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문학구장 불법전대…시정명령에도 수년째 방치
2019년 정부종합감사서 지적…일반재산 전대 위법
행안부 "일반전대 계약해지할 수 있어...안 하면 문제"
위법지적에도 인천시 구조 유지하며 5년간 계약 연장
2026-03-19 18:18:56 2026-03-19 18:18:56
[뉴스토마토 김태현 기자] 인천시가 문학야구장 상가의 불법 전대를 인지하고도 시정에 나서지 않으면서, 임차인인 중소업체가 부담을 떠안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인천시가 SSG랜더스와의 법적 분쟁 우려로 시정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뉴스토마토>가 19일 확보한 문학야구장 내 방치된 시설. (사진=뉴스토마토)
 
19일 <뉴스토마토>가 확보한 녹취록에 따르면 인천시 관계자는 지난해 9월30일 시청에서 진행된 회의에서 “불법인 줄 안다”면서도 “계약 해지를 할 경우 (SSG 측에서) 손해를 이유로 소송이 들어올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소송 과정에서 계약 유지를 전제로 대응해왔는데, 이제 와서 해지할 명분이 부족하다”는 취지의 발언도 했습니다.
 
또 다른 인천시 관계자 역시 “과거 계약 해지를 통보했을 당시 (SSG 측이) 비용 부담과 소송 가능성을 제기하며 시 책임을 언급했다”며 “같은 조치를 반복할 경우 동일한 문제가 재발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전대 구조의 위법성을 인지하면서도, 계약 해지에 따른 재정 부담을 우려해 기존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는 내부 인식을 드러내는 발언입니다.
 
이 문제는 2019년 정부합동감사 이후 불거지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감사에서 인천시가 문학경기장 관리위탁 및 대부계약 과정에서 공유재산법을 위반했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공유재산법상 관리위탁은 행정재산에 한정되며, 일반재산은 정부 출연기관 등에만 위탁이 가능합니다. 그러나 인천시는 행정재산과 일반재산을 구분하지 않고 민간기업인 SSG 랜더스에 일괄 위탁했습니다.
 
행정안전부 역시 전대 구조에 문제가 있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일부 중소업체들이 지난 1월16일 행안부에서 받은 답변에 따르면 "전대 관계가 계속 유지되고 있음에도 특별한 사유 없이 대부계약 해지를 하지 않는 것은 공유재산법에 위배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습니다.
 
특히 일반재산의 경우 원칙적으로 전대가 금지됨에도, 인천시는 수탁자가 제3자에게 최대 20년까지 전대할 수 있도록 하는 특약을 계약에 포함시켰습니다. 이걸 인지하지 못한 채 점포를 빌린 중소업체들이 생겨났고, 영업을 하지 못하게 된 곳도 있습니다.
 
입주 업체 일부는 인천시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법원은 SSG 랜더스가 공유재산법상 일반재산 관리·처분을 위탁받을 수 있는 기관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임대인이 목적물에 대한 권한이 없더라도 임대차계약은 유효하게 성립한다”고 판시하며 계약 자체는 유지된다고 봤습니다.
 
인천시는 이 과정에서 "계약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법원은 이 주장을 받아들였고, 지난해 재판은 확정됐습니다. 이로 인해 계약은 유효하지만, 그로 인한 책임은 별도로 따지는 구조가 형성됐습니다. 결과적으로 위법 소지가 있는 구조가 유지되는 가운데, 하위 임차업체들만 영업 제한과 소송 부담을 떠안게 됐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 같은 상황에서도 인천시는 2023년 12월 SSG 랜더스와 문학경기장 관리위탁 계약을 재체결하고, 운영 기간을 2028년까지 연장했습니다. 위법 논란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기존 구조를 유지한 셈입니다.
 
현재까지 중소업체들의 피해액은 대수선공사비, 업체 공사비, 휴업으로 인한 피해 등 200억 가량으로 추산됩니다.
 
인천시 관계자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일부 중소업체 관계자들과) 엊그제 만나서 업체하고 미팅을 다 했다"며 "일반재산을 전대했다는 것 자체는 위법일순 있어도 계속 영업이 가능하다"고 했습니다.
 
김태현 기자 taehyun1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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