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우리투자증권, 롯데 영구채로 존재감 키웠지만…독자 딜은 아직
롯데지주 500억 영구채 주관…고위험 딜로 DCM 보폭 확대
홈플러스 DIP 이어 모험자본 부각…그룹 의존은 한계
2026-04-03 06:00:00 2026-04-03 06:00:00
이 기사는 2026년 04월 1일 16:30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최윤석 기자] 올 초부터 채권자본시장(DCM)에서 존재감을 키워온 우리투자증권이 롯데그룹 영구채 인수에 나섰다. 하지만 이번 발행은 자체 기업금융(IB) 역량이라기 보다는 그룹차원의 증권업 지원 일환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롯데 영구채로 시험대 오른 우리투자증권
 
1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롯데지주(004990)는 1500억원 규모 영구채를 발행했다. 1000억원과 500억원 두 개 트렌치로 나뉘어 발행된 이번 채권은 만기일은 2056년 3월30일로 동일하지만 콜옵션 행사 가능일은 각각 2027년 6월30일, 2028년 3월31일로 나뉜다. 이에 따라 표면 금리도 각각 5%, 5.35%로 책정됐다.
 
 
 
이번 롯데지주의 영구채 발행은 그룹 차원 자본확충 계획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지주뿐 아니라 호텔롯데와 롯데글로벌로지스, 롯데컬처웍스도 만기 20년 영구채 발행에 나섰다. 롯데그룹은 이번 발행에 대해 "재무건전성 확보를 목적으로 발행됐고 채무상환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롯데그룹은 최근 IB 시장에서 주요 발행처로 떠올랐다. 하지만 계열사 전반의 실적 악화가 계속되고 있는 한편 그간 발행한 채무 부담이 증가되고 있어 롯데그룹 딜은 증권업계에서 일종의 모험으로 인식된다.
 
실제 롯데지주 총차입금은 3조4207억원으로 이 중 절반 이상인 1조7975억원이 단기차입금이다. 이에 따라 연간 이자비용도 영업이익 1342억을 상회하는 1664억원에 달한다.
 
우리투자증권은 롯데지주의 2028년 콜옵션 행사 조건인 500억원 분량의 영구채 발행을 주관한다. 우리투자증권은 올초부터 공격적으로 채권 주관인수를 맡아왔다. 이번 롯데지주 영구채 주관은 신종자본증권 첫 주관이기도 하다.
 
우리투자증권에 있어 이번 주관은 일종의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비교적 인수와 셀다운이 수월한 일반 회사채와 달리 영구채는 위험부담이 크고 셀다운이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번 영구채 주관은 향후 주식자본시장(ECM) 딜과 회사채 주관까지 노린 행보로 풀이된다. 실제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지난해부터 롯데그룹의 자금조달 파트너로 나서 롯데건설 영구채 발행을 주관한 바 있다. 우리투자증권의 이번 딜 주관이 미래를 위한 행보로 해석되는 이유다.
 
커진 존재감, 남은 과제는 독자 딜 발굴
 
우리투자증권이 위험부담이 큰 딜에 나설 수 있는 이유는 우리금융그룹 지원 덕분이다. 우리금융그룹은 올해 사업 목표에서 비은행 사업에서 증권업을 핵심으로 평가하기 시작했다.
 
지난 2월6일 우리금융그룹 연간 실적발표 콘퍼런스에서 곽성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중장기적으로 종합금융투자사와 초대형IB 달성을 위해서는 단계적인 유상증자 추진이 불가피하다"라고 밝혔다. 증권 부문을 자체 육성하겠다는 방향도 분명히 했다.
 
(사진=우리투자증권)
 
지난해까지 우리금융그룹 비은행 사업 확대 핵심은 보험이란 전망을 뒤집은 발언으로 그룹 차원의 증권업 육성과 지원이 공식화됐다는 평가다.
 
우리금융그룹이 증권업 육성에 올해부터 나선 까닭은 정권교체에 발맞춰 내놓은 '미래동반성장 프로젝트'의 일환이란 해석이 지배적이다. 우리금융그룹은 오는 2030년까지 생산적 금융에 73조원, 포용금융 7조원 등 총 80조원을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실제 지난 11일 우리투자증권은 홈플러스 회생기업 자금대여(DIP금융)로 500억원을 제공했다. MBK파트너스의 자체 신용담보 500억원에 더해 총 1000억원 규모 긴급운영자금이 공급됐다. MBK파트너스는 이와 관련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기업과 고용, 협력업체 생태계의 안정을 우선해 주신 데 대해 깊이 감사하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롯데지주의 영구채 주관이나 DIP금융은 사실 당장의 사업 성과로 나타나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룹 차원의 모험자본 출자 창구로서의 기능이 부각되면서 우리투자증권의 존재감은 커질 수밖에 없다.
 
실적도 나쁘지 않다. 실제 지난해 영업수익 1871억원, 영업이익 109억원, 당기순이익 274억원을 기록하며 사실상의 출범 첫해부터 흑자를 기록했다. 특히 이자이익은 1201억원으로 12.7% 늘었고, 비이자이익은 670억원으로 29.8% 증가했다. IB 중심 체질 전환이 진행 중이라는 평가다.
 
다만 현재로선 그룹 차원의 지원에 의존한다는 한계가 분명하다. 실제로 자체 딜 발굴보다는 그룹 운영 정책에 따른 운영이 대다수기 때문이다. 홈플러스 DIP나 롯데지주 영구채 인수도 사실 우리투자증권 자체 발굴이 아닌 우리금융그룹의 지원 덕분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아직 자체적인 자금 여력을 고려하면 홈플러스 딜이나 롯데지주 딜을 우리투자증권이 혼자서 진행했다고 보기는 힘들다"라며 "자체적인 딜 선별과 수임 경쟁까지 할 수 있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