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통일교 '유착' 법정서 속속 확인
‘건진’ 전성배, 김건희에 금품 전달 구체적 증언
특검, 법정서 김건희-건진-통일교 연결 증거 공개
2025-10-28 14:17:05 2025-10-28 14:35:43
[뉴스토마토 강석영 기자] 김건희씨와 통일교 유착 의혹이 법정에서 속속 사실로 확인됐습니다. 건진법사 전성배씨는 28일 자신의 재판에서 통일교 측으로부터 받은 샤넬 가방 등을 김씨에게 전달한 구체적 정황을 털어놨습니다. 아울러 전씨와 이현영 전 통일교 부회장, 김씨와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 사이 통화 녹취가 재판에서 공개되면서 정교유착 의혹도 점차 드러날 것으로 보입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통일교 청탁·뇌물 수수 의혹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된 김건희씨가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재판에 출석해 있다. (사진=뉴시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우인성)는 이날 전씨의 특정범죄 가중법상 알선수재 등 혐의 두 번째 공판기일을 열었습니다. 이날 특검은 전씨로부터 임의 제출받은 샤넬 가방과 그라프 다이아몬드 목걸이 등을 증거로 추가 신청했습니다. 
 
재판부는 전씨에게 관련 사실관계를 재차 확인했습니다. 전씨가 수사받을 당시 ‘샤넬 가방 등을 잃어버려 김씨에게 전달하지 않았다’고 진술한 반면, 재판이 시작되자 변호인을 통해 김씨에게 전달한 사실을 인정했기 때문입니다. 재판부가 “진술이 변경된 이유가 뭐냐”고 묻자, 전씨는 “모면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었는데 법정에서 진실을 말하고 처벌받는 게 마땅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습니다. 
 
전씨는 김씨가 금품을 전달받은 구체적 정황도 증언했습니다. 전씨는 “김씨가 처음(2022년 4월7일) 샤넬 가방을 받을 땐 꺼려했다”며 “(제가) 통일교에서 마음으로 주는 건데 받아도 되지 않냐고 설득해 나중에는 (김씨가 사넬 가방과 그라프 목걸이 등을) 쉽게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전씨는 김씨와 통화해 금품 수수 사실을 확인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전씨는 지난해 무렵 김씨로부터 샤넬 가방 등을 돌려받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그쪽(김씨 측)에서 돌려준다고 했다”며 “물건으로 인해 말썽이 나든 사고가 나든 해서 돌려준 것 같다”고 했습니다. 
 
재판부는 뒤이어 서증조사를 진행했습니다. 특검은 사건 관계자들의 통화 녹취와 메시지, 진술 등을 종합해 김씨-전씨-통일교 사이 연결 고리를 입증했습니다. 윤석열씨가 20대 대선에 당선된 직후인 2022년 3월30일 전씨와 이 전 부회장, 김씨와 윤 전 본부장 사이 통화 녹취가 대표적입니다.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윤씨를 지지하면서 통일교 도움으로 윤씨가 당선됐고, 그 대가로 김씨가 통일교 현안을 챙기겠다는 취지의 내용입니다. 
 
법정에서 재생된 통화 녹취에 따르면, 이 전 부회장은 전씨에게 “솔직한 얘기로 ‘(한 총재의) 은혜를 입은 거다’, ‘그 부분 은혜 갚지 않으면 안 된다’고 얘기했다. 여사님(김씨)도 충분히 납득했다”며 “(김씨가) ‘무조건 고문님(전씨)이 통일교는 나보고 책임지라고 얘기했으니 걱정 안 해도 된다’고 했다. 지금 여사님과 통화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한 총재와 비밀리 미팅하기로 했다니 그렇게 일정을 잡으면 될 것 같다”고 했습니다. 
 
같은 날 김씨와 윤 전 본부장 통화 녹취에서도 비슷한 내용이 확인됐습니다. 김씨는 윤 전 본부장에게 “전 고문님(전씨)이 전화드리라라고 했는데 늦어져 죄송하다. 이 번호는 비밀리에 하는 것”이라며 “여러 가지로 도와줬단 말 듣고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습니다. 윤 전 본부장은 “총재님은 윤 후보가 대통령 된다고 생각했다”며 “교회만이 아니라 학교나 전체 대한민국 조직, 기업체까지 동원해서 한 건 처음”이라고 했습니다. 
 
김씨는 “총재님께 인사드려야 하는데 비공개 비밀리에 인사드리겠다”며 “꼭 만나 뵙고 인사드릴 테니 전 고문님과 의견 나눠달라”고 말했습니다. 윤 전 본부장은 김씨와 직접 통화 이후부터 전씨를 통해 샤넬 가방 등을 건네며 통일교 현안을 청탁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강석영 기자 ksy@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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