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ECM리턴즈)③모험자본 발굴력이 ECM 성패 가른다
투자처, 당국 규제로 채권보단 ECM에 '무게'
투자처 발굴 조직 키워도, 모험자본 난항 불가피
한국형 BDC·운용사 협업, 모험자본 해법 될까
2026-02-25 06:00:00 2026-02-25 06:00:00
이 기사는 2026년 02월 23일 06:00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증시 호황으로 기업금융(IB) 시장에서는 주식자본시장(ECM)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그동안 미뤄졌던 기업공개(IPO)가 재개되고 유상증자를 통한 자금 조달도 활기를 띠는 모습이다. 특히 금융당국이 강조해온 모험자본 공급의 핵심 역시 ECM 주관 역량에서 나온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에 <IB토마토>는 2026년 ECM 시장의 현황을 점검하고 IPO가 향후 기업들의 핵심 자금 조달 창구로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 짚어보고자 한다.(편집자주)
 
[IB토마토 최윤석 기자] 올해 첫 발행어음 조달에서 신한투자증권은 주식자본시장(ECM) 딜을 통한 모험자본 공급 계획을 제시했다. 하자만 아직 대부분의 증권사에 있어 모험자본 투자는 여전히 풀기 어려운 숙제로 남아 있다. 특히 채권 쏠림을 막기 위한 규제 환경은 발행어음 증권사들의 ECM 역량 강화를 사실상 압박하는 구조로 작용하고 있다.
 
모험자본 투자 과제 푼 신한투자증권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한투자증권은 지난 9일 출시한 첫 발행어음 상품을 완판했다. 상품은 수시형·약정형·특판형으로 구성됐으며, 금리는 세전 연 2.30~4.00% 수준이다. 
 
이번 완판으로 신한투자증권은 발행어음 인가 이후 첫 시장 안착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앞서 신한투자증권은 발행어음 조달 자금을 서진시스템 주식매수청구권(풋옵션) 지분 인수에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사진=신한투자증권)
 
해당 거래에 투입된 자금은 약 3500억원 수준이다. 이를 감안하면 신한투자증권은 추가적인 외부 조달 없이도 발행어음을 통해 1조원 이상을 운용할 수 있는 여력을 확보한 셈이다. 발행어음 조달 자금의 35%를 모험자본에 투자하겠다는 자체 계획 역시 올해는 현실화 가능성이 커졌다.
 
하지만 신한투자증권 이외의 신규 발행어음 증권사들에 모험자본 투자는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는 것이 현실이다.
 
현재 모험자본으로 분류되는 투자처는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자금공급과 주식투자 △A등급 이하 채무증권 △P-CBO(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 △상생결제 및 벤처캐피탈·신기술사업금융사·하이일드펀드 등이다.
 
그러나 신한투자증권 사례와 같은 풋옵션 기반 중소·중견기업 투자 딜은 연간 발생 건수가 제한적이다. A등급 이하 채무증권 역시 금융위원회가 발행어음 인가 증권사의 모험자본 투자액 중 30%까지만 인정하기로 하면서 활용 여지가 크게 줄었다.
 
결과적으로 모험자본 투자는 투자 이전 단계에서 수익성과 리스크 관리 요건을 동시에 충족할 투자처를 발굴해야 하는 고난도 과제로 남게 됐다. 
 
한국형 BDC, 모험자본 대안으로 부상
 
조직을 확대한다고 해서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 어려운 구조라는 점도 부담이다.
 
신규 발행어음 인가에 맞춰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모험자본 투자를 위한 전담 조직 개편을 진행했다. 종합투자계좌(IMA) 증권사인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각각 IMA본부와 운용전략본부 내 IMA 전담 부서를 신설했다.
 
신규 발행어음 증권사인 키움증권도 투자운용본부를 투자운용부문으로 격상해 조직 확대를 이뤘다. 신한투자증권과 하나증권도 각각 '종합금융운용부'와 '종합금융본부'를 설치했다.
 
하지만 조직 확대에도 불구하고 시작 단계에 불과한 상황에서 모험자본 투자처 발굴과 투자는 아직 가시적 성과가 나오기는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 같은 배경에서 대안으로 부상하는 것이 한국형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다. 오는 3월 17일부터 시행 예정인 한국형 BDC는 비상장 스타트업과 코스닥·코넥스 기업에 투자하는 폐쇄형 상장 펀드로, 모험자본을 자본시장으로 연결하는 통로로 평가된다.
 
금융감독원은 올해 업무계획에서 BDC 인가 및 펀드 심사 기준을 마련하겠다고 밝혔고, 한국거래소 역시 성장자금의 적시 조달을 위해 BDC 도입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BDC에 주목하는 이유는 자회사와 협업 가능성 때문으로 풀이된다. 운영안에 따르면 증권사는 직접 운용 대신 계열 자산운용사 등을 통한 우회 또는 간접 참여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실제 업계에서는 신한금융그룹 산하 신한자산운용이 KB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과 함께 BDC 상품 출시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투자증권 역시 신한자산운용이 프리IPO에 참여했던 플랜엠의 IPO 주관을 맡으며 금융그룹 내 협업 모델의 가능성을 이미 입증한 바 있다.
 
ECM이 모험자본 경쟁력의 종착지
 
당초 발행어음 신규 인가 당시 최대 수혜처로는 A급 이하 하이일드 채권 시장이 거론됐다. 그러나 채권 편중을 막기 위한 규제 환경이 강화되면서 발행어음 증권사의 성패는 결국 ECM 역량에서 갈릴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사진=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연구원은 '2026년 증권산업 전망 및 주요 이슈' 보고서에서 증권업의 질적 성장을 위한 핵심 요건으로 모험자본 투자 경쟁력 강화를 제시했다. 정부 주도의 생산적 금융 정책이 본격화되면서, 모험자본 시장 선점 여부가 중장기 사업 역량으로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자본시장연구원은 현재 증권사 자체 투자보다는 모험자본 생태계와 직접 연관된 벤처캐피탈(VC)이나 사모펀트(PE)와의 협업을 증권사 모험자본 투자 방안으로 평가했다. 
 
이석훈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은 <IB토마토>에 "최근 증권업이 분명한 호황 국면에 진입했지만, 향후 경쟁력은 모험자본 투자와 같은 기업금융 역량에서 갈릴 것"이라며 "이에 기업 성장 단계 전반을 지원할 수 있는 네트워크 강화가 증권업계의 과제로 떠올랐다"라고 말했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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