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상승 사이클 유효…내년 5000 가능성
단기 조정에도 실적 확장 국면 유지…반도체 이익 사이클 견조
상법 개정·배당 세제 개편 등 주주환원 정책 현실화가 관건
2025-11-07 17:32:45 2025-11-07 20:29:54
[뉴스토마토 김주하 기자] 사상 최고치 흐름을 이어오던 코스피가 최근 외국인 매도와 미국발 인공지능(AI) 고평가 논란 등 대외 변수에 흔들리며 단기 조정 국면에 진입했습니다. 다만 증권가는 이를 추세 전환이 아닌 강세 사이클 내 자연스러운 '속도 조절'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기업 이익 개선 흐름, 글로벌 유동성 환경, 정부의 자본시장 정상화 정책이 여전히 유효한 만큼, 내년 코스피 5000선 진입 가능성은 열려 있다는 평가가 우세합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81% 내린 3953.76에 마감했습니다. 장중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4333억원, 2199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 하단을 압박했고, 원달러 환율이 1450원대 중반까지 상승하면서 외국인 수급에 부담으로 작용했습니다. 미국에서는 글로벌 자산운용사와 대형 은행 CEO들이 기술주 밸류에이션 부담을 공개적으로 언급했고, 미국 정부 셧다운 장기화로 단기 유동성 경색 가능성까지 부각되면서 글로벌 위험자산 전반의 조정 압력이 확대된 상황입니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센터장황승택 하나증권 리서치센터장김영일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조수홍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이종현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윤석모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박희찬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 (사진=각 사 취합)
 
그럼에도 국내 증권가는 이번 조정을 상승 추세를 위협하는 하락 초입이 아닌 과열 해소 과정으로 진단합니다. 과거 강세장에서도 D+200일 전후로 유사한 조정 구간이 반복됐다는 점에서 이번 조정 역시 사이클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분석입니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재 위치는 강세장 200일차 전후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가격 진폭 조정 구간으로 볼 수 있다"며 "조정은 12월 중순까지 이어질 수 있으나 이는 상승 구조의 훼손이 아니라 과정"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는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하 경로가 재확인될 경우 상승 추세는 재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습니다. 
 
기업 실적 사이클 역시 여전히 확장 국면에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황승택 하나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반도체 업종의 이익 개선 흐름은 내년을 넘어 2026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강세장은 단기간 직선으로 상승하기보다 상승과 조정이 반복되는 구조적 패턴을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현재 조정 국면은 숨 고르기에 가깝고, 코스피 5000선 도달 시점도 올해보다는 내년 이후가 더 현실적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정책 요인 또한 중장기 상승 논거로 제시됩니다. 김영일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6년까지 상장사 이익 레벨업이 이어지는 가운데 상법 개정, 자사주 소각 의무화, 배당소득 분리과세 조정 등이 현실화될 경우, 국내 증시는 단순 정상화가 아니라 프리미엄 구간에 진입할 수 있다"며 "코스피 5000은 실적·정책·유동성이 맞물릴 때 도달 가능한 레벨"이라고 설명했습니다. 
 
AI 투자 사이클이 '테마성 기대'가 아니라 실물 설비 투자로 연결되고 있다는 점도 하방 탄력 약화 요인으로 거론됩니다. 조수홍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AI 데이터센터 증설은 반도체 수요뿐 아니라 전력망 확충, 변압기·케이블, 원전 및 로봇 자동화까지 확산되는 구조적 투자 흐름"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주도 업종 역시 단일 축이 아닌 확장 국면에 진입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습니다. 이종현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내년은 반도체에서 방산·전력기기·금융·자동차·바이오 등으로 이익 회복 범위가 넓어지는 시기"라고 분석했습니다. 윤석모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연말 코스피 밴드를 3950~4450으로 전망하며 "유동성이 유지되는 한 순자산가치(NAV) 대비 저평가 업종과 R&D·바이오 분야는 재평가 국면에 진입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정책 실행 속도는 여전히 핵심 점검 요소로 제시됩니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유동성·실적·정책이라는 세 축이 시장을 지지하고 있으나 정책 추진이 지연될 경우 단기 조정 폭은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결국 이번 조정은 하락 전환 여부보다 중장기 상승 사이클이 유지되고 있는지 확인하는 과정이라는 평가가 제기됩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조정은 금리·물가·수급 변동이 혼재된 구간에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균열"이라며 "강세장은 3~4년에 걸쳐 이어지고 그 사이에는 상승과 숨 고르기가 반복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코스피 5000은 단기 가격 목표가 아니라 기업 이익이 누적되는 시간이 쌓일 때 도달하는 레벨"이라며 "가격의 등락보다 이익의 방향성을 기준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김주하 기자 juhah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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