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첫 시행 AI기본법…'규제 기준 불명확' 혼선 우려
정부 AI 정책들, 가이드라인에서 법적 체계로 전환
규제 대상인 고영향 AI·안전성 기준 등 규정 모호
법 시행 이후라도 현장과 소통, 개정 필요성 나와
2026-01-19 16:53:10 2026-01-19 17:09:52
[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인공지능(AI) 기본법' 시행을 앞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정부는 기본법을 통해 AI 국가 경쟁력을 높이고 신뢰할 수 있는 사회·경제적 여건을 마련하겠단 입장이지만, 산업계는 진흥에 앞서 법적 규제가 부담으로 작용할 것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더구나 직접적인 규제 대상이 되는 '고영향 AI' 범위와 안정성 기준 등이 불명확해 현장 혼선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입니다.
 
우리나라는 오는 22일 '인공지능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기본법(AI 기본법)'을 시행하며 전 세계에서 AI 법안이 시행되는 첫 번째 국가가 됩니다. 유럽연합(EU)은 지난 2024년 6월 AI법을 처음 제정했지만 법 시행은 2027년 말로 연기했습니다. 국내에서 AI 기본법의 시행은 그동안 가이드라인 중심으로 추진되던 AI 관련 정책들이 이제 법적인 체계로 전환되는 계기가 될 전망입니다.
 
법안은 AI에 관한 국가 차원의 거버넌스(협치) 체계를 정립하고, 산업 육성과 함께 AI로 인한 위험성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한 내용을 골자로 합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국가 AI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기본계획을 3년마다 수립·시행하도록 했습니다. 지난해 9월 출범한 국가AI전략위원회 운영과 함께 연구개발과 학습용 데이터, AI 데이터센터, 집적 단지 등 산업 육성을 위한 정부 지원의 법적 근거도 마련했습니다.
 
지난해 10월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최민희 위원장이 AI 기본법 관련 이재명 대통령 연설 장면을 재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또 AI의 기술적 한계와 오·남용 등으로 발생 가능한 위험을 막기 위해 '고영향 AI' 개념을 도입했습니다. 기본법에 따르면 의료·에너지·교통·채용과 같이 국민 생명과 재산, 기본권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10개 영역을 고영향 AI로 분류하고 사람이 관리하는 체계를 갖춰 안전성을 확보해야 합니다. AI가 내린 주요 결정 과정에 대한 설명 가능성 의무도 만들었습니다. 챗GPT 같은 생성형 AI가 만들어낸 문서와 이미지, 영상에는 AI 제작물임을 알 수 있도록 워터마크 부착 등의 표시 의무를 뒀습니다.
 
AI 기본법상 의무를 위반하면 최대 30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다만 정부는 법 시행과 함께 최소 1년 이상의 유예기간을 적용한다는 방침입니다. 앞서 과기정통부는 AI 기본법에 대해 글로벌 규범 동향과 국내 AI 산업을 고려해 규제보단 진행에 무게를 뒀고, 최소한의 유연한 규제 체계를 도입하는 데 집중했다고 설명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업계와 전문가들은 정작 기본법이 가장 크게 영향을 줄 규제 범위와 기준이 모호하다고 봤습니다. 법 취지와 별개로 '규제 리스크'만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법 시행 이전부터 개정 필요성을 지적하는 이유입니다.
 
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EU법의 고위험 AI와 달리 규제 대상이 되는 영역을 고영향 AI로 규정했는데, 이 개념 자체가 범위와 수준 모두 불명확하다"며 "법 시행 이후 사업자들이 모호한 기준 때문에 AI 사업을 추진하면서도 과기정통부에 계속 확인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금융이나 의료 관련법과 AI 기본법의 이중 규제 가능성 등 다양한 세부 사안들의 검토가 필요해 보인다"며 "유예기간이 있어 당장 법 위반으로 인한 현장 혼란이 발생하지는 않을 텐데, 불합리하고 모호한 규정들을 시행 이후라도 빠르게 개정해야 우려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습니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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