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한 건 그대로" "이래도 되는 건지"…더 커진 형량거래 미스터리
'이화영 전 변호인' 서민석 변호사, 추가 녹음파일 공개
지난 29일 이어 두 번째…통화녹음 중 일부 편집된 내용
수사검사 주장과 전면 배치…녹음파일 전체 공개 불가피
2026-03-31 17:31:30 2026-03-31 17:47:36
[뉴스토마토 김태현 기자]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변호인이었던 서민석 변호사가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수사 과정에서 수사를 담당했던 박상용 검사와 통화한 녹음 파일을 일부 잘라서 추가로 공개했습니다. 해당 녹취록에는 "사건을 묻어준다", "제가 약속드린 그대로 될 것"이라는 등의 발언이 담겼습니다. 정치권에서는 당장 "회유와 압박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지만, 이와 함께 녹음 파일이 공개된 시점, 앞뒤 내용이 편집된 채 수사 검사가 발언하는 내용만이 공개돼 '형량 거래'(플리바게닝)가 있었는지에 대한 의구심도 증폭되고 있습니다.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당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변호인이었던 서민석 변호사가 지난 29일 국회에서 당시 박상용 검사와 통화를 한 녹취록을 공개하며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전용기 의원, 전 이화영 평화부지사 변호인 서민석, 김동아 의원. (사진=연합뉴스)
 
서 변호사는 31일 김어준씨가 진행하는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지난 2023년 5월25일 박 검사와 나눈 20분가량의 통화 중 일부분을 3개로 나눠 공개했습니다. 이날 공개된 녹음 파일은 앞서 공개한 6월19일 통화보다 한 달여가량 먼저 녹음된 통화본입니다.
 
공개된 녹음 파일에는 각각 박 검사가 서 변호사에게 당시 이 전 부시자가 진술을 바꾸겠다는 의사를 자신에게 밝혔다는 내용, 서 변호사가 이 전 부지사를 만나달라는 내용, 자신이 한 약속은 지켜질 거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습니다.
 
특히 녹음 파일에서 박 검사는 "부인했을 경우 10년에서 시작하는 것 아니냐"라며 형량에 대해 언급했고, "(서 변호사가) 무죄를 받아줄 수 있느냐", "부인했을 경우 더 나은 방안이 있느냐"라는 등의 발언도 있었습니다. 또 박 검사가 "약속드린 건 거의 그대로 될 것"이라고 말하자, 서 변호사는 "이래도 되는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오전에 열린 민주당 원내대책회의에서도 해당 녹음 파일이 재차 공개됐는데, 전용기 의원은 같은 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해당 수사는) 결론을 정해놓고 진술을 끌어내는 과정"이라며 "오늘 공개된 녹취가 끝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 필요하다면 추가 녹취도 계속적으로 공개하고 국정조사 과정 중에 증인신문을 통해서도 밝히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다만 서 변호사는 현재까지 연어 술파티 관련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서울고검이나, 이화영 변호인단에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녹음 파일을 제공하지는 않았습니다. 일부만 편집된 녹음 파일은 재판에 증거로 사용될 수 없습니다.
 
(자료=뉴스토마토)
 
앞뒤 내용 편집된 녹음파일, 전후 발언은?
 
이날 공개된 녹음 파일은 6월 초 이 전 부지사가 이재명 대통령이 대북송금 사건에 관련돼 있다는 자백을 하기 며칠 전 공개된 녹음 파일입니다. 민주당 등에서는 박 검사가 회유를 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편집된 내용만 살펴보면, 박 검사가 수사 검사로서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피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그러나 박 검사와 서 변호사 간 대화 전후 맥락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통화 녹음 파일 전반을 들어봐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 박 검사는 이날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실제로는 '이재명 지사만 주범이고 자기는 실행을 용이하게 도와줬던 종범밖에 안 된다'라고 주장을 했다"며 "그렇게 주장해서 어떤 선처를 받기 위해서는 이러이러한 조건이 필요하다는 것을 설명한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어 박 검사는 "그런 과정에서 이 콘텍스트(맥락)를 삭제한 채 그 특정 단어만 이렇게 나오게 돼서 좀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것 같다"고 주장했습니다.
 
박 검사는 전날에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서 변호사가 공개한 6월19일 녹음 파일은) 서 변호사의 '이화영 종범 의율'이라는 무리한 요구에 대한 검사가 거절하며 설명한 내용을 발췌하고 짜깁기한 것에 불과"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지난 2023년 7월24일 이 전 부지사의 배우자 백정화씨는 입장문을 통해 “검찰에 유화적인 일부 변호사의 태도에 우려가 커졌다”고 밝히며 서 변호사를 해임을 시도했었는데, 이 시기가 이 전 부지사가 ‘이 대통령(당시 민주당 대표) 쌍방울의 대북송금 계획을 보고 받았다’고 검찰에 진술한 직후였습니다.
 
이후 서 변호사는 '신뢰 관계에 기초한 변론이 어려운 것으로 판단된다'며 재판부에 스스로 변호인 사임계를 제출했습니다. 서 변호사는 억울함을 토로하고 있으나 당시 박 검사가 회유를 했는지, 실제 형량 거래가 있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녹음 파일 전체를 들어볼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옵니다.
 
또 정치권에서는 해당 녹음 파일이 나온 시점에 대한 지적도 나옵니다. 이미 회유로 의심되는 정황을 서 변호사가 인지한 지 3년여가 다 돼가는 시점이고, 청주시장 예비후보로 공천을 받기 직전에 이 녹음 파일을 공개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됩니다.
    
한편 백은종 서울의소리 대표,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 공동소장 등은 이날 무고,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모해위증교사, 독직폭행 및 가혹행위, 공무상 비밀누설 및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국회 증언감정법 위반 등 혐의로 박 검사에 대한 고발장을 공수처에 제출했습니다.
 
김태현 기자 taehyun1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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