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봉법 D-60…노동계, 조기 춘투 돌입
현대차·한화오션 등 원청 13곳 조준
대법 판례 근거로 ‘실질 지배력’ 공략
2026-01-26 14:14:49 2026-01-26 14:37:17
[뉴스토마토 윤영혜 기자] 3월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법 2·3조) 시행을 앞두고 노동계가 사실상 ‘조기 춘투’에 돌입했습니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소속 하청 노동자 7000여명이 현대자동차와 현대제철, 한화오션 등 대기업 13곳을 상대로 원청 교섭을 공식 요구하면서입니다. 원청이 교섭을 거부할 경우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부당노동행위 논란으로 번질 수 있는 만큼, 노사관계의 향배를 가를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조합원들이 지난달 30일 서울 중구 금속노조 회의실에서 중앙노동위원회 현대제철·한화오션 하청쟁의조정 사건 조정 중지 결정 및 개정노조법 해석 지침에 대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26일 금속노조는 산하 24개 하청 지회·분회 소속 노동자 7040명이 지난 23일 현대차(005380), 현대모비스(012330), 한국GM, 기아(000270), 현대제철(004020), 한화오션(042660), HD현대중공업(329180) 등 다단계 하도급 구조가 복잡한 자동차·조선·철강 분야 주요 원청사 13곳에 교섭 요구 공문을 발송했다고 밝혔습니다. 참여 하청업체는 최소 143곳에 이르며 향후 추가 참여도 예상됩니다. 개별 하청업체 단위를 넘어 산별노조 차원에서 원청을 상대로 이 같은 대규모 교섭 요구가 이뤄진 것은 처음입니다. 
 
노동계가 1월부터 기습적으로 교섭 요구에 나선 배경에는 3월 법 시행 시점에 맞춰 합법적인 파업권을 확보하려는 치밀한 계산이 깔려 있습니다. 현행법상 쟁의행위에 돌입하기 위해서는 ‘교섭 요구→결렬→노동위원회 조정 신청’이라는 필수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노동계는 2월 중 해당 절차들을 마무리해 법이 발효되는 3월과 동시에 강력한 집단행동에 돌입할 수 있는 법적 토대를 완비하겠다는 구상입니다. 법 시행 초기 발생할 수 있는 경영계의 시간 끌기 전략을 차단하고 현장 주도권을 선점하려는 의도로 분석됩니다.
 
특히 핵심 의제로 ‘산업안전’과 ‘작업환경 개선’을 전면에 내세운 점이 주목됩니다. 노동계는 위험의 외주화 구조 속에서 안전 관련 결정 권한은 원청이 독점하면서도 사고 책임은 하청 노동자에게 전가됐다고 지적해왔습니다. 금속노조 조선하청지회 관계자는 “안전보건 관련 교섭을 시작으로 모든 의제를 포함시킬 것”이라며 “원청은 인정하지 않지만 실제 하청 노동자들의 임금 가이드라인도 원청이 결정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번 교섭 요구는 정부의 시행령 제정 움직임에 대한 반작용 성격도 있습니다. 금속노조 관계자는 “법 개정 취지에 따라 노사 자율로 맡겨져야 하는데 정부가 법 개정에 따른 혼란을 막겠다는 명분으로 시행령을 마련하면서 오히려 제약 사항이 많아졌다”며 “대법원에서 현대제철과 CJ대한통운 등 원청의 실질적 지배력을 근거로 사용자성을 인정한 판결이 수차례 나온 만큼 원청이 직접 교섭장에 나와야 한다”고 했습니다.
 
윤영혜 기자 yy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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