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반도체 랠리에 9000 고지 보인다
삼전 HBM4E 첫출하, 젠슨황 방한 기대까지 '훈풍'
외국인 17거래일 연속 순매도·반도체 쏠림 심화
증권가 "AI 수혜 추가상승 여지…단기 변동성 경계"
2026-06-01 16:13:43 2026-06-01 16:25:57
[뉴스토마토 김현경 기자] 코스피가 장중 사상 처음으로 8800선을 돌파하며 9000선을 눈앞에 뒀습니다. 삼성전자의 역대 최고가 경신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방한 기대감이 맞물리며 지수를 끌어올렸습니다. 다만 반도체 쏠림 심화와 외국인 매도세 지속은 변수로 꼽힙니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312.23포인트(3.68%) 오른 8788.38에 장을 마감했습니다. 9000선까지 약 2.4%만 남겨뒀습니다. 지수는 전장보다 9.52포인트(0.11%) 오른 8485.67로 출발한 뒤 8500·8600·8700·8800선(8874.16)을 차례로 넘어섰습니다. 종가 기준 8000선 돌파(지난달 26일) 이후 불과 4거래일 만에 800포인트 이상을 더 올린 것으로, 코스피는 지난해 말 4214.17에서 5개월여 만에 두 배 이상 뛰었습니다. 오전 11시30분에는 코스피200 선물지수가 전일 대비 5.02% 급등하면서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습니다. 코스피 시가총액은 사상 처음 7000조원을 돌파했습니다. 
 
지수 상승은 삼성전자(005930)가 주도했습니다. 삼성전자는 7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E) 샘플을 업계에서 처음 공급한다는 소식과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서 마이크론 점유율을 제쳤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장중 11%를 넘겨 35만4500원까지 치솟았습니다. 삼성전자 시가총액은 2060조원으로 사상 처음 2000조원을 돌파했습니다. 젠슨 황 CEO 방한 기대감에 LG전자(066570)(29.86%)와 두산로보틱스(454910)(29.95%) 등 로봇·LG그룹주도 급등했습니다. 한국 5월 수출이 전년 대비 53.2% 증가한 877억5000만달러로 월간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한 것도 투자심리를 뒷받침했다는 분석입니다. 특히 반도체 수출은 169.4% 급증했습니다.
 
수급은 기관과 개인이 이끌었습니다. 기관이 2조5351억원, 개인이 3773억원을 각각 순매수했습니다. 반면 외국인은 2조9143억원을 순매도하며 17거래일 연속 팔자를 이어갔습니다. 지난달 들어 29일까지 외국인의 코스피 순매도액은 44조7150억원으로 월간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지난달 기준 순매도 상위 1·2위는 각각 SK하이닉스(20조7160억원)와 삼성전자(16조270억원)로 두 종목의 순매도액 합이 전체의 82%를 차지했습니다. 다만 이진우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본격적인 비중 축소보다 리밸런싱 수준"이라며 의미 있는 이탈로 보기는 어렵다고 했습니다.
 
다만 반도체 쏠림 심화는 경계 신호로 지목됩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000660) 두 종목의 코스피 시가총액 비중은 약 53%로 절반을 넘어섰습니다. 올해 코스피 전체 영업이익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도 60%대 후반에서 70%대까지 확대될 것으로 추정됩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를 제외한 코스피 12개월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은 11배로, 반도체 대비 저평가 매력이 높지 않다"고 분석했습니다. 이날 코스피 상장 종목 927개 중 79%인 732개 종목이 하락한 것도 이 같은 쏠림을 보여줍니다. 허 연구원은 반도체를 제외한 코스피 실질 지수는 4100~4200선에 불과하다고도 분석했습니다. 
 
이런 쏠림 속에 시장 과열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한국형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지난달 29일 장중 75.27까지 치솟은 데 이어 이날도 74선에서 움직였습니다. 통상 급락장에서 치솟는 VKOSPI가 강세장에서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시장 과열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20일간 상승·하락 종목 비율을 나타내는 ADR도 47% 수준으로 저점 부근에 머물고 있습니다.
 
증권가는 단기 변동성을 경계하면서도 추가 상승 여지는 남아 있다고 봅니다. 이상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급등, 반도체 업종 쏠림 심화 등으로 한국 주식시장은 다른 국가 대비 높은 변동성에 노출돼 있다"면서도 "반도체 중심의 실적 모멘텀이 강하고 밸류에이션도 매력적"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김종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재 시장은 낙관과 비관, 매크로 악재와 AI 호재가 충돌하는 전인미답의 구간이나, 한국 증시는 AI 시대 최대 수혜를 직접적으로 만끽하며 추가 상승할 여지가 있다"고 했습니다.
 
1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가 표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경 기자 kh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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