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SK증권 지배구조)①겉은 독립, 속은 대주주…흔들리는 이사회
최대주주 대표, 이사회 넘어 임추위까지 참여
형식 갖췄지만 실질 독립성·내부통제 시험대
2026-03-30 06:00:00 2026-03-30 06:00:00
이 기사는 2026년 03월 25일 18:21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도시은 기자] 무궁화신탁 주식담보대출 논란을 겪은 SK증권(001510)이 이번에는 지배구조 문제로 도마 위에 올랐다. 다른 증권사와 달리 사모펀드(PEF)가 최대주주인 SK증권은 외형상 법적 요건은 충족하고 있지만, 최대주주 측 대표가 이사회는 물론 대표이사·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하는 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도 참여하고 있어 이사회의 실질적 독립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최근 수년간 기관주의와 과태료 처분까지 반복되면서 내부통제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에 대한 비판도 커지고 있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SK증권 사옥. (사진=SK증권)
 
대주주 영향력 아래 놓인 이사회 구조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증권의 최대주주는 제이앤더블유파트너스의 투자목적회사(SPC)인 제이앤더블유 비아이지 유한회사다.
 
제이앤더블유 비아이지 유한회사는 지난해 말 기준 SK증권 지분 19.44%를 보유하고 있다. 앞서 2018년 7월 말 SK㈜가 보유하던 SK증권 지분 전량을 제이앤더블유 비아이지 유한회사가 인수하면서 최대주주가 변경됐다. 현재 이 회사는 장욱제 대표가 96.8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사모펀드 특성상 지분 인수 목적은 기업의 장기 성장보다는 자산가치 상승에 따른 투자이익 실현에 맞춰져 있다는 점도 한계로 지적된다. 이는 투자회사에 대한 안정적 경영이나 재무적인 지원 실행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현재 SK증권 이사회는 사내이사 2명, 사외이사 5명, 기타비상무이사 1명 등 총 8명으로 구성돼 있다. 사외이사 비중은 약 63%로 절반이 넘는다. 겉으로만 보면 독립성을 갖춘 이사회처럼 보인다. 하지만 내용을 뜯어보면 사정은 다르다.
 
최대주주 측 인사인 장욱제 대표는 2년 전부터 기타비상무이사로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다. 더 나아가 대표이사와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하는 핵심 기구인 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도 이름을 올리고 있다. 최대주주 측 인사가 경영진 선임 과정에 직접 관여할 수 있는 구조가 이미 만들어져 있는 셈이다. 이사회가 경영진을 독립적으로 견제하는 기구라기보다 대주주의 의중이 반영되는 통로로 작동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올해 초 SK증권이 "이사회 독립성 강화와 책임경영 강화"를 내세운 것과도 결이 다르다.
 
보수위원회 구조 역시 논란의 소지가 있다. 보수위원회는 사외이사 2명과 사내이사 1명 등 총 3명으로 구성돼 있는데, 이 사내이사는 현 대표이사가 맡고 있다. 보수위원회는 경영진 보수의 결정과 지급 방식, 공시 등을 다루는 핵심 기구라는 점에서 독립성이 특히 중요하다. 그럼에도 보수 결정의 당사자가 될 수 있는 대표이사가 위원으로 참여하는 구조는 이해충돌 가능성을 피하기 어렵다.
 
SK증권은 외형적으로는 사외이사 중심의 지배구조를 갖춘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최대주주 측 인사가 이사회와 핵심 위원회 전반에 폭넓게 관여하고 있다는 점에서 실질적 독립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이사회 안건을 봐도 단순한 일상 경영 사안을 넘어 대주주 및 이해관계자와 맞닿아 있을 수 있는 투자 의사결정이 포함돼 있다. ‘PEF LP 출자의 건’, ‘자산운용사 매각’ 등이 대표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최대주주 측 인사가 이사회에 직접 참여하고 있다는 점은 이해충돌 우려를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2025년 이사회 의결 내역에서도 (가칭) Project Marvel PEF LP 출자의 건, 사모사채 관련 가지급 승인 안건 등 일부 투자 안건을 놓고 일부 사외이사가 반대 의견을 냈지만, 안건은 결국 통과됐다.
 
이처럼 최대주주가 이사회 구성원으로 참여하고, 임원후보추천위원회 같은 핵심 위원회에도 포함된 구조에서는 이사회가 경영진을 견제하는 독립 기구가 아니라 대주주의 영향력을 제도적으로 관철하는 장치로 기능할 수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반복되는 제재…내부통제 실효성 도마 위
 
지배구조 취약성에 대한 우려는 제재 이력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SK증권은 현재 전우종, 정준호 각자대표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전우종 대표는 2022년 취임했고, 정준호 대표는 2024년 3월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최대주주 측 인사인 장욱제 이사 역시 비슷한 시기 이사회에 합류했다.
 
 
제재 현황을 보면 2021년까지만 해도 약식제재금 150만원과 직원경고 수준의 조치에 그쳤다.
 
하지만 현 경영진 체제가 자리 잡은 이후 금융당국의 제재 강도와 규모는 달라졌다. 
 
SK증권은 2023년 7월18일 금융위원회로부터 공매도 순보유잔고 보고 의무 위반으로 19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받았다. 이어 같은 해 12월21일에는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정보처리시스템 보호대책 등 전자금융거래 안정성 확보 의무 위반으로 1억36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받았다. 2024년 4월9일에는 한국거래소로부터 자기주식 매매호가 미제출과 관련해 1500만원의 제재를 받았고, 같은 해 6월19일에는 조사분석자료 등의 사전 제공 사실 공표 의무 위반으로 20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됐다. 2025년에는 금융감독원으로부터 투자일임업자, 신탁업자의 불건전 영업행위 금지 위반으로 20억9000만원의 과태료 처분을 받았다.
 
과거 소규모 제재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최근 제재는 수위와 규모 모두 한층 무거워졌다. 이는 단순히 제재 건수가 늘어난 차원을 넘어 내부통제 체계가 실질적으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결국 이번 논란은 '사외이사 중심 구조'라는 형식적 요건만으로는 이사회 독립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한계를 다시 드러냈다는 평가다. 최대주주 영향력이 이사회와 경영진 선임 구조에까지 미치는 상황에서, 내부통제의 실효성과 지배구조 개선 필요성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이에 대해 SK증권 관계자는 <IB토마토>에 "SK증권의 경영활동은 대주주의 의사결정 구조와 완전히 독립돼 있다"라며 "이사회 운영의 독립성과 전문성이 대폭 강화하기 위해 기존 사외이사 비중을 확대하는 등 독립성과 전문성을 강화하고 있고, 내부통제 강화를 위해 사외이사를 신규 선임 하는 등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라고 해명했다.
 
도시은 기자 eqw5817406@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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