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차기 대표 후보군 30여명 압축…내부 출신 선호 여론 급부상
30여 명 경쟁 속 내부 전문성 강조…"KT 구조 아는 리더 필요"
정권 교체 때마다 반복된 외풍에 피로감…KT 출신 선호 기류 확산
2025-11-17 17:09:14 2025-11-17 17:09:14
[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KT 차기 최고경영자(CEO) 선임 절차가 본격화됐습니다. 대표이사 공개모집에 약 30명 안팎의 후보가 몰리며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업계와 KT 내부에서는 "이번에는 KT를 잘 아는 인물이 회사를 이끌어야 한다"는 요구가 어느 때보다 크게 부상하고 있습니다. 
 
17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는 조만간 사외이사 8명으로 구성된 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열어 지원자 명단을 검토하고 향후 일정을 논의할 계획입니다. 지난 16일까지 진행된 지원 접수에는 약 30명 안팎이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만 KT는 구체적인 지원자 수나 명단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위원회는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인선자문단을 통해 1차 심사를 진행하고, 평판 조회 등을 거쳐 최종 면접 대상자인 숏리스트를 선정할 예정입니다. 2023년에도 비슷한 방식으로 진행돼 최종 면접 대상자 3명을 공개한 바 있습니다. 올해 역시 공모 마감 후 약 2주 이내에 압축 후보군이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예상됩니다.
 
KT 광화문 사옥. (사진=뉴스토마토)
 
이번 공모의 최대 관심사는 차기 대표이사가 KT 출신 인사가 될지 여부입니다. 최근 해킹 사고와 경영 신뢰도 하락, 조직 내 피로감 등이 맞물리면서 내부에서는 "KT 구조와 네트워크 시스템, 기업 문화를 잘 아는 인물이 적임자"라는 목소리가 크게 확산하고 있습니다.
 
KT는 소유분산 구조로 인해 정권이 바뀔 때마다 대표이사 교체 바람이 불며 '외풍 인사' 논란이 이어져 왔습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내부 전문성과 조직 이해도를 갖춘 인물이 조직 안정에 필요하다는 의견이 다시 힘을 얻는 형국입니다.
 
특히 최근 불출마를 선언한 구현모 전 KT 대표의 메시지가 내부 분위기에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도 나옵니다. 구 전 대표는 지난 14일 입장문에서 "KT의 역사와 문화, 기간통신사업자의 역할을 모르는 분들은 참여를 자제해달라"며 사실상 외부 출신 차기대표에 대한 경계심을 드러냈습니다. KT 내부에서도 "위기의 시기일수록 전문성과 연속성이 갖춰진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습니다.
 
KT 노조 역시 대표이사 선임 과정에서 내부 전문성 반영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노조는 "KT가 국가 기간통신망을 책임지는 기업이라는 본질을 생각하면, 경영 안정성과 기술 이해도는 필수"라며 "경영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는 인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현재 후보군에는 KT 출신 임원과 전직 경영진, 외부 ICT 전문가 등이 고르게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일부 전직 임원들은 이미 업계 내에서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으며, 내부 임원 중에서도 유력 후보들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반면 외부 인재에 대해서는 "KT 구조를 이해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거나 "네트워크 중심 기업의 특수성을 바로 파악하기 어렵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KT는 연내 최종 후보 1인을 확정하고 새해 초부터 새로운 대표 체제를 출범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김영섭 대표의 공식 임기는 내년 3월까지이지만, 통상 최종 후보 내정 후 연초에 경영 기반이 넘어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한편 KT 관계자는 "숏리스트 공개 여부는 위원회에서 결정할 사안이며, 현재까지 정해진 바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차기 대표이사가 KT의 체질 개선과 실추된 신뢰 회복이라는 과제를 어떻게 풀어갈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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