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대보건설, 공공 수주 쌓일수록 커지는 자금 부담
수주 호황 뒤 찾아온 그림자…운전자본 경고등
매출채권·단기차입 확대…재무 유연성 시험대
공공 수주로 컸지만 이제 회수 속도가 관건
2026-01-09 06:00:00 2026-01-09 06:00:00
이 기사는 2026년 01월 7일 10:49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김소윤 기자] 대보건설이 공공입찰과 민간참여 공공주택,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민자사업(BOT·BTL) 등 공공 인프라 전반에서 수주 경쟁력을 확대하며 외형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확보한 수주 물량 가운데 일부가 착공 단계로 순차 전환되면서 공정 선행 부담이 커졌고, 이 과정에서 매출채권 증가와 단기차입 비중 확대, 금융비용 증가 등 운전자본 부담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모습이다.
 

현재 대보건설이 시공 중인 남양주 왕숙 A-27BL 민간참여 공공주택건설사업 (사진=대보건설)

민간 분양 축소하고 공공 인프라 집중…전략적 선회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보건설의 연간 수주액은 2023년 1조 1170억원에서 2024년 1조 6820억원으로 늘어났고, 지난해에는 2조 730억원으로 처음 2조원을 돌파했다. 이에 따라 수주잔고는 2021년 말 2조 4000억원에서 2024년 3조 1900억원, 2025년에는 5조 8000억원 안팎까지 확대될 것으로 추정된다. 수주 확대는 매출 성장으로도 이어져, 별도 기준 매출액은 2022년 8351억원에서 2024년 1조 434억원으로 증가하며 처음으로 매출 1조원을 넘어섰다.
 
공공입찰과 민간참여 공공주택,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민자사업(BOT·BTL) 등 공공공사와 토목사업 비중을 늘리며 수주 경쟁력을 강화했고, 이 과정에서 외형 성장의 기반이 되는 일감을 대거 확보한 결과로 풀이된다.
 
실제 대보건설은 지난 2020년부터 국내 건설사 공공공사 수주 상위 10위권에 오를 만큼 공공 부문에서의 경쟁력을 인정받아 왔다. 2023년 이후에는 수익성이 약화된 민간 분양주택 사업을 사실상 접고, 공공공사·도시정비와 토목 인프라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는 전략으로 선회하면서 매출 1조원대와 이익 성장을 동시에 달성했다는 평가다.
 
수주 전략 측면에서도 대형 공공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공개 경쟁입찰과 기술형 입찰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입지를 넓혀왔다. 대보건설은 300억원 이상 공공공사에서 기술력 평가 비중이 높은 기술형 입찰 시장에서 토목 분야 경험을 무기로 GTX-B 노선, LH(한국토지주택공사) 민간참여 공공주택, 인천공항 2국제업무단지 개발(BOT), 서울교대·부산대 BTL 사업 등 굵직한 사업을 연달아 따내며 공공 인프라 강자로 자리 잡고 있다. 
 
조달청 등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대보건설의 공공입찰 낙찰 건수는 76건으로 집계됐다. 연도별로는 2023년 31건, 2024년 27건, 2025년 18건이다. 실제 계약 체결과 전산 입력 시점이 늦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아, 조달청 통계상 낙찰 건수에는 아직 반영되지 않은 물량도 상당 부분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물량까지 포함할 경우 실제 수주 규모는 통계상 수치보다 더 클 가능성이 크다. 같은 기간 착공에 들어간 현장은 총 27건으로, 2023년 6건에서 2024년 9건, 2025년 12건으로 해마다 늘어났다. 업계 평균적으로 연간 착공 물량이 5건 안팎에 머무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대보건설의 착공 규모는 상대적으로 큰 편에 속한다.
 
