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더본코리아, K소스로 해외 공략…OEM 구조는 '한계'
해외수출용 B2B 소스 사업…국내 위탁생산 구조
현금성자산 1928억원에도 설비 확충 보다 OEM
장기 성장에 변수…생산 유연성과 확장성 한계
2026-02-02 06:00:00 2026-02-02 06:00:00
이 기사는 2026년 01월 29일 15:25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보현 기자] 더본코리아(475560)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K소스로 해외 공략에 나섰지만, 생산은 전적으로 외주에 의존하고 있다. 1928억원의 현금성자산을 보유하고도 공장 증설 대신 위탁생산을 택한 것이다. 이는 단기적으로 비용부담을 낮추고 생산 속도를 높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생산 유연성과 확장성 측면에서 한계가 될 수 있다. 이에 이번 선택은 회사의 중장기 성장성에 시험대로 작용할 전망이다.
 
 
(사진=더본코리아 홈페이지)
 
자체 생산기반 아닌 OEM 의존…장기 성장 변수
 
29일 업계 등에 따르면 더본코리아는 지난해부터 해외수출용 B2B(기업 간 거래) 한식소스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단순 소스 판매업이 아닌 B2B 소스를 기반으로 ‘글로벌 푸드 컨설팅’에 나서겠다는 복안이다. 이는 소스만 공급하는 것이 아닌 현지 매장의 니즈에 맞춰 레시피 제공과 메뉴 확장 컨설팅까지 지원하는 것이 특징이다.
 
회사의 이번 신사업 의지는 확실하다. 내수 프랜차이즈 시장 의존도를 낮추고, 해외에서 수익을 내 국내 프랜차이즈 점주들을 좀 더 지원하겠다는 포부다. 명확한 목표치도 제시됐다. 2030년까지 1000억원의 매출을 내겠다는 것이다.
 
다만 회사는 해외 수출용 소스의 생산기반을 모두 OEM(위탁생산)에 의존하고 있다. 현재까지 출시한 TBK(The Born Korea)의 소스 11종은 모두 대상이 위탁생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본코리아의 이러한 위탁생산구조는 이번 사업뿐만이 아니다. 빽햄, 빽라면, 빽짜장, 빽다방 커피믹스 등 자체브랜드 상품 모두 외주가공처에서 매입해온다. 빽햄은 대상, 빽짜장은 오뚜기, 빽다방 커피믹스는 모카씨엔티 등이다.
 
OEM은 브랜드·기획·마케팅은 본사가, 생산은 다른 기업의 공장에 맡기는 구조다. 시설 기반 마련을 안 해도 돼 고정비 부담이 낮으니 초기 투자가 적고, 빠르게 제품 출시를 할 수 있다.
 
다만 장기 성장에는 변수로 작용한다. 내수 불확실성과 경기침체로 원재료, 인건비, 에너지비가 상승하면 OEM 단가가 인상된다. 제조사 측이 ‘우리도 원가 올랐다’고 하면 비용 부담을 그대로 흡수할 수밖에 없는 셈이다.
 
이에 마진 방어가 어려운데, 심지어 OEM 업체가 국내 대기업(대상)이라 협상 면에서도 불리할 수 있다. 장기 계약을 맺어도 단가조정, 최소 주문량, 계약 조건 등을 ‘을’의 위치해서 협상해야 해서다.
 
제품이 많이 팔려도 문제다. 갑자기 주문이 몰려 생산이 급증하면, OEM 업체는 더본코리아의 소스만 생산하는 게 아니라 타 기업의 주문도 맞춰야 하니 납기가 지연되고 물량이 축소될 수 있다.
 
수요 과잉이 발생하면, 자체공장은 유연한 대처가 가능하지만 OEM 구조에서는 어렵다. 예로, 수요 급증 시 설비 증설을 해야 하면 생산업체의 판단이 우선이다. 자체 공장이면 교대 확대와 설비 추가로 대응이 가능하다. 실제 지난해 3분기 기준 더본코리아의 자체생산 공장인 백석공장에서는 최근 2년간 가동률이 100%가 넘어갔다. 이에 회사는 연장근무 등으로 정상조업도를 초과해 물량을 맞췄다.
 
‘소스’는 브랜딩보다 ‘맛’이 핵심 경쟁력에 가깝다. 미세한 배합 차이와 원료 변경, 공정 편차 등으로 맛과 품질이 바로 달라져서다. 초기에는 OEM 생산이 빠르고 투자 부담이 적겠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자체 공장이 없으면 완전한 품질 통제가 불가능하다. ‘맛’은 곧 브랜드 신뢰 리스크로도 직결된다.
 
 
현금성자산 1928억원에도 공장증설 대신 OEM 해외 공장 타진
 
현재 더본코리아는 소스 자체 생산 여력이 저하된 상태다. 당초 소스류를 생산하는 공장은 예산공장, 백석공장 등 2곳이었는데, 지난해 3분기 백석공장이 농지법 위반 등으로 폐업했다.
 
소스류 생산은 예산공장 1곳만 가동되고 있다. 다만 예산공장의 평균가동률은 2023년부터 2024년까지 90% 내외로, 이미 최대치다. 백석공장에서 만들던 춘장소스도 백석공장 폐업 이후 예산공장에서 생산 중이라, 4분기 평균가동률은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고 더본코리아가 생산기반에 투자할 현금이 부족해 보이지도 않는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더본코리아의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현금및현금성자산)은 1928억원으로, 프랜차이즈업계에서는 전무후무한 규모다. 지난해에는 대표이사 리스크 등이 작용해 매출 하락으로 인한 EBITDA가 마이너스 152억원을 기록하긴 했지만, 부채비율은 지난해 3분기 연결기준 28.7%를 기록하는 등 여전히 건재한 수준이다.
 
현재 더본코리아는 공장 증설 계획이 없다. CAPEX(자본적지출, 투자)도 지난해 3분기 106억원에 그쳤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80억원 대비 절반 이상 떨어진 수치다. 이에 자체 설비여력 확충 없이 외주생산으로만 사업 확장을 택한 점은 중장기 전략의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더본코리아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현재 B2B 해외 수출용 소스의 제조기반은 대상에서 OEM 생산을 하고 있고, OEM 생산할 해외 공장을 타진하고 있다. 국내 자체공장에서 생산하는 소스는 국내 프랜차이즈 납품용이며, 해외용 소스는 목적이 다르다”며 “아시아·미주·유럽 등 주요 거점을 중심으로 단계별 현지화 전략을 추진하고, 대형 유통업체 및 현지 레스토랑과의 협업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보현 기자 bob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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