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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이보현 기자]
한샘(009240)이 최근 4년간 이어진 외형 축소 흐름 속에서 상반된 결과를 내놨다.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이 절반 이상 줄었지만, 현금및현금성자산은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본업 부진으로 영업활동현금흐름이 적자전환했으나, 배당 중단과 금융·유형자산 처분으로 현금을 확보한 덕분이다. 한샘은 확보한 현금으로 실적 개선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매출 감소와 생산능력 축소,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악재가 겹치며 실적 턴어라운드 전망은 불투명해 보인다.
한샘 수원점 매장. (사진=뉴시스)
반년 만에 영업이익 58.5% 하락…현금은 109% 증가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샘은 올해 상반기 매출 9209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9639억원) 대비 4.4% 줄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01억원에서 87억원으로 58.5% 하락했다. 특히 한샘은 올해 뿐만 아니라 지난 2022년 2조9억원, 2023년 1조9669억원, 2024년 1조9084억원 등 매출이 지속 하락하고 있다.
현금흐름은 영업활동에서 줄고 투자활동에서 늘었다. 이는 영업으로 벌어들인 현금보다 투자로 취득한 현금이 더 많다는 뜻이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지난해 상반기 564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마이너스 12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투자활동현금흐름은 같은 기간 9억원에서 1063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이에 한샘의 현금및현금성자산은 올해 상반기 1249억원으로 지난해 말(597억원) 대비 109% 상승했다. 앞서 한샘은 최근 4년간 2023년을 제외하고 현금및현금성자산이 감소세를 기록했다. 한샘의 현금및현금성자산은 2021년 1177억원, 2022년 375억원, 2023년 820억원, 2024년 597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올해 현금자산 증가 배경에는 배당 중단, 기타금융유동자산 처분의 영향이 컸다. 앞서 한샘은 2021년 사모펀드 IMM 프라이빗에쿼티(PE)가 한샘 지분 27.7% 사들인 후부터 배당금을 확대해왔다. 배당금은 2021년 230억원, 2022년 323억원, 2023년 742억원, 2024년 1406억원이다.
한샘은 올해부터 배당을 끊었다. 업체는 2022년 적자 상태에서도 배당을 진행했던 전례가 있는 만큼, 올해 배당 중단 조치는 한샘에게 필수적인 행보로 관측된다. 4년간 지속된 외형 축소 등 실적 악화를 겪는 상황에서, 현금 확보는 기업의 반등 모멘텀을 준비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금융자산도 처분해 현금을 마련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해 취득한 기타유동금융자산을 반년 만에 대량 처분했다. 한샘 영업활동현금흐름 내 기타유동금융자산 취득 항목은 2023년 159억원에서 2024년 2547억원으로 2388억원 증가했다. 반면 올해 상반기 기타유동금융자산 처분 항목은 164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취득한 2388억원 중 45.26%에 해당하는 1644억원을 처분한 것이다. 유형자산도 처분 대상이 됐다. 한샘은 올해 상반기 방배동 소재 건물을 매각해 처분이익 19억원을 취득했다. 또 상암동 소재 건물을 매각 후 일부 면적에 대해 임차해, 판매 후 리스 거래를 진행한 다음 투자부동산 처분이익 764억원을 취득했다.
현금 마련했으나…턴어라운드 '미지수'
올해 상반기 영업활동현금흐름이 적자로 돌아선 것은 영업에서 창출된 현금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영업에서 창출된 현금은 467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663억원)보다 197억원 감소했다. 이에 영업활동으로 인한 이자 지출도 86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상반기(57억 원)보다 50.8% 더 늘었다.
특히 영업활동으로 인한 자산부채의 변동은 지난해 상반기 마이너스 11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마이너스 192억원을 기록했다. 그중 기타유동자산은 지난해 상반기 마이너스 45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15억원, 비유동자산은 마이너스 336억원에서 3억원으로 증가했다. 기타유동자산은 선급금 등이 포함되고, 비유동자산은 기계, 설비 등 영업에 필요한 장기자산을 취득한 것으로 각각 현금 유출을 야기한다.
매출채권은 지난해 상반기 마이너스 24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4억원, 재고자산은 마이너스 10억원에서 3억원으로 증가했다. 매출채권은 돈을 받을 권리며 재고자산은 판매 이전의 자산이기 때문에 이 또한 현금흐름을 감소시킨다. 이외에도 충당부채, 유동부채, 매입채무 등이 모두 줄었다.
전반적인 영업 자체의 실적이 부진한 상태에서, 전망도 흐리다. 생산능력이 줄고 원재료 가격도 높아졌기 때문이다. 가구 제조를 담당하는 사업소의 생산능력은 2023년 3978억원, 2024년 3696억원, 올해 상반기 1826억원으로 떨어졌다. 생산실적도 마찬가지로 2023년 대비 올해 상반기(1084억원)에 53% 낮아졌다. 가구제조에 원재료인 'PB' 가격은 올해 상반기 1만238원으로 2023년(9598원) 대비 6% 올랐다. 또 다른 원재료인 'MDF' 가격도 2만725원으로 2023년(1만9988원)에 비해 3.6% 상승했다.
국내 부동산 시장 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점도 악재다. 현재 한샘의 영업구조는 내수시장에 치중돼 있어서다. 한샘의 올해 반기 매출액 대비 내수 비율은 98.88%인 반면, 수출 비율은 1.12% 불과하다.
이와 관련해 <IB토마토>는 한샘 측에 향후 신사업 청사진 등 실적 개선 방안에 대해 질의하고자 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이보현 기자 bob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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