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KT 차기 대표이사 선임 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33명의 지원자 중 16명의 후보군을 선별한 KT 이사회는 다음주 추가적인 평판 조회 등을 거쳐 최종 심사 대상자(숏리스트)를 발표할 계획입니다.
26일 KT 안팎에 따르면, 8명의 사외이사로 구성된 KT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인선자문단 검토를 통해 지원자 33인 중 서류심사 대상자 16명을 추렸습니다.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이들에 대한 서류심사와 평판 조회 절차를 진행한 뒤 후보를 8명으로 압축하고, 다음주 최종 면접 대상자인 4명의 숏리스트를 발표할 예정입니다.
다음주 숏리스트 공개 일정에 비춰보면, 12월 둘째 주 면접을 거쳐 중순께 차기 대표 최종 후보 1인이 확정될 전망입니다.
KT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는 "KT는 2019년 경선부터 숏리스트를 외부에 공개해왔다"며 "대표이사 선임 절차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같은 전례를 고려하면 이번에도 면접 대상자 4인 공개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입니다.
앞서 KT 이사회는 2019년 면접 대상자 9명 중 8명 명단을 공개했습니다. 구현모 전 KT 대표, 박윤영 전 KT 사장, 김태호 전 서울교통공사 사장을 포함해 이동면 전 KT 사장, 최두환 전 KT 사장, 임헌문 전 KT 사장, 표현명 전 KT 사장, 노준형 전 정보통신부 장관이 포함됐습니다. 2023년 진행됐던 차기 대표이사 경선에서도 이사회는 서류심사 후 숏리스트를 발표했습니다. 당시에는 2월 박윤영 전 KT 사장, 신수정 전 KT 부사장, 윤경림 전 KT 사장, 임헌문 전 KT 사장 등 내부 출신 4명이 숏리스트에 올랐고, 이어 8월에는 김영섭 현 KT 대표와 차상균 서울대 교수, 박윤영 전 KT 사장이 최종 면접 대상자로 공개됐습니다.
이번 KT 차기 대표 경선은 KT 출신과 외부 출신의 ‘투 트랙 레이스’ 양상으로 흐르고 있습니다. 내부 출신으로는 이현석 KT 커스터머부문장(부사장), 석OO 전 KT ENS 사장, 김태호 전 서울교통공사 사장, 남규택 전 KTcs 대표, 박윤영 전 KT 사장, 이홍재 전 KT 전무 등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외부 출신으로는 주형철 전 대통령비서실 경제보좌관, 홍원표 전 SK쉴더스 대표, 황동현 한성대 교수, 김재홍 전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 등이 이름을 올렸습니다.
차기 대표의 핵심 조건으로 '통신을 제대로 이해한 인물'이라는 요구가 더욱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잇따른 보안 사고로 흔들린 신뢰를 되찾고,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본업 경쟁력을 회복해야 한다는 절박함이 반영된 분위기입니다.
KT 내부에서는 전문성과 조직 이해도를 갖춘 인물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힘을 얻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불출마를 선언한 구현모 전 대표의 메시지가 회자되고 있습니다. 그는 지난 14일 입장문에서 "KT의 역사와 문화, 기간통신사업자의 역할을 모르는 분들은 참여를 자제해달라"고 밝히며, 사실상 외부 출신 후보에 대한 경계심을 드러냈습니다.
KT 노조 역시 내부 전문성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노조는 "KT는 국가 기간통신망을 책임지는 기업인 만큼 경영 안정성과 기술 이해도는 필수"라며 "경영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는 인사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차기 대표 선임 절차가 속도를 내야 한다는 내부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내년 사업계획, 인사, 조직개편 등 주요 일정이 다가오면서, 리더십 공백을 더 이상 방치해선 안 된다는 우려가 배경에 깔려 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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