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3살 딸 암매장' 친모 학대혐의 규명 난항 예상
백골로 발견된 시신, 학대 증거 나오기 어려워
학대 정황 파악에 집중하는 경찰…친모는 함구
경찰 "관련자 넓게 조사…부검 결과 기다려야"
2026-03-20 16:37:03 2026-03-20 16:37:03
[뉴스토마토 박진석 기자] 자신의 딸을 학대해 숨지게 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30대 여성이 구속됐습니다. 하지만 사건 이후 6년이란 시간이 지나면서 시신이 백골 상태로 발견됐습니다. 경찰이 학대의 증거를 찾아 혐의를 입증할 수 있을지 미지수입니다.
 
지난 19일 3살 딸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30대 친모 A씨가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20일 경찰 등에 따르면 수원지법 안산지원은 전날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받는 30대 여성 A씨와 시신 유기 혐의를 받는 B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습니다. A·B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수원지법 안산지원 권창환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증거 인멸과 도망의 염려가 있다"고 영장 발부 이유를 밝혔습니다.
 
A씨는 지난 2020년 2월 시흥 정왕동 소재 아파트에서 당시 3살이던 친딸 C양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또 당시 A씨와 연인이었던 B씨는 C양 시신을 안산 단원구 와동의 한 야산에 유기한 혐의를 받았습니다.
 
현재 경찰은 C양의 숨진 원인을 파악 중입니다. A씨의 전 남편 D씨가 C양 사망 며칠 전 아동보호전문기관에 A씨를 신고한 점 등을 토대로 학대 가능성이 있다 보고 수사력을 모으고 있습니다.
 
다만 경찰이 실제 A씨가 C양을 학대했는지 밝혀내긴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C양의 시신은 숨진 지 6년 뒤인 지난 18일 경찰에 의해 발견됐는데, 이미 백골 상태였습니다. 학대로 숨진 경우 폭행을 당하거나 오랜 시간 방임으로 영양실조 상태인 등 증거가 나와야 하지만 백골만 남은 시신으로는 이를 확인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한 법의학 교수는 "시신으로는 멍이나 상처로 폭행 정황을 확인할 수 있고, 무게로 영양실조 등을 파악할 수 있다"며 "이 사건처럼 살점 등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부검으로 아동학대 정황을 발견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국과수의 부검 결과만으로는 학대 혐의 증거를 구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A씨가 경찰 조사에서 학대 정황과 관련해서는 별다른 진술을 하지 않고 있는 만큼 학대 여부를 규명하기까지는 난항이 예고됩니다. 한 경찰 관계자는 "친부 D씨가 C양이 숨지기 전 아동보호전문기관에 아동학대를 의심하며 신고했지만, 학대 정황은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결국 A씨가 C양 사망 전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밝혀야 혐의를 입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법원은 아동학대로 정황만으로는 혐의를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해 11월20일 부산지법 동부지원은 살인 혐의로 기소된 40대 여성에게 "공소사실에 기재된 범행 방법은 추측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며 "질식사로 사망하게 한 것인지 구체적인 경위가 규명되지 않았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면서 "고의나 과실과 상관없는 영아 돌연사 또는 사고사일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무죄를 결정했습니다. 검찰의 공소사실에 따르면 그는 생후 6일 된 자신의 딸을 제때 수유를 하지 않고 방치해 죽음으로 이르게 했습니다. 
 
시흥경찰서 관계자는 "사건 관련 인물들을 모두 조사하고 있다. 현재 국과수의 부검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며 "친부가 아동학대로 신고한 이력이 있는 점을 토대로 학대 정황이 있다 보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박진석 기자 ptba12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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