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이재명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와 검찰개혁을 거래했다는 의혹에 여권이 발칵 뒤집혔습니다. 진보 성향 방송이자 그동안 지지자들의 여론을 좌지우지했던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해당 의혹을 제기하면서 여권 내 파장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친명(친이재명)계 인사들은 일제히 반발하며 거래설 부인은 물론 김어준씨를 저격하고 나섰습니다.
방송인 김어준씨가 지난해 12월13일 국회에서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비상계엄 관련 현안질의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증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황당한 음모론"…여권, 격앙된 반응
11일 여권에서는 '공소 취소 거래설'의 중심에 있는 김씨를 향해 비판을 쏟아냈습니다. 한정애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황당함을 넘어 기가 막힌다"면서 "검증 불가능한 익명 제보를 '팩트'로 포장해 공론장에 유통시켰다는 점에서 저널리즘의 기본 원칙을 저버렸다"고 때렸습니다.
이어 "정치적 파장이 큰 주장일수록 더 엄격한 증거 기준이 요구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 이렇게 음모론적으로 접근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 때문이냐"며 공소 취소 거래설을 음모론으로 일축했습니다.
친명계인 한준호 민주당 의원도 전날 SNS에서 "저잣거리 소문만도 못한 근거 없는 음모론을 꺼내 이재명정부를 공격하고 당원과 국민을 갈라놓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하느냐"며 "사실이면 증거를 내놓으라"고 일갈했습니다.
이 대통령의 최측근인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YTN라디오> '장성철의 뉴스명당' 인터뷰에서 "전혀 아니다. 정말 황당한 상황"이라며 "청와대에서도 공식적으로 그런 일 없었다고 명백하게 선을 그었고, 대통령의 공소 취소라는 게 개인의 의사를 통해서 할 수 있는 일도 아니다. 그야말로 해프닝"이라고 말했습니다.
'김씨와 여권 핵심 인사들 사이 불편한 기류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영향력도 있지만 다양한 사람들의 얘기를 가감 없이 나누는 자리이기 때문에, 그런 데서 불만 있는 분들의 목소리도 나올 수 있다"며 "이렇게 갈등을 증폭시키기보다는 그런 거를 조금 정제시켜서 (할 필요가 있다)"고 했습니다.
이 같은 여권 인사들의 격앙된 반응은 지난 10일 김씨의 방송에서 다룬 내용에서 비롯됐습니다. 장인수 전 MBC 기자는 이 방송에서 "이 대통령 최측근인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고위 검사 다수에게 '내 말이 곧 대통령의 뜻이다. 나는 대통령이 시키는 것만 한다. 공소를 취소하라'는 메시지를 보냈다"고 언급했습니다. 장씨는 "해당 문자를 받은 고위 검사는 '차라리 절차를 밟아서 정식으로 지휘하셔라'고 했다는 얘기도 나온다"고 전했습니다.
이 대통령 측의 공소 취소 요구가 검찰개혁 완화로 이어졌을 것이란 추측이 일파만파 퍼지면서 이른바 공소 취소 거래설이 만들어졌습니다. 정부의 검찰개혁안에 불만을 품은 지지층 등이 합세한 결과이기도 합니다. 이에 국민의힘은 특검을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이날 인천 강화에서 진행한 새우잡이 조업 현장 체험 이후 공소 취소 거래설을 제기한 장씨와 관련된 질문에 "새우잡이 하러 왔다"며 즉답을 피했습니다. 강준현 민주당 수석대변인도 해당 의혹에 대한 국민의힘의 특검 요구에 "당 입장이 없다"고 말을 아꼈습니다.
검찰개혁 '흔들'…도 넘은 '유튜브 권력'
공소 취소 거래설이 여권에 휘몰아치면서 국회 통과 단계를 밟고 있는 검찰개혁 후속 법안(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법)이 흔들리게 생겼습니다. 민주당 내 일부 강경파 의원들이 정부가 마련한 2차 검찰개혁안의 수정을 요구하는 동시에 보완수사권 폐지 여부를 두고도 갈등을 빚고 있습니다. 이런 시점에서 검찰과 관계된 음모론이 번지며 검찰을 봐주려는 것 아니냐는 논쟁에 직면한 겁니다.
이에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여러 언론을 통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혔는데요. SNS에서도 "검사들에게 특정 사건 관련 공소 취소에 대해 말한 사실이 없고, 보완수사권과 연관 지어 메시지나 문자를 전달한 사실도 없다"고 의혹을 부인했습니다.
그러면서 "그 어떤 집단이나 세력과도 거래는 없다"며 "자신들의 생각과 다르다 해, 전 국민이 숙의해야 할 검찰개혁 담론에 음모론이라는 매우 부적절한 주장을 꺼내고 합리적 토론이 이뤄져야 할 공론장을 분열과 갈등에 빠지게 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야권에서는 정 장관의 저의를 의심하며 맹공을 퍼붓고 있습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SNS에서 공소 취소 거래설을 두고 '그럴 군번이 아니다'고 말한 정 장관을 향해 "'그럴 군번' 맞다"며 "이미 '대장동 김만배 일당 항소 포기 지시'도 하지 않았느냐"고 직격했습니다.
국민의힘에는 "대장동 항소 포기로 '정성호 탄핵'을 발의했다면, 민주당 정권의 망국적인 이재명 공소 취소 시도에 맞설 '낙동강 전선'이 됐을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습니다.
음모론이 정부를 흔들 수 있다는 우려에 여권의 화살은 김씨로 향하는 모습입니다. 그간 김씨는 천안함 좌초설, 세월호 고의 침몰설, 부정선거설 등과 더불어 다양한 정치 사건에 대한 배후설을 주장해 왔습니다. 이재명정부 출범 뒤에도 여론을 형성하며 간접적으로 정치적 영향력을 발휘했습니다.
이렇다 보니 '유튜브 권력'의 정치권 흔들기가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꾸준했는데요. 이 대통령을 타깃으로 한 공소 취소 거래설을 계기로 그간 제기했던 음모론에 대한 비토론이 봇물 터지듯 나오는 형국입니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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