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R&D 리빌딩)①'선택과 집중'이 새 공식으로…효율성 강화
종근당 신약 개발 전문회사 아첼라 출범
제일·일동 R&D 자회사 성과 '속속'
신약개발 전문성·효율성 제고 기대
2025-11-12 06:00:00 2025-11-12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11월 10일 14:15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제약업계의 연구개발(R&D)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최근 제약사들은 연구개발 기능을 분리해 전문 자회사를 설립하고, 신약 후보물질 발굴과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는 전략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이를 통해 연구 효율성과 개발 속도를 동시에 높이려는 움직임이다. 실제로 이 같은 시도가 성과로 이어지는 사례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그렇다면 제약사들이 연구개발 전담 자회사를 운영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IB토마토>는 주요 제약사의 연구개발 자회사 설립 사례를 통해 이들이 추구하는 전략과 모회사가 얻을 수 있는 이점을 짚어본다.(편집자주)
 
[IB토마토 이재혁 기자] 종근당(185750)이 신약개발 전문 자회사 아첼라를 설립하며 제약사 R&D 전문 자회사 출범 대열에 합류했다. 이미 업계에선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신약개발 전문성과 효율성을 높여 성과를 도출해 내는 선례가 쌓이고 있는바, 종근당도 성공 사례로 떠오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아첼라 창립기념식에서 인사말 하는 이주희 대표 (사진=종근당)
 
종근당, R&D 자회사 설립 대열 합류…전문성·효율성 강화
 
종근당은 최근 신약 개발 전문회사 '아첼라(Archela Inc)'를 자회사로 신설했다. 아첼라는 개발에만 집중하는 NRDO(No Research Development Only) 형태의 전문회사로 신규 파이프라인 발굴과 임상 진행, 기술수출 및 상용화 등 신약개발 업무를 추진하게 된다.
 
등기부 등본에 따르면 아첼라의 성립일은 10월20일이며, 자본금은 30억원이다. 대표이사에는 종근당 연구소 출신의 이주희 박사가 임명됐다. 이 대표는 서울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서울의대 삼성암연구소와 미국 뉴욕의 메모리얼 슬론 케터링 암센터(MSKCC)에서 박사 후 과정을 거쳐 종근당에 합류했다. 그 외 임원 명단에는 이창식 종근당 신약연구소장과 민성준 종근당 임상센터장이 기타비상무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아첼라는 선택과 집중 전략에 입각해 미래 성장동력이 될 혁신 파이프라인을 확보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종근당으로부터 넘겨받은 △CKD-508 △CKD-514 △CKD-513 등 3개 신약 후보물질에 핵심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지난 2014년 연구를 시작한 CETP 저해 기전을 활용한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후보물질 'CKD-508'은 영국 임상1상에서 효과와 안전성을 확인한 후, 지난해 10월 미국 임상1상 승인을 받아 올해 5월 투약을 완료한 상태다.
 
그간 보고서 내 연구개발현황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CKD-514'와 'CKD-513'은 이번 자회사 설립 발표를 통해 베일을 벗었다. 'CKD-514'는 경구 투여가 가능한 GLP-1 작용제로 비만 및 당뇨 분야에서 혁신적인 치료 옵션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되는 약물이다. 'CKD-513'은 뇌혈관장벽(BBB) 투과가 가능한 HDAC6 저해제로 난치성 신경질환 치료제로서의 가능성을 가진 후보물질이다.
 
이처럼 종근당은 자회사 설립을 통해 연구개발 전문인력을 결집시키고, 3개 파이프라인에 집중하면서 신약 개발 전문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모양새다.
 
 
 
제일약품·일동제약 R&D 전문 자회사 성과 가시화
 
이미 업계에서는 제일약품과 일동제약 등이 연구개발 전문 자회사를 통한 R&D 집중 전략을 택하고 있으며, 빠르게 성과를 도출해 나가는 중이다.
 
