 동승했습니다. 
 
한국 범죄자들을 해외에서 전세기로 집단 송환한 사례는 이번이 세 번째입니다. 단일 국가 기준 역대 최대 규모의 송환 작전이기도 합니다. 
 
경찰은 캄보디아 당국과 함께 추가 송환될 한국인 범죄자·피해 수색에 협력할 방침입니다. 
 
한편 피해자가 아닌 피의자를 데려왔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습니다. 조용술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피해자 구조는 한시가 급한 상황인데 이재명정권은 성과 홍보를 앞세워 피의자부터 데려오는 '청개구리식 대응'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캄보디아 현지 파견 후 이날 귀국한 민주당 재외국민안전대책단 소속 황명선 최고위원은 "우리 국가 입장에서 보면 그분들이 폭력·감금 피해자이자 한편으로는 범죄 단체 조직에 들어가 우리 국민에게 사이버 범죄를 하는 가해자 신분"이라며 "민주당은 앞으로 냉정하게 대처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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