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가율 개선·공공 공략…중견 건설사, 체질 개선 본격화
2026-02-23 16:03:13 2026-02-23 16:03:13
서울시내 아파트 건설현장.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건설경기 둔화와 주택시장 위축이 이어지는 가운데 중견 건설사들이 외형 경쟁 대신 수익성 방어에 초점을 맞추며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고금리 장기화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담, 미분양 증가 등으로 사업 환경이 악화하자 무리한 수주 확대보다 원가 관리와 재무 안정성 확보를 우선하는 전략으로 선회한 결과로 풀이됩니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시공능력평가 10위권 밖 주요 상장 중견 건설사들은 매출이 줄거나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영업이익은 큰 폭으로 개선됐습니다. 공사비 상승분이 매출에 반영되고, 원가 관리 체계를 정비한 효과가 실적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입니다. 차입금 감축과 부채비율 개선을 병행하면서 재무 건전성 역시 한층 강화됐습니다.
 
금호건설은 2024년 1800억원대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나 지난해 459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습니다. 매출원가율이 104.9%에서 93.8%로 11%포인트 이상 낮아진 효과가 결정적이었습니다. 차입금 규모도 절반 가까이 줄이며 재무 부담을 완화했습니다.
 
동부건설 역시 969억원의 영업손실에서 벗어나 지난해 606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습니다. 원가 관리 강화와 공공공사 중심 수주 전략이 실적 반등을 이끌었다는 평가입니다. 부채비율도 61%포인트 낮아지며 재무 건전성이 개선됐습니다.
 
계룡건설은 매출이 전년 대비 9%가량 감소했음에도 영업이익이 83% 급증한 1630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이밖에 한신공영, 태영건설, KCC건설, HL디앤아이한라도 일제히 영업이익이 30% 이상 늘었다고 공시하며 수익성 개선 흐름에 합류했습니다.
 
정비사업 시장에서는 전략적 선택과 집중이 두드러졌습니다. 서울 핵심 입지의 대규모 재건축 사업은 높은 입찰보증금과 금융 지원 조건 등으로 사실상 대형사 중심 구도로 재편됐습니다. 이에 중견사들은 가로주택정비사업이나 모아타운 등 비교적 규모가 작은 사업지로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사업 구역이 세분화돼 있어 리스크를 분산할 수 있고, 수익성 확보가 가능한 구간을 선별적으로 공략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히는 만큼 자금 올해도 부담이 낮은 사업지 위주로 접근할 것으로 보입니다. 
 
공공주택과 사회간접자본(SOC) 사업 비중을 확대해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확보하려는 움직임도 뚜렷합니다. 발주 물량이 비교적 안정적이고 자금 회수 예측이 가능해 불확실성이 큰 민간 분양시장에 비해 방어력이 높습니다. 실제로 다수 중견사가 민간 참여 공공주택이나 지방자치단체 발주 공사 수주에 적극 나서며 수주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있습니다. 이는 단기 실적 방어를 넘어 중장기 사업 구조를 안정적으로 가져가려는 의도로 해석됩니다.
 
재무 전략 역시 올해에도 보수 기조가 유지될 가능성이 큽니다. PF 보증 축소, 차입금 감축, 현금성 자산 확보 등을 통해 유동성 리스크를 관리하는 한편, 수익성이 일정 수준 이상 확보되지 않는 사업은 과감히 배제하는 방식입니다. 신규 착공 감소가 시차를 두고 매출에 반영될 수 있는 만큼, 매출 성장보다 이익률 방어가 핵심 지표가 될 전망입니다.
 
다만 이러한 실적 개선이 구조적 회복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나옵니다. 신규 착공 감소가 시차를 두고 매출에 반영될 가능성이 있고, 공공공사 역시 경쟁 심화와 예산 집행 변수라는 부담을 안고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올해 중견 건설사들의 경영 방향은 ‘확장’이 아니라 ‘선별과 안정’에 무게가 실릴 것으로 보입니다. 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현장 원가율 관리 강화로 이익 기반을 다지고, 공공·인프라 중심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는 전략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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