일감이 급증하면서 실제 착공 및 실행 단계에 진입한 프로젝트도 빠르게 늘고 있다. 대보건설은 최근 토목 조직과 인력을 확충하고 공공 토목공사 전담 기능을 강화하는 등 증가한 현장에 대한 관리 역량을 보강하고 있으며, 확보한 수주 물량을 차질 없이 착공·진행해 매출로 연결하겠다는 전략적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민간 부문 참여는 규모를 줄였을 뿐 완전히 접은 것은 아니다. 대보건설은 2023년부터 자체 민간 분양주택 사업을 사실상 중단해 2024년 민간 아파트 분양 실적이 '0'으로 집계됐지만, LH가 시행하는 민간참여 공공주택사업에는 지속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공공이 사업을 주도하고 민간이 시공·지분을 나누는 혼합 구조의 사업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며,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민간 참여 방식을 택한 셈이다.
 
실제로 남양주 왕숙2지구 A-6·7블록 민간참여 공공주택사업에서 대보건설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고, 시흥 거모·광명 시흥지구 등 LH 민간참여 공공주택사업에도 컨소시엄 형태로 참여한 바 있다. 이 외에도 서울 연신내역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금호건설 컨소시엄), 밀양부북 A-1·S-2블록 민간참여 공공주택사업(BS한양 컨소시엄) 등 정부·LH가 주도하는 공공개발 사업에 파트너사로 참여하고 있으며, 부천 고강동·원종동 가로주택정비사업 등을 연달아 수주하는 등 소규모 도시정비시장에도 꾸준히 발을 담그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형 성장과 재무 관리의 딜레마
 
다만 외형 성장 이면에서 일부 재무 부담도 감지된다. 수주 확대와 함께 착공이 본격화되면서 공정이 선행되는 현장이 늘었고, 이에 따라 공사대금 회수 시점이 뒤로 밀리며 매출채권이 증가하는 흐름이 나타났다. 공공 인프라와 민간참여 사업 특성상 인력·자재·장비 투입이 먼저 이뤄지고, 공사대금은 일정 시차를 두고 회수되는 구조가 형성되면서 운전자본 부담이 확대된 것으로 풀이된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대보건설의 매출채권은 2021년 1625억원에서 2024년 3155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같은 기간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404억원에서 39억원으로 급감했고, 금융비용은 38억원에서 99억원으로 확대됐다. 이자보상배율은 6.82배에서 1.95배로 하락했으며, 단기차입금은 2022년 일시적으로 줄었다가 2024년 739억원으로 다시 증가했다. 이에 따라 부채비율도 302%에서 366%로 상승했다. 현금창출력이 저하되자 단기차입을 통한 운용자금 조달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대보건설 사례는 수주잔고 확대가 곧바로 재무 여력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형적인 딜레마를 보여준다. 수주 증가가 중장기 매출 성장을 뒷받침하는 동시에 매출채권 누적, 차입 확대, 금융비용 증가를 동반하면 오히려 재무 부담 요인으로 전이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이를 대보건설만의 이슈가 아닌 공공수주 비중이 높은 중견 건설사 전반의 구조적 과제로 보고 있으며, 확보한 프로젝트의 공정 안정화와 공사대금 회수 속도를 얼마나 끌어올려 현금흐름과 재무건전성을 관리하느냐가 향후 성장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평가다.
 
대보건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대형 건설사들이 해외·대형 프로젝트에서 주춤했던 상황에서, 회사는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고 사업성이 검증된 공공 물량과 기반시설 공사에 집중해 리스크를 관리해 왔다"며 "공공공사는 민간 사업에 비해 인허가와 사업 구조가 이미 확정된 상태에서 발주되는 경우가 많아, 수주 이후 착공으로 이어지는 속도가 빠른 편이고 이 점이 안정성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정비 사업과 민간 부문에 대해서는 "전혀 배제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당분간은 공공 물량이 가진 안정성을 중심으로 점진적으로 접근할 계획"이라며 "이익률이 높지 않더라도 기성 수익이 안정적으로 발생하는 사업을 우선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소윤 기자 syoon133@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