제일약품은 지난 2020년 5월 신약개발연구, 연구개발업을 영위하는 100% 자본출자 종속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를 출범시켰다. 같은해 9월 온코닉테라퓨틱스는 제일약품과 네수파립 기술이전 도입 계약과 자스타프라잔(자큐보정) 기술실시계약(전세계 독점전용실시권)을 체결했다.
 
온코닉테라퓨틱스는 두 후보물질을 중심으로 연구개발을 진행, 지난해 4월 국산 37호 신약 자큐보의 품목허가를 획득하고 10월 출시까지 마쳤다. 앞서 2023년 중화권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고 올해 8월 중국 임상3상 완료 및 품목허가 신청 마일스톤 달성에 따른 기술료를 청구했다. 이 밖에 2024년 5월 인도 기술이전 계약을, 9월에는 멕시코 및 남미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고 성과 도출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온코닉테라퓨틱스는 자큐보의 실적 및 적응증 확대와 함께 네수파립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회사는 지난 8월 전이성 진행형 췌장암 환자 대상 임상1b상을 마치고, 2상 환자 모집을 위한 IND 변경 신청을 제출해 10월 승인을 획득했다. 이 밖에도 식약처에 난소암을 대상으로 셀트리온 항암제 바이오시밀러 '베그젤마(베바시주맙)'과의 병용요법에 대한 국내 임상2상 IND를 신청해 놓은 상태다.
 
일동제약이 지난 2023년 R&D 부문을 물적분할해 설립한 자회사 유노비아도 눈에 띄는 성과들을 내놓고 있다. 일동홀딩스 사업보고서에 기재된 신약 개발 진행 현황표에 따르면 유노비아가 집중하고 있는 후보물질은 △간질환(MASH) 치료제 ID119031166 △위식도 역류 질환 및 소화성 궤양 등 위산 관련 치료제 ID120040002 △당뇨병 치료제 ID110521156 △파킨슨질환 치료제 ID119040338 등이다.
 
우선 개발 진척도가 가장 빠른건 P-CAB 계열의 위 식도 역류 질환 치료제 ID120040002다. 유노비아는 임상1상을 통해 해당 후보물질의 차별화된 약리적 특성과 우수한 안전성을 확인했으며, 한국 미국 일본 호주 등 주요 시장 국가에 대한 특허 등록도 완료한 상태다.
 
이어 지난해 5월 임상2상 단계에서 대원제약과 공동개발 및 라이선스에 관한 계약을 체결해 대원제약이 남은 임상개발을 수행하게 됐다. 유노비아는 계약금과 함께 상업화 시 로열티를 수령하게 되며, 향후 허가 취득에 필요한 정보 등 제공받아 동일 성분의 이종 상표 의약품 제조판매할 수 있는 권리 보유하게 됐다.
 
올해는 비만과 당뇨 등을 겨냥한 대사성 질환 신약 후보물질 ID110521156과 관련한 임상1상 톱라인 데이터를 공개했다. 해당 후보물질은 GLP-1 RA(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수용체 작용제) 계열의 약물로, 50mg과 100mg 투여군에서 4주 평균 각각 5.5%와 6.9%의 체중 감소 효능이 나타났다. 특히 200mg 투여군의 경우 평균 9.9%, 최대 13.8%의 우수한 체중 감량을 보여 투약 용량 의존적인 약물 유효성을 확인했다.
 
안전성 측면에서도 위장관 부작용은 모든 코호트에서 중대한 이상 사례 없이 경미한 수준으로만 관찰됐으며, 약물로 인한 임상 중단이나 중도 탈락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일동제약 그룹은 내년 글로벌 임상2상 진입을 목표로 후속 개발 작업을 추진하는 한편, 현재 논의 중인 글로벌 라이선스 아웃 등 상용화와 관련한 파트너링 활동도 이어나간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R&D 자회사들의 성과가 가시화되는 시점에서 자회사 설립 대열에 합류한 종근당 역시 빠른 시일 내에 성과를 도출해 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를 통해 "연구개발 자회사를 설립하면 소수의 물질에만 집중해 효율적이고 신속한 연구개발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며 "R&D 구조를 단순화시켜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재혁 기자 gur9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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