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세탁의 시스템화)⑨(단독)상품권 '도박자금 세탁' 악용 확인…경찰 수사 중
금감원 "도박 등 범죄자금 연관성 확인"…경기북부경찰청 수사 착수
'소급 계약' 체결·16억원 수취 정황…A사 "정상 테스트" 주장 무색
선불전자지급수단 일평균 2.3조 시장…"규제 사각지대 해소 시급"
2026-01-06 17:34:09 2026-01-06 17:34:09
[뉴스토마토 김현철 기자] 온라인 상품권을 발행·환불하는 방법으로 60억원 상당을 돈세탁한 혐의를 조사한 금융감독원이 범죄자금과 연관성을 확인했습니다. 경기북부경찰청 등도 이미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6일 박찬대 민주당 의원실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금감원은 지난해 11월 중순 돈세탁 의혹을 받는 A사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하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습니다. 금감원 조사 결과, 지난해 9월18부터 21일까지 4일 동안 이뤄진 60억원 규모 상품권 거래에서 범죄자금과 연관성이 확인된 겁니다. 박찬대 의원실 관계자는 "금감원 조사에서 A사는 도박 등 범죄자금과의 연관성이 명백히 드러났다"며 "현재 경기북부경찰청 등이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뉴스토마토>는 지난해 10월부터 <(돈세탁의 시스템화)①(단독)개인정보 탈취·피싱 자금, 온라인 상품권으로 빠르게 현금화> 기사를 통해 온라인 상품권 발행·환불을 통해 돈세탁이 이뤄졌다는 의혹을 연속보도 했습니다. 이에 금감원은 지난해 10월21일부터 문제가 된 A사에 대한 현장조사에 돌입했습니다. 현장조사는 한 차례 기간을 연장한 끝에 지난해 11월5일 종료됐습니다.
 
경기도 의정부시 경기북부경찰청 청사 전경. (사진=뉴시스)
A사는 그동안 60억원의 이상 거래가 "정상적인 기업 간 거래(B2B) 시스템 테스트"였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금감원이 조사한 결과, 테스트 계약은 실제 거래가 끝난 뒤인 10월17일에야 체결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금감원은 A싸가 9월18일부터 21일까지 이미 50억원 이상의 거래를 한 뒤, 한 달 가까이 지나서야 테스트 계약을 체결한 점을 문제로 삼았습니다. A사는 금감원에 "소급해서 계약을 체결한 것"이라고 소명했습니다. 하지만 이는 '정상적인 테스트로 보기 어렵다'는 게 금감원의 판단입니다.
 
특히 △입금자 23명과 출금자 47명이 전혀 일치하지 않는 점 △10억원의 입금 기록이 누락된 채 거래가 계속된 점 △연매출 1억원 미만 회사가 4일간 60억원을 거래한 점 등도 정상 거래로 보기 어려운 정황으로 지목됐습니다.
 
특히 금감원은 이번 조사 과정에서 A사 대표가 16억원을 수취한 정황도 포착했습니다. 금감원 조사에 따르면, A사 대표는 금전대차계약서 형태로 16억원을 받았으며, 이 가운데 300만원은 개인적으로 사용한 걸로 파악했습니다. A사 대표는 "16억원은 회사 운영비로 사용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금감원은 이를 정당한 자금 사용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박찬대 의원실 관계자는 "대표가 16억원을 금전대차계약 형태로 수취했는데, 이 중 일부를 개인 용도로 사용한 것은 횡령·배임에 해당할 수 있는 심각한 사안"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서울 여의도에 있는 금융감독원 전경. (사진=뉴시스)
 
경찰, 본격 수사 착수…"철저히 규명
 
경찰은 금감원으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아 수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경기북부경찰청 등이 주도적으로 수사를 맡고 있으며, 범죄자금의 구체적 출처와 돈세탁 구조를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는 걸로 전해졌습니다. 박찬대 의원실 관계자는 "금감원뿐 아니라 경찰도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 질의와 보도를 통해 사건을 인지하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박찬대 의원실은 A사가 추가 거래를 시도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의원실 관계자는 "똑같은 일이 또 발생하면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재발 방지를 위한 조치가 시급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온라인 상품권 등 선불전자지급수단에 대한 규제 강화 논의가 본격화될 전망입니다. 박찬대 의원은 가상자산 자금세탁 방지책과 함께 종합적인 입법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박찬대 의원실 관계자는 "온라인 상품권 시스템의 허점이 완전히 드러났다"며 "가상자산 자금세탁 방지와 함께 선불전자지급수단 전반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 입법을 추진하겠다"고 했습니다. 
 
다만 법안 마련에는 추가 연구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박찬대 의원실 관계자는 "가맹점들이 법인 대포통장을 활용하는 경우 피해자 특정이 어렵다"며 "계좌이체 방식이 오히려 추적을 어렵게 만드는 구조적 문제도 있어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현재 선불전자지급수단 시장은 일평균 2조3500억원(2024년 기준)으로 급성장했지만, 감독 체계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상품권 발행업체만 112곳, 신규 신청 대기업체도 20곳에 달합니다.
 
김현철 기자 scoop_press@